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소울 푸드, 절벽위의 라멘집 / 아타미

"나! 미량 박씨, 노가다!"

밀양 박씨가 아니라 미량 박씨라고 발음하시며 항상 굳이 당신을 노가다라고 설명하시는 아유미(프라이버시상 가명)의 아버지는 건축업을 크게 하시는 재일교포 2세이시다. 큰 키에 선동렬 감독과 똑같은 얼굴을 하시고는 기억하는 몇 개의 한국어 단어로 나를 뒤로 뻥뻥 넘어가도록 큰재미 빅웃음을 발파해주신다. 대장부이신 아버지와 고운 어머니, 아빠와 엄마를 각각 빼닮은 오빠들 가족과 아유미네가 같이 있는 모습을 보면 우리의 '미량 박씨 노가다'아버님에겐 정말 리더란 말이 꼭 들어맞는다.

(이즈 반도에 있는 아타미는 온천과 휴양으로 유명한 곳이다. 아타미의 바다는 사가미만으로 불리고 언덕 위에 불쑥 나온 성의 지붕은 아타미성의 모습이다)
도쿄에서 기차로 1시간이면 도착하는 아타미熱海는 아유미 아버님의 고향이라 마침 우리 일행까지 모두 데리고 아버님 평생의 고향 맛집 순례길을 인도해 주셨다. 한 해에 한번씩 온가족이 이 곳 아타미의 절벽 라멘집을 찾아와 가게 안의 테이블을 거의 모두 차지하고 라멘을 먹는 것은 신성한 예식과도 같아 보였다.

(담백한 차슈에 일본 특유의 채소 등 웃고명이 다양하고 많은 라멘이다)

그 해, 아유미의 가족 연중행사에 나도 끼어 그 두툼하고 담백한 돼지고기 차슈를 얹은 짙은 맛의 절벽 라멘을 먹었다. 젊은 사람들이 대도시에서 모여 먹는 그런 획일적인 체인점과 같은 음식점의 맛이 아니라, 어르신들끼리만 알고 있는, '잡지 따위에 실려서 공연히 알려지는 일은 없어야 할' 비장의 라멘집 맛이었다.

(라멘집의 이름은 味의 大西. 아타미의 유명한 절벽으로 가는 길목, 역시 산모롱이 절벽에 있다)
살면서 힘든 일이 생겨도 아타미의 절경 절벽인 니시키가우라에 찾아와 이 라멘을 한 그릇만 먹을 수 있다면 고향의 품에 온 것처럼 속이 든든해질 것 같은 그런 식사였다. 

(아타미의 유명한 절경을 자랑하는 니시키가우라 절벽과 절벽 라멘집에서 내려다 보는 아타미의 주거 지역)


도쿄 부근 이즈나 아타미를 방문할 계획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타미 사람들의 소울 푸드, 절벽 라멘을 먹어보는 기분도 특별할 것이다 . 그리고 어르신들의 맛을 연륜을 존경하게 될 것이다. 멀지 않은 때에 여행유전자가 소개할 아타미 해안의 유명한 회덮밥집도 포함해서 말이다. 



by 여행유전자 | 2009/03/03 08:54 | 도쿄 먹자 여행 (2) | 트랙백 | 핑백(2) | 덧글(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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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 없어야 할' 비장의 맛집들을 순례하게 된다. 1년에 한 번씩 떠나는 아유미 가족의 '우리 가족 일생의 소울 푸드 연례 방문여행'은 지난번에 <절벽 위의 라멘집> 포스팅(클릭하면 이동)에서 소개한 적이 있다.오늘 소개할 곳은 아타미 해변의 수수해 보이는 해산물 식당, 富士丸支店!(후지마루 지점[시텐]이라고 읽어야 할까?). 코카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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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t;절벽 위의 라멘집&gt;(클릭하면 이동!)</a>과 &lt;바닷가의 회덮밥집&gt;(클릭하면 이동!)에 이어 아유미 일가족 고향 음식 순례 코스로 따라간 오늘 저녁은 바다로 이어지는 어느 천변의 밥집이다. 이름은 でん助茶屋. 첫 사진으로 시작한 장어구이 2층 덮밥은 시작에 불과하다. 가족의 소울 푸드를 먹는 그 자리에 등장했던 몇 가지의 음식 사진을 더 이어 본다.본격적인 식사 전에 입맛이 새콤하게 돌 ... more

