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신트라] 9) 7박 8일 / 백설공주의 페나궁과 무어인의 성터

그녀는 평생의 라이벌- 재투성이출신 미성년자 나이트 죽순이-에게 어딘가 항상 밀리는 느낌을 받았다. 신데렐라는 금발 머리에 예쁜 머리띠를 한 채 길고 흰 장갑을 손에 우아하게 끼고 연하늘색의 시폰(이 무엇인지 확실히는 몰라도 어감상 시폰이란 느낌이 어울리니 시폰이라 치자) 드레스를 하늘거리며 춤추는 동화책 속의 그림도 아름다운데 비해,

그녀는, 백설식용유공주는, 왕자님에게 구두 한 쪽 흘려주며 유혹하기엔 너무 아동 혹은 아줌마에 가까운 얼굴인데다 서양 문화에서 항상 그놈의 '블론드'에 밀리는 검은 머리와 아동 취향의 원색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다. 그녀는 그렇게 항상 신데렐라와 짝을 이루며 살짝 밀려왔다.
독일 남부 퓌센에서 보았던 노인슈반스타인 성이 디즈니의 신데렐라 궁전의 모델이라는 것은 유명하다. 여행유전자는 언젠가의 여행에서 그 궁전을 보았는데 '그림으로나 그려볼' 성을 진짜로 이렇게 지어 놓은데 대해 건축 미치광이 왕이었던 루트비히 2세란 사람에게 소름이 쫙 돋았더랬다.그리고 이번엔 여행유전자가 드디어 신데렐라의 성이 아닌, 우리 아동 혹은 아줌마의 얼굴을 한 백설이의 한을 풀러 백설이의 궁전을 찾아갔다. 포르투갈 신트라에 있는 페나 궁전은 백설공주의 성이라는 별칭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딱히 근거는 모르겠는데 포르투갈의 관광청 사이트에나 어느곳에나 사람들은 이 곳이 마치 백설공주가 살던 그 궁전같다고 입을 모은다.
  
9. 백설공주의 페나궁과 무어인의 성터
/ 포르투갈 왕실의 여름 별궁 신트라 1박 2일 세트 ③


페나 궁을 지은 페르디난도Ferdinand of Saxe Coburg-Gotha 왕은 신데렐라 궁전인 퓌센의 노이슈반슈타인 성을 건축한 건축광 황제 루드비히 2세가 꽤나 부러웠던듯, 이곳에 온갖 건축양식이 뒤섞인 동화같은 궁전을 만들었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도 사촌이 명문대라도 들어가면 다음 타자가 괜한 압박에 시달려야 하는 것과 비슷할꺼나. 페나성은 그 자체로도 아름다울 뿐 아니라 근방의 숲과 산의 자연적인 아름다움으로그 가치가 더욱 높다.

▲ 아치형 기둥과 세월의 무엇인가가 짙은 황색의 벽을 아름답게 빛바래고 있었다. 짙푸른 하늘 아래 짙은 황색의 궁전 벽면은 페나궁을 말하는 색채다. 정확한 근거가 없이도 이 곳이 마치 백설공주의 성같다고 사람들이 느끼는 것은 이런 순진한 색채와 동화같은 성의 모습때문일 것이다.

▲ 괴이한 조각과 살육의 느낌이 남아 있는 기사들의 전쟁담 타일은 이 곳 신트라 헤갈레이리아에서 느꼈던 서늘한 비밀의 쾌감을 떠올리게 한다.

▲ 스스로 좋아하는 사진이다. 궁전 뒷편의 난간에 서면  그 자체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난간 사이로 신트라의 절경이 넓고 넓게 펼쳐진다. 심지어 유라시아 대륙의 서쪽끝이라는 이 근방 호카곶의 바다가 보이기도 한다.

▲ 그곳에 서서 바라보는 경치 속에서 산 능선을 따라 세워진 돌로된 요새, 성채를 볼 수 있다. 무어인의 성터, 무리쉬 캐슬 moorish castle로 불리는 유적이다. 실제로 저 곳에 가기 위해선 페나궁 전의 홉 온 앤 홉 오프 버스 정류장에 내려 등산로를 산책하듯 숲으로 들어가면 된다. 그 나름대로 찾아가며 걷는 멋이 있는 곳이지만 일단 페나궁에 올라 부감을 봤다면 무어인의 성터는 생략해도 될 것이다.

아쉬운 것은, 이 곳 페나성의 내부는 사진 촬영이 금지돼 있다는 것이다. 왕궁의 내부는 생각보다 작고 아기자기한 방이 이어지며 황녀들이 썼던 화장대나 욕조, 소파들이 주를 이룬다. 다른 이들에게는 모르겠는데 여행유전자 개인적으로는 워낙 그런 것을 보는 것에 열광하는 편이라 기록으로 남기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던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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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리스본 7박 8일 여행을 떠나는 여행유전자의 친구가 꼭 갈 곳을 골라내고 스케줄 하루치 분량 감을 잡는 것을 돕기 위해 쓴 정보성 여행글입니다. 혹 떠나시는 분 있으시면 도움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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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백설공주의 페나궁과 무어인의 성터 / 신트라, 호카곶 1박 2일 세트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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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변방의 미술관이라 무시하지 마시길 / 굴벵키안 미술관과 엘 꼬르떼 잉글레, ZARA

이후에 곰탱과 진짜 여행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올릴 계획입니다. 기대해 주세요.

by 여행유전자 | 2009/02/12 09:01 | 유럽 땅끝 이베리아 버스여행 | 트랙백 | 핑백(2) | 덧글(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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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현재진행형 at 2009/02/12 11:00
포르투갈이나 스페인 건물의 저 독특한 담벼락 색이 참 예뻐요. ^^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으면 아기자기하고 세월에 따라 빛이 멋지게 바래기도 하고....

