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구이 2층 덮밥은 시작에 불과하다! 아타미 밥집에서 먹은 그들의 소울 푸드

요리사는 장어를 꼬치에 꿰어 양념다레에 적셔가며 빈초탄 숯불에 살살 익힌다. 한 손은 장어 꼬치를 잡고 한 손은 연신 부채질이다. 장어의 살 부분은 노릇노릇 붉은기가 도는 밝은 갈색으로 윤이나기 시작한다. 굽고 있던 장어에서 또르르 떨어지는 양념먹은 기름이 전통의 다레 소스 항아리로 다시 흘러들어간다.

네모난 찬합에 담겨 나오는 우나쥬うな重는 장어구이 2층 덮밥이다. 어떤 지방 사람들은 장어 구이가 입에 들어갔을 때 쫀득하고 탱탱하길 바라고 어떤 지방 사람들은 입에서 아르르르 흔적없이 녹길 바란다. 장어 구이를 향한 첫 젓가락질의 끝은 탱탱한 지방의 그것이든 아르르르 지방의 그것이든 욕망으로 가득차 있다.

장어와 그 아래 밥을 잘 먹고 나면 바로 아래 장어가 다시 나타난다. 밥 위에 장어, 그 위로 또 밥 위의 장어가 얹혀진 장어구이 2층 덮밥의 진면목이다. 두번째 장어구이 지층(?)이 나타나는 순간은 일본 사람들이 먹는 것에 품고 있는 호사로운 욕망이나 팬터지를 엿보는 기분이다.
  
<절벽 위의 라멘집>(클릭하면 이동!)<바닷가의 회덮밥집>(클릭하면 이동!)에 이어 아유미 일가족 고향 음식 순례 코스로 따라간 오늘 저녁은 바다로 이어지는 어느 천변의 밥집이다. 이름은 でん助茶屋.

첫 사진으로 시작한 장어구이 2층 덮밥은 시작에 불과하다. 가족의 소울 푸드를 먹는 그 자리에 등장했던 몇 가지의 음식 사진을 더 이어 본다.

본격적인 식사 전에 입맛이 새콤하게 돌도록 먹는 애피타이저. 참마를 간 도로로와 오이, 오독오독 씹히는 생선알, '모즈쿠'라는 해초를 식초에 새콤하게 절인 모즈쿠스(스는 식초란 뜻), 그리고 시원한 향을 주는 차조기잎 아오시소...♬

굵은 소금 위로 골뱅이


이번엔 소라로.


참치회 붉은살 아카미가 나왔다.


사진을 보니까 방어였던 듯.
저 도톰한, 바깥쪽은 붉고 안 쪽은 핑크 색에 살결이 그대로...
(오늘 사진 올리면서 저 개인적으론 요거 정말 끌리네요^^)
 
찬합 속 밥 위에 장어 구이를 올렸던 우나쥬와 달리, 카바야키(숯불에 구운 장어) 자체만 나온 메뉴. 한 여름이 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삼계탕을 먹으며 원기를 회복하듯 일본 사람들은 한 여름이면 카바야키를 먹으러 간다. (이것도 또 끌리고...)

생선 후라이.
밀가루 물반죽을 튀기면 덴푸라 ♪, 빵가루를 입혀 튀기면 후라이 ♩.
(요것도 끌립니다.)

새우 후라이.


생선 튀김. 튀긴 당면 몇 줄로 장식하고 가지와 풋고추로 장식을 했다.


끝부분 쯤에 나왔던 식사용 메뉴로 오차즈케.
 
식사를 다 하고 나와 보니 아타미 해안에 밤이 왔다. 사진으로 다시 보니 친구 부모님께서 이 때 (항상 그렇지만) 얼마나 나에게 잘해주셨는지 가슴에 와 닿는다. 부모님, 감사합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오랜만에 아유미에게 전화를 한 번 해야겠다.



by 여행유전자 | 2009/07/09 00:04 | 도쿄 먹자 여행 (2) | 트랙백 | 핑백(3) | 덧글(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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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JyuRing at 2009/07/09 00:20
이거야 말로 가족끼리 함께 이것을 먹으러 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릴만한 소울푸드네요!
저희가족에게 있어서 소울푸드는 할머니집 마당에서 숯불에 구워먹는 기름기 쏙 빠진 돼지목살구이인데..ㅎㅎ
갑자기 그리워지네요. 비쥬얼이 화려하든 소박하든 가족 모두가 공유하고 즐거워하는 시간은 음식의 맛이 동반상승하는 듯..:)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7/09 12:56
온 가족이 마당에서 구워 먹는 기름기 쏙 빠지 돼지 목살...
저의 소울푸드도 할머니가 계셔야 합니다 ^^
Commented by 현재진행형 at 2009/07/09 00:21
..... ;ㅁ; 입에 침이 가득가득.... 정말 멋진 음식들이네요. 우와아.....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7/09 12:57
입이 산뜻한 것부터 묵직한 장어에...튀김까지... :)
Commented by Cboyblues at 2009/07/09 00:34
굵은 소금 위로 골뱅이.............................................




이 블로그는 밤에 들어오지 말아야 겠습니다....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7/09 12:58
Cboyblues님께 골뱅이가 한 껀 했군요 :)
Commented by sikh at 2009/07/09 00:48
요즘은 사람들 위장 울리기 프로젝트 가동중이신가요... orz
장어 때깔이 참 아름다워요 ㅠㅠ 방어도 기름이 올라서 몹시 아름다워 보이네요 ;ㅁ;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7/09 12:59
결과적으로 제 위에도 가학을 하는 프로젝트가 되고 말았습니다^^
Commented by 살쾡 at 2009/07/09 08:16
도쿄에서 우에노였던가. 일본 수상이 사다 먹는다는 집이었던가 장어 먹엇었는데 매우 맛있었어요.
덮밥 시켜 먹고 장어만 추가 시켜서 먹었는데.
장어가 한층 더 있다니! 은혜롭고, 또 은혜롭군요.

