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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풍덩 넣어도 삿포로 라면은 유명해 / 삿포로 라멘요코조_7


나는 '일본 라면이라면 삿포로 라면'인 줄로만 알았다. 이유는 단순하다. '삿포로 라면'이란 말을 어렸을 때부터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어른이 되어 일본에서 오사카 금룡 라면이나 하카다 이치란 라면을 먹어보고, 그리고 거리의 숱한 라면 집(츠키치 시장 중화라면, 시부야의 현대적 인테리어 가게 라면 등) 등의 다양한 라면을 먹으면서 

'삿포로가 아닌 다른 지방 라면도 이렇게 맛이 좋으니 도대체 삿포로 라면은 얼마나 맛있을까?'

라고 생각했다.


이런 내 생각을 여보세요,하고 비웃은 것은 텔레비전에서 보여준 삿포로 눈 축제 다큐멘터리였다. 보기만 해도 추운 얼음 조각을 만들던 사람들이 라면 가게에서 삿포로 라면을 시켜 먹는데, 아 글쎄 라면 속에, 버터를 풍덩! 그 위에 어린이들이나 먹는 중국집에서 짜장면 위에 올리는 그 노란 옥수수를 한 주먹, 국물 색은 내가 즐기는 쇼유 라멘과 다르게 아주 밝은 누런색~

'라면에 버터와 옥수수?!'

에에... 입 맛 버렸다... 홍콩에서 햄치즈 라면을 시켰더니 우리나라 신라면처럼 붉은 국물에 치즈가 살짝 녹아 나오는 그런게 아니라, 완전 맹탕 맹물에 슬라이스 햄 한 조각, 치즈 한 조각을 그냥 얹어서 주는 것을, 허어연 면발과 함께 먹었던 슬픔이 내 안에서 녹아 나왔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건 홋카이도(북해도)의 대표 라면 중의 하나인 "버터콘 라면 혹은 콘 빠다 라멘(corn butter ramen)"이었다. 그렇지, 우유milk업이 발달한 이 곳 북해도에서 아이스크림이 유명한 것처럼 버터도 유명할 것이고, 게다가 추운 지방이니 만큼 지방을 듬뿍! 하며 버터 맛을 좋아했겠지...그리고 북해도가 옥수수의 명산지인 것을 생각해 볼 때 옥수수 투하가 이뤄진 것도 당연하다. 아무튼 다행스럽게도 "버터 콘 라멘"은 (혹시 또 모른다, 먹어보면 맛있을지도!) 북해도의 대표 라면 중의 하나일 뿐이었다.
(버터 조각이 작지도 않다. 으허 머리에 베고 자도 되겠다)

여러번 느끼는 거지만 일본인들은 의외로 지방이 주는 맛의 희열에 대해 굉장히 솔직한 편이어서 우리들처럼 죄책감을 갖지 않고 그 맛을 즐긴다. 의외로 현재 일본의 음식들은 버터나 베이컨으로 기본 요리하는 것이 꽤 많다. 돼지 비계가 주는 치명적인 유혹의 맛에도 솔직한 편이라 꼬치구이의 종류 중에 '아브라'라고 해서 돼지 비계만 모은 꼬치가 있다든지, 닭껍질만 모은 꼬치도 있다. 
  
바로 전 글(손버릇 나쁜 호색한 hertravel)에서 썼던 글도 '하고 싶은 성의 쾌락을 위해서는 민망해 하기보다는 즐긴다'는 일본인들의 경향을 엿볼 수 있었는데 버터에 대한 자세도 결국은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북해도 라면들도 각자 지방 도시에 따라 라면의 계열이 다르다. 면적이 우리나라의 84%나 되는 데에다 전일본 국토의 22%를 차지할 정도로 넓은 곳이니 당연한 일이다. 북해도에서도 삿포로 라면은 된장 국물인 미소 라멘 계열이고 아사히가와는 간장 국물인 쇼유 라멘 계열, 하코다테는 소금 국물인 시오 라멘 계열이며 오비히로+쓰키가타+도베츠+후라노 등에서는 지방계 쇠뼈계로 나뉜다고 한다. 정말 대단하다.

(↑ 북해도와 일본 라면의 대표 종류  From 일본 국제 관광 진흥 기구 JNTO )


삿포로의 스스키노 거리를 걷다 보니 눈에 걸리는 곳마다 라면 가게가 정말 많다. 다른 도시에 비해 정말 유난히 라면집이 많다. 삿포로 라면이 유명한 것은 사실이었다. 거리에서 내 눈에 들어온 라면 집 사진만 작게 모아봐도... 
    
1. 만류滿龍 라멘 : 만류 라멘 요코조 지점은 전 일본 라멘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다고 한다. 새우,게, 가리비가 들어간 만류 라멘이 양도 많고 대표 메뉴라고 한다.
2. 북해 라면 : 스스키노에서 중앙공원쪽으로 가는 대로변에 있다
3. 닭 라면 : 가게 간판에 닭을 그려 올린 집. 눈에 확 띈다. 닭 라면 등 닭을 이용한 메뉴 천지인 컨테이너 식당
4. 만류 라멘 본점 : 만류 라멘의 본점은 라멘요코조 골목 인근보다 훨씬 남쪽 대로 코너에 있다.
5. 山岡家 라멘
6. 名人尋 라멘
딱히 유명한 집이라서 찍은 것이 아니라, 거리만 걸어도 이렇게 라면집이 눈에 끊임없이 들어온다는 것이다. 스스키노에서도 남5 서3 지역에 (南五條西三 , 삿포로 시내는 교토처럼 시내 구획이 숫자로 돼 있다) 좁은 골목에는 <삿포로 라멘 요코조> 즉, 삿포로 라면 골목도 따로 있을 정도다.

여행 전 날, 책자도 한 권 없이 너무 심하게 유유자적이다 싶어 급하게 여행책을 한 권 사서 비행기에서 읽었더니 거기에 삿포로에서 유명한 라면으로는 '거' (우리나라 기본 한자에 없다. 木+擧 라는 한 글자다)라는 라면 집 미소 라멘, 이로리 '爐' 라는 라면 집의 검은 국물 해산물 맛의 스페셜 라면이 가장 대표적이라고 나왔다. 어차피 라면 한 그릇을 위해 일부러 그 집이 어디있나 찾아갈 필요는 없으니 책은 덮어 두었다. 먹기 위해서 가는 여행이 아니라 여행하다가 먹는 것이니까...!

그렇게 라멘 요코조나 관광으로 가게 되면 거기서 한 그릇 먹자...던 계획이었는데... 스스키노 축제 준비를 보다 비가 억수같이 오는 골목을 걸어가던 나는 우연히 어느 라면 가게 앞에서 발길을 멈추었다...




[참고] 북해도 여행기 <북해도의 별> 중에서 라면 시리즈 글은 다음과 같습니다.
버터를 풍덩 넣어도 삿포로 라면은 유명해_7 
자리는 10개, 손님은 74명! 최고 인기 삿포로 라면집_8 (이 포스팅) 
삿포로의 라면 골목,라멘요코초_9
 시내에 라면집이 1000개가 넘거든요 (삿포로 라면 지도)_10
어르신 선정 오타루 최고의 라면 (추후 포스팅 예정)

by hertravel | 2007/08/15 03:14 | 북해도의 별 | 트랙백 | 핑백(5) | 덧글(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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