Commented by 까날 at 2009/03/03 09:04
가끔은 이럴 곳을 소개해도 되나 싶기도 하지만, 어차피 사람들이 못(?) 갈테니까 별 상관 없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3/03 09:36
아타미의 절벽 가는길 산모롱이까지 찾아가기가 쉽지만은 않은 일이죠^^ 아마 이렇게 소개해도 적절한 만큼의 사람들이 찾으실 것 같습니다. 사실 본격적으로 정보성 포스팅이라기 보다는 친구의 대가족 고향맛 순례길에 함께 했던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
Commented by Charlie at 2009/03/03 09:09
그 이야기는 여행유전자님과 까날님 두분.... 감추고 계시는 곳이 있다는 이야기!!
어르신들이 많은가게중에 알려지지 않은 맛집이 많다더니 거기도 그렇군요. 다음에 이쪽으로 가게되면, 이번에는 여행유전자님께 물어봐야겠습니다. ;)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3/03 09:40
(^o^)/

딱히 감추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것을 다 쓰지는 않는다는 점에선...^^
Commented by RedRum at 2009/03/03 09:14
경치도 좋고, 라면도 맛나겠군요! 쓰읍... 오늘 점심은 라면으로 할까나. 잘 보고 갑니다!

(밸리 돌던 밀양 박씨 중 1人)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3/03 09:44
저도 갑자기 라멘으로 점심을 먹을까 할 때마다
짜장면처럼 배달해주는 일본 라멘집,
김밥 체인점처럼 어디든 나가면 있는 일본라멘집
은 없을까요? ㅠ ㅠ
맛있다는 일본라멘집 찾아서 꼭 그 집 앞을 가야하는건 과한듯 싶으니
라멘이 아니라 라면으로 저도 오늘 점심을... ^^)/