전 삼계탕보다 장어가 확실히 더 힘이 나더라구요.

튀긴 당면도 좀 상콤한 기분이네요!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7/09 13:01
수상이 사다먹는 집이라면 유명한 맛집이겠군요.
전 다른 동네 유명한 집을 한 번 갔었는데 눈꺼풀이 떨리는 가격이더군요 :)
Commented by Beatriz at 2009/07/09 08:17
....울고 싶슴다.
한 잔 꺾고 집에 들어와서 컴터를 켰는데 이게 웬 테러란 말입니까 ㅜ.ㅜ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7/09 13:02
그...그렇다면 위로주라도.... 한 잔 더...

Commented by nabiko at 2009/07/09 09:43
아악..또 아타미가 가고 싶네요..ㅠㅠㅠ)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7/09 13:02
조용한 동넨데 말이죠 :)
먹고 쉬고 먹고 쉬다 왔습니다 :)
Commented by sinis at 2009/07/09 10:26
맨 위의 해초는 '모즈쿠'라는 것이고, 주로 '모즈쿠수'(여기서 '수'란 식초를 말합니다.)라고 하여 새콤하게 절여서 먹습니다.

맨마지막 음식은 오차즈케네요~
원래는 밥을 찻물에 말아 각종 절임을 곁들여 먹는 것인데, 요새는 생선 뼈나 살, 가쓰오부시 등으로 맛을 낸 국물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7/09 13:04
모즈쿠!
낯익은 이름입니다. 그렇군요. 전 저런 식초의 맛도 좋아합니다. 그리고 역시 식사의 마무리는 오차즈케였군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에 반영할께요... :)
Commented by sinis at 2009/07/09 13:43
감사하시다면, 아유미씨(의 아버지)를 소개시켜 주세요....저도 맛있는거 먹고 싶어요...ㅠㅠ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7/09 15:33
^^
참고로 특히 아버님의 전문 지역은 나고야입니다~ :)
Commented by sinis at 2009/07/09 20:19
나고야라 하면 미소까스와 기시멘, 테바사키와 히쯔마부시의 고장이 아닙니까!!!!

크으윽~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7/09 23:04
기시멘 면발이 참 맛나더군요.
선물받은 것으로 한국에서 '완전 대충' 만들어 먹기도 했습니다 :)

http://pds12.egloos.com/pds/200901/11/66/c0076266_4968e4fb99a1e.jpg
Commented by 소마 at 2009/07/09 10:33
어제 바닷가의 회덮밥집 이후로 걍 마음을 비우고 왔습니다..ㅠㅠ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7/09 13:05
텅........


^^
중요합니다 :)
Commented at 2009/07/09 12:4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7/09 13:06
중세 고문 박물관에서 본 고문 의자가 생각납니다 ^^
Commented by 카이º at 2009/07/09 15:52
으어어어어어 ㅠㅠ

이 분 사진 실력도 무슨 방송사 실력이네요 ㅠㅠ 대단합니다 흑흑 ㅠㅠㅠㅠ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7/09 23:06
안녕하세요. 타액과 위액과 누액의 삼중 동시 분비를 추구하는 여행유전자입니다.
칭찬 감사드립니다^^ 울지는 마세요 ㅠ ㅠ
:)
Commented by marlowe at 2009/07/14 11:43
장어덮밥은 소울푸드가 되기에는 너무 호사스럽지 않나요?
최근 TV에서 국내 식당 대부분이 장어 중량을 속인다는 보도를 해서 너무 화가 나요.
저는 쫀득한 맛을 좋아합니다.
(장어요리는 좋아하는 데, 장어스시는 싫더군요.)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7/15 00:13
호사로움과 상관 없이 가족이 모인다는 의례 자체가 소울푸드 여행의 느낌이 마구 들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marlowe님은 장어의 쫀득한 맛을 좋아하시는군요 :)
그렇다면 도쿄보다는 오사카가 있는 간사이 지방 장어요리가 입맛에 맞아 드릴겁니다 ^^
간사이 지방 사람들은 도쿄 장어를 힘이 없다고 말하고
도쿄 사람들은 자기네 장어 요리를 입에서 녹는다고 자랑하거든요.
그런 뒷 얘기를 전 재미있게 보고 듣고 먹고 다니고요 :)

Commented by Shoo at 2009/07/16 09:57
으하하 덧글을 보니 굳이 제가 더 불평하지 않아도 이미 괴로운 마음의 소리가 가득하군요!!!
전 어제 시원찮은 씨푸드 부페에 다녀와서 그런지 저 탱탱한 생선살을 바라보면서 더 괴롭습니다.
한 점을 먹어도 제대로 맛있는 것을 먹고 싶어요. 아휴.
눈으로 일단 잔뜩 먹어두겠습니다. 캭!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7/17 16:10
게다가 저 도톰한 두께 저도 마음에 쏙 듭니다~
저 두께로 나오는 겨울 방어,
올 겨울에 누가 저에게 사 줄 귀인 없을까요-
Commented by 그라울타이거 at 2009/09/10 12:50
우에노의 270년 전통을 자랑한다는 이즈에이우메카와데- 장어덮밥집 우나쥬 생각이 더욱 간절하군요~~
사진 실력이 대단합니다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9/11 07:49
감사합니다 그라울타이거님- 우에노에 270년 장어 덮밥집이 있군요- 270년이라니-대단합니다! 격려 덧글 주심도 감사합니다 :)
Commented at 2009/09/11 20:2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9/12 04:08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메일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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