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프라하] 나는 프라하 지하철의 그녀에게서 체코말을 배웠다.

"말로스트란스카. 말로스트란스카."
'스트란' 부분은 빠르게 세글자가 한몸처럼 발음한다.
끝의 '스카' 부분은 혹시라도 말의 들뜸이 있었을까 꾹꾹 눌러 내려준다.

프라하 지하철에서 녹음된 여자 목소리가 다음 역 이름을 말한다.
체코말이 무뚝뚝하다는 걸, 아니면 최소한 무뚝뚝한 척이라도 해야 한다는 걸
눈치밥 여행자의 입술이 먼저 알고 따라한다.

프라하의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 동안 여행자는 <리슨 앤 뤼피트>를 계속한다.
말로스트란스카, 말로스트란스카,
흘라브니 나드라ㅈ, 흘라브니 나드라ㅈ,
데빅카, 데빅카. 데빅카는 솔레도의 음으로 내려온다.

우리나라를 다녀가는 외국인 여행자는 아마도
다음 정류장은, 이라고 말한 뒤 숨을 멈추고
사당, 사당, 이라고 말한 뒤 숨을 멈추고
역 입니다. 라고 우리말을 기억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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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첫 여행자의 정석 코스를 따라간 여행기입니다.

by 여행유전자 | 2009/08/17 08:52 | 유럽의 정석 | 트랙백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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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키르난 at 2009/08/17 09:29
저는 도쿄의 지하철 안내방송을 기억합니다. 가끔 휴대폰 벨 소리 중에서 안내방송을 연상시키는 소리를 듣게 되면 자동적으로 남자의 목소리로 '이케부쿠로 유키노 덴샤가 마이리마스~'하는 문구가 들립니다. 이국의 낯선 소리 중 하나겠지요.^^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8/19 00:58
그래요 약간 코먹은듯한 남자의 말소리-
그리고 트랙에서 전철을 기다릴 때 곧 들어온다는 '마모나꾸' 여자분의 이 소리도 귀에 메아리질 치죠!
나고야 주요 환승역에서는 우리말 안내도 나와서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
Commented by oskar at 2009/08/17 09:32
저도 안내방송을 따라하던 기억이 나요 :) 프라하에선 주요 관광지는 걸어다닐만 해서 대중교통을 한 번도 이용하지 않았어요 ㅎ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8/19 01:00
어디든 꼭 입 속으로 따라하게 되죠!
프라하는 정말 걸어다녀도 갈 곳은 다 갈 수 있는데
제가 묵었던 숙소중 하나가 공항 방향이라
참 멀리도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지하철 타고, 나와서 버스 타고, 걸어가고...
:)
아............그 때가 갑자기 이 밤중에.................
많이 그리워요
Commented by 사막여우 at 2009/08/17 09:41
mind the gap!! mind the gap!! 무뚝뚝한 영국 지하철 안내방송도 기억나네요 ㅋ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8/19 01:13
덧글을 쓰려고 기억을 더듬다가 영국 지하철 안내방송이 도저히 기억나지 않아 잠시 슬퍼하고 있습니다. 사막여우님께서 대신 기억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대신 지하철 끊기는 시간에 흑인 동네에서 뒤늦게 나오다가 어떤 흑인 남자가 머리를 콩 하고 치고 갔던 열받는 기억이 나는군요
Commented by marlowe at 2009/08/17 11:01
독일은 말투가 사무적으로 무뚝뚝하다면, 동유럽권은 우직스럽게 무뚝뚝하다는 느낌입니다.
자유화가 시작될 무렵에 그곳을 방문하지 못한 게 아쉬워요.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8/19 01:17
자유화가 시작될 무렵의 헝가리에서 '북'의 코리아가 아니라 '남'의 코리아에서 온 이유로 어느 아프리카 (80년대까지 북한의 아프리카 외교가 활발했으니 당연하겠죠) 사람에게 저주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 시절의 수도 부다페스트의 할머니들도 머플러(마후라라고 해야 할 듯...)를 하고 다니셨죠.^^
Commented at 2009/08/17 12:5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8/19 01:22
여자분께 영어를 배워 여자같이 영어를 하는 친구(남자입니다)가 제 주변에 있습니다. 우리말로 말 할 땐 엄청 낮게 까는 말투인데 영어를 하는 걸 들으면 귀엽다고나 할까요 ㅎㅎ 그렇다고 저의 한국인 평균 영어가 설마 BBC 뉴스 청취 훈련을 통해 영국 아나운서처럼 변신하는 일은 없겠죠 ^_^;
Commented by daewonyoon at 2009/08/17 15:50
예쁘네요.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8/19 01:30
감사합니다 :) (아시다시피) 체코 프라하의 말로스트란스카역입니다. 언젠가 저 앞에 서게 되신다면, 저 벽면이 그대로 있는다면, 이 덧글을 주고받은 기억을 떠올리시겠죠!
Commented at 2009/08/20 11:5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8/20 13:05
네 감사합니다 앞으로 세번째 쯤 글부터 가능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SP at 2009/08/22 12:14
몬트리올 지하철에서 베리위캄을 몇 번이나 되뇌이던 기억이 납니다.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8/25 17:07
몬트리올은 가본 적이 없지만 SP님의 이 덧글로 전 언젠가 그곳의 지하철에서 베리위캄 소리가 나오기를 기다리게 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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