(미량 박씨시군요^^)
Commented by 제이 at 2009/03/03 09:39
: ) 와우. 절벽아래 보이는 바다가 멋집니다. 아침인데도 라멘보니 배고파집니다.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3/03 09:45
온천으로 유명한 아타미지만 절벽이라는 관광상품도 있더라고요. 바닷가쪽에서 바라볼 때와는 달리 절벽에서 내려다보는 풍경도 괜찮았습니다 :)
Commented by 제이 at 2009/03/03 10:02
+_+ 온천!!!!!!!
일본가서 온천도 안가고 교토에서 기온도 안 가본 사람이 여기있어요. ㅠㅠ ㅎㅎ
절벽에서 내려다보는 풍경과 비장의 라멘집 중에 하나만 빠져도 안될거 같아요. 라멘보고 배고파졌는데 현실은 샌드위치를 먹게 되네요. ^^
Commented by marlowe at 2009/03/03 09:53
가끔 라면을 먹으면서 땀이 나는 건지, 눈물이 나는 건지 모를 때가 있어요.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3/03 10:01
따뜻한 국물에 땀을...!
기대하던 맛에 눈물을...?
^^)/
Commented by 루스 at 2009/03/03 10:19
라멘도 경치도 훌륭하네요. 라멘이 부럽긴 하지만 오늘은 딤섬으로 만족을......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3/04 01:41
저는...
딤섬이 부럽네요^^
Commented at 2009/03/03 10:4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3/04 01:42
아무래도 그냥 추억으로만 남기는 곳이 되겠지요? :)
Commented by heejin-kim at 2009/03/03 11:35
혹시 다진 생선 카이센동인가요?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3/04 01:44
그렇지는 않고 그냥 라멘입니다 ^^
지금 먹는다면 더 자세히 맛에 대해 쓸 수 있을 텐데 조금은 아쉽죠^^
Commented by 키르난 at 2009/03/03 12:14
라멘맛보다는 가족의 유대감이 더 맛있지 않을까 살짝 생각이 납니다. 이럴 때는 묘하게, 초등학교 때 종업식 하면 부모님이 데리고 가주셨던 경양식집이나 자장면집이 떠올라요. 지금 생각하면 더 맛있는 집이 많을텐데도 그 때의 음식 맛은 혀가 기억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감칠나게 느껴지니 말입니다. 후훗.
나이들어서도 그런 가족맛집을 한군데쯤 가지고 싶어요.-ㅠ-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3/04 01:49
맞아요
우리들의 자장면처럼 가족이 다같이 먹는 라멘집, 가족맛집!
저도 어렸을 때 저희집 근처 상가에 배달 위주 지하 중국집과 요리 전문 2층 고급 중국집이 있었는데 평상시엔 지하 중국집을, 기분 좋은 특별한 날이거나 요리가 필요한 날엔 2층으로 온 가족이 납시었었죠. 오장동 냉면집도 옛날엔 가족맛집이었죠. 가족맛포장마차집도 생각납니다.
Commented by 담은 at 2009/03/03 12:24
ㅎㅎㅎ~~~~'잡지 따위에 실려서 공연히 알려지는 일은 없어야 할'인데...우리는 알아버렸군요^^
여행유전자님의 사진과 설명만으로도 한번쯤 가보고말테야 하는 마음들이 생길것 같아요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3/04 01:51
지도 등의 세세한 정보도 넣을까 하다가
느낌으로, 눈으로 맛보는 집이라 생각하고 그냥 올렸어요 ^^
일본 웹에서 검색하면 후다닥 나오겠지만요^^
잡지에 실려도 일단 절벽을 오르는 산모롱이길을 운전해야 갈 수 있는 곳이라 그건 쫌 다행이죠? ^^
(결국 저도 다시 언제 가게 될 지 추억으로 남을...ㅠ ㅠ )
Commented by 줄라이안 at 2009/03/03 13:51
실감나는 라멘사진을 보니, 배가 너무 고파요. 아직도 점심 전인데. 저 사진은 고문이네요. ^^;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3/04 01:52
죄송합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여행유전자가 아니라



고문기술자입니다.
Commented by 현재진행형 at 2009/03/03 14:15
'잡지 따위에 실려서 공연히 알려지는 일은 없어야 할' 비장의 라멘집 ! 하지만 제가 아타미에 간다면 꼬옥 찾아가 보겠습니다!

절벽위의 라멘집이라니, 멋져요. ^^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3/04 01:54
걱정입니다 혹시...
절벽 라멘집 사장님이 이 글을 보시고


사실 난...
잡지 따위에 실려서 공연히 알려지기를 원한다구!


라고 절규하실런지도...^^
Commented by 신감귤 at 2009/03/03 15:18
사진이 영화의 캡쳐 장면같아 보여서 영화 속 식당을 소개해주시는건가했는데,
작년에 재밌게 봤던 연극 '아타미살인사건'의 그 아타미네요! 왠지 모를 반가움과 신기함(?) 흐흐
아타미까지는 못가고 그냥 근처에 있는 라멘집이라도 가야겠어요..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3/04 01:58
예리한 감귤님이십니다 - - +

이 포스팅의 대부분의 사진이 동영상 캡쳐한 사진입니다.
뭔가 이상한 분위기, 살짝 화질이 떨어져 보이는 듯 한 것도
일반 사진이 아니라 캡쳐라 그렇습니다!
물론 여행유전자 개인 소장 동영상입니다

