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 바라나시의 갠지스(강가ganga)강의 풍경. Photo from 'Nationalgeographic.com' for wallpaper to the public )
오늘은 또 이런저런 지나간 이야기...
순대양을 만나 맥주 마시며 즐겁게 이야기 한 날.
피부가 '돌이킬 수 없는' 순간까지 간 것 같다는 늙어가는 이야기.
(지금 읽으니 비웃긴다.)우리들 지난 베트남 여행 사진을 같이 보며
어리다 어려 연발한 이야기.
(지금 읽으니 비참하다.)순대양의 새로운 남자 친구 이야기.
중간에 걸려온 술 취한 어묵의 전화와
뉴욕을 다녀온 뒤 음반을 발표한 어느 뮤지션을 두고 나눈 우리들의 단정적인 예감,
뮤지션 그녀, 분명 뉴욕에서 사랑을 했음이 틀림없어...!
그런저런 예감 뒤 오밤중에 즐긴 신라면까지...
살짝 취해 돌아오면서 나는
티벳에서 파리까지 횡단하는 석 달간의 여행 계획을 세웠다.
6월이면 출발이라며 꿈을 꾸어 보느라
나는 이미 술이 아닌 다른 것에 잔뜩 취해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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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글은 오늘 방 정리를 하다 발견한 오래전 일기 내용이다.
프라이버시를 위해 명칭 등만 살짝 바꿨다.
아 그땐 그랬구나
우린 여행이라기 보다는 모험의 마음으로 다녔던 몇 번의 여행 이야기를 했지.
순대 방에서 들었던 멜로디는 기억 안 나지만
뉴욕의 뮤지션 그녀가 사랑을 하고 돌아온 것임에 틀림없다며 음악을 들었구나...
그리고 난 티벳에서 파리로 가는 횡단 여행을 꿈꾸고 있었어.
그 때도 난 여행 계획으로 온통 취해 있었구나.
아니 그 때야말로 여행가방 싸는 맛에 가장 독하고 간절하게 취해 있을 때였어.
방 정리를 하다 오래전 일기를 읽었다.
갑자기
그 해 내가 티벳에서 파리로 가지 못했던 이유가 알고 싶어지나
이 초라한 두뇌에 그런 것쯤 제대로 남아 번쩍 생각날 리가 없다.지운 글인도 바라나시 강가(갠지즈)에서 어느 브라만이 여행에 지쳐 잠시 앉아있는 내 이마에 무엇인가를 그려주었다.
노란색 네 줄과 중앙의 빨간 점 하나.
그런데 그 후로 바라나시 시내에서 만나는 인도 사람마다
숨이 막힐 정도로 우리들을 쳐다보고
너나 할 것 없이 하도 그 표시를 어떻게 얻었는지를 캐물어보는 바람에
우린 갑자기 덜컥 겁이 난 것이었지.
어쩌면 우리를 불가촉천민으로
사람들이 불결하다 피해다니도록 규정한 표시일까?
갑자기 델리의 사원에서 있었던 끔찍한 광경이 떠올랐다.
목을 댕강 자른 염소의 몸통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를 성스럽게 맞던 사람들...
그리고 어느 마을 입구에서 고개를 돌리다 말고 마주쳤던
불길한 야광 오렌지 색의 플라스틱 원숭이 상...
(그렇게 숭상하고 두려워하는 신을 왜 그렇게 성의없이 삐뚤빼뚤 칠하여 불길함만 더했을까)
그 뻘건 하누만 신상이
내 머리칼을 뒤에서 잡아끄는 것만 같아
우리들은
뭔가 우리에게 거리를 두며 어색하게 대하기 시작한 거리의 인도 사람들을 의식하면서
슬슬 이마의 그 부적같은 문양을 지웠는데...
그리고 여행이 한참 지난 지금까지도 내 기억에서 지워져 있었는데...
그 뒤 어느 시인의 인도 여행기에서 말하기를
그런 경험은 인도 여행 십 년 에 한 번 있을까말까한 순간이었다니...
아, 나라는 사람아, 때로는 열린 마음을 가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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