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그리 별나지도 않은 미술관이군, 난 어쩐지 미술관하고는 거리가 좀 있어서."
어쩐지 저 머나먼 1970년대의 고속도로 순찰대 두툼한 오토바이에 광대한 허벅지를 자랑하는 한 쪽 다리를 슬쩍 걸치고 뉭길뉭길한 얼굴의 에릭 에스트라다가 한 마디 건넬 것 같은 곳이다, 포르투갈 리스본의 굴벵키안 미술관은.
언뜻 마치 대학교의 평범한 부속 건물처럼 보이는 입구.
그 입구를 향하고 선 발꼬락부터 오른쪽 윗눈썹까지 지글지글 끓으며 전해지는 1970년대의 포스.
루브르, 오르세, 퐁피두, 프라도, 내셔널갤러리, 에르미타주 등 그 쟁쟁한 유럽의 미술관들에 아무래도 뒤로 밀리며 포르투갈에 있다는 그 변방의 위치.
한국에 소개된 포르투갈 리스본 정보(그나마도 거의 없다!) 중에서 아무도 권하고 있지 않은 미지의 미술관.
그러나 이 모든 것에도 굴벵키안 미술관의 매력은 가려지지 않는다. 리스본을 찾은 여행자가 이 곳을 찾지 않고 돌아간다면 그는 요즘 TV CF에 나오는 붉은 지붕과 노란 벽, 28번 트램, 떼주 강의 풍경만 '구경'하고 돌아가게 될 것이니 얼마나 안타까운가, 리스본에 숨어있는 이 미술관은 소박한 기대를 갖고 들어간 여행자를 포르투갈의 저 푸른 타일인 아줄레주가 어디서 왔는지 보여주는 시리아 타일의 야한 파란색에 빠지게 만들고, 마음에 드는 그림 하나 가슴 속 리스트에 추가하게 만들고, 굴벵키안같은 부자가 되어 내 방 벽에 마네의 진품 그림을 걸어보는 상상을 하게 만든다.
미술관이 마음에 들다 보니 그럴까, 개인적으로 대부분 궁전같은 유럽의 대형 미술관과 달리 학교 부속 건물같은 70년대성 디자인의 간결함과 납작한 비율도 사실은 마음에 든다. 퇴색한 시멘트의 숨통을 트게 해 주는 풀과 꽃나무에 건물이 둘러싸여 있는 점도 좋다.
Gulbenkoian 굴벵키안은 아르메니아에서 태어난 석유 재벌이다. 그는 2차대전때 포르투갈로 피신을 온 뒤 리스본에서 여생을 마친다. 그가 생전에 모은 수집품을 한 곳에 모은 것이 바로 리스본의 굴벵키안 뮤지엄으로 콜렉션은 6,000점에 달한다. (석유 재벌의 미술관은 미국의 폴 게티 센터를 떠올리게 한다). 개인의 컬렉션이니 보면서 그 취향을 상상하는 것도 작은 재미가 있다.
끌로드 모네의 부인이 말한다. 그래요, 제가 모네 안사람입니다. 제 옆엔 드가씨 자화상도 있지요. 드가씨요? 오 그는 좀 우울하게 생겼지요. 생각했던 것과는 좀 다른 인상이라 실망하진 마세요. 아무튼 굴벵키안 미술관의 콜렉션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문장을 클릭해서 열어 보시길.
클릭하시면 내용이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