'아타미 살인사건'의 내용은 잘 모르지만
사실 제가 아타미에 간 날도 비바람이 몰아치는 먹구름스러운 날이었죠!
그러고보니 비에 젖은 듯한 마을 사진도 연극 제목이랑 어울리는 듯 보입니다.
Commented by Shoo at 2009/03/04 00:04
소울푸드라는 단어는, 소박한 음식에 가장 잘 어울리지요?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먹으면 몸안에 온기가 퍼지는.
'맛있어 보여요'라는 말로는 부족해보여요.
역시 먹고나면 또 일년을 버티고 살아갈 힘이 충전될 것 같아요.
다음 해 다시 그 라면을 먹으러 절벽에 갈 때까지 힘내서 살아야지, 할만큼.
저도 아타미에 가게 되면 여행유전자님께 몰래 여쭤볼게요.ㅋㅋ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3/04 02:02
'먹고나면 또 일년을 버티고 살아갈 힘이 충전될 것 같은'!
바아로 그거!

저도 아유미(역시 가명)양 가족의 전통이 부러웠습니다.
1년에 한 번씩은 아버지 고향에 모여
다함께 절벽 위의 라멘집에서 뜨끈한 국물을 먹는 거지요.
우어어어
쓰다보니까 짧은 소설 한 편 쓰고 싶어지네요^^
그리고
아타미에 가게 되신다면
라멘집, 회덮밥집, 일본 음식집을 알려드리겠습니다.
Commented by annie at 2009/03/05 02:11
답방 왔습니다. :0
라멘이 독특하네요..국물이 시원하고, 맛있어 보여요!~~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3/05 02:20
방문 감사합니다 :)
우리나라 라멘에 비하면 역시 느끼하지만
그래도 맑은 국물과 두툼하고 담백하고 힘찬 돼지고기가 주는 라멘,
면발이 굵고 꼬들하면서 구불구불한 치지레멘의 매력!
일본만의 채소 미츠바가 주는 상쾌함
저 집은 워낙 먹으러 가기 어려운 라멘집이라 그런지
그래서 더 꼭 한 번 또 먹고 싶은 집입니다 :)
Commented at 2009/03/09 17:0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3/10 01:37
딱 맞추셨습니다! 좀 바빴어요:)
업데이트 물량은 항상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 내일 연속 글 나가니까 즐겨주세요, 관심어린 독촉은 저에게 기쁜 에너지입니다 :)
Commented by reina at 2009/03/10 12:52
아타미-
일본드라마 보면서 한번쯤 가봐야지- 하는 곳이였어요.
카루이자와랑 아타미- 히히.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3/11 04:17
아타미가 드라마에도 자주 나오나 보군요 :)
일본인들이 사랑하는 곳인가봅니다.
이름도 멋지죠, 뜨거운 바다, 열해!
Commented by 대합실 at 2009/05/16 04:19
감사합니다. 아타미에 이런곳이 있었다니, 전 주로 아타카와를 가서 몰랐네요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5/16 12:31
아타미의 이 라멘집 말고 해안가의 회덮밥(물론 일본식!^^)집도 꽤 유명한 것 같더군요. 고향인데다 워낙 미식가이신 친구 아버님을 따라 일식요리집도 한 군데 더 갔었지요. 대합실님을 위해서라도 아타미 덮밥집도 음식점도 순서를 앞당겨 올려야겠습니다 :)
Commented by 대합실 at 2009/05/16 12:50
빨리올려주세요. 혹시 치바의 구주구리 근처 맛집도 있다면요.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5/16 14:32
^^
헉. 아주 빨리는 못 올립니다 ㅠ ㅠ 사정이 되는 한 순서를 바꿔보려고 생각했답니다^^ 전 임시저장글을 조금씩 메모해 놓았다가 하나 둘 올리는 편이라서요 잊으시고 들르시다보면 언젠가 글이 올라가는 그런 시스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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