성이 진짜 동화같은데요? ^^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2/12 11:01
네 정말 그냥 세련디고 잘 빠진 신데렐라 성과도 다른 멋,
요새 위주의 수비 목표로 지어진 실용적인 성과도 다른 멋이 있습니다.
동화같이 둥글둥글 울긋불긋한 것이... :)
Commented by Charlie at 2009/02/12 11:06
저걸 옛날에 지었을 인부들에게 묵념..
낭만과 꿈, 동화는 아름답지만 현실에서는.... 땀나는 현실..
어떻게 보면 신데렐라의 궁전뿐만 아니라, 디즈니랜드까지 보이는듯합니다.

하지만, 건물은 역시 세월이라는 마지막 작업이 들어가야 한다는 증명이 되는 사진이로군요.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2/12 14:39
그렇죠 그것도 산 꼭대기에...!

말씀대로 세월이라는 마지막 작업이 없었다면 너무 울긋불긋한 테마파크 같았을런지도 몰라요
Commented by guriguri938 at 2009/02/12 11:18
아 반성하고 있습니다...아동 아주머니을 ㅇㅑ 동 아주머니라고 읽어 버렸습니다...
여행을 정말 많이 다니시는거 같아요 ㅠㅠ 올때마다 정말 부럽!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2/12 14:40
그렇다면 그 다음 줄도...
(백설공주는) ㅇ ㅑ 동 취향의 원색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다.
라고 읽으셨겠군요 흐흐
Commented by Shoo at 2009/02/12 12:37
아하하 오늘따라 정말 포스팅 읽으면서 피식피식 웃음이 잔뜩입니다. '재투성이 나이트 죽순이'부터 시작해서요-
어쩌면 백설공주는 저 위에서 보면서 '내 궁전이라구? 나도 신데렐라같이 잘 빠진 성을 달라구!'이런 소리를 하고 있을지도 모르고, '아 역시 나는 저런 스타일이 더 어울려'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알록달록한 성 참 좋아요.. :)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2/12 14:42
그러게요. 게다가 백설공주 동화는 백설이가 일단 성에서 쫓겨나야 스토리가 본격 궤도에 오르므로 궁전안에 있는 백설이는 상상이 잘 안간다는 점도 있네요 :)
Commented at 2009/02/12 12:3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2/12 14:43
그게요, 님만의 문제가 아니네요. 언젠가부터 사진이 클릭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클릭하면 커진다는 말도 그래서 지금 지웠습니다... 무엇인가가 변했나 봅니다?!
Commented by 키르난 at 2009/02/12 13:23
화려한 외양(색깔)에 아기자기하고 조금은 땅딸막하기 때문에 백설공주의 이미지와 잘 맞는다고 생각한걸까요. .... 그런데 기억을 더듬어 보니 신데렐라(샹드리옹)은 프랑스 여인네고 백설공주는 독일 여인네...; 근데 성은 각각 독일 / 포르투갈에 있는 건지 조금 생각해봐야겠습니다.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2/12 14:47
백설공주 이야기를 듣게 된 이유, 키르난님 말씀이 맞는 것 같습니다. 백설이 옷같은 색에 아기자기하고 땅딸막한 분위기...^^

아 근데 잘 몰랐는데 신데렐라는 프랑스 이야기군요. 프랑스 신데렐라의 궁전이 독일 퓌센에 있게 된 이유는... 퓌센 성이 진짜 이야기 속의 성이 아니라...미국의 디즈니씨께서 퓌센의 노이슈반슈타인성을 디즈니판의 신데렐라의 성으로 컨셉잡으셔서 그렇게 된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디즈니랜드에 가면 있지요. :)
Commented at 2009/02/12 13:2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2/12 14:47
^^~
Commented at 2009/02/12 20:1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2/14 02:43
후흐흐 빨리 올려드려야겠네요 :)
개인적인 취향이 있으심을 가정할 때에
리스본에서 신트라 가는 기차길에 중간에 벤피카 역이 있습니다.
제가 기차 안의 포르투갈 사람들에게 저게 그 벤피카가 맞냐고 했더니 맞다고 하더군요.
축구와 관련된 무엇이 있을지는 잘 모르지만 혹시 궁금하시면 정보를 더 알아보심도... :)
가 보셔서 아시겠지만
포르투가 서울 분위기가 난다면
리스본은 부산 분위기가 나지요.
어느 도시를 좋아하게 될 것인가는 사람마다 취향이라고 봅니다.
멋있기는 포르투가 더 멋있지요^^
참 그리고 지난번에 신트라 헤갈레이리아에서 소개한 터널의 경우,
여자 혼자라면 공포에 떨다 오신다 하니(제 친구가 ㅠ ㅠ )
동행이 있으시고 손전등도 하나 드셨다면 그 때 시도해 보세요
일단 리스본 7박 8일 정보성 글은 다음 주 안에 끝낼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
본격 이베리아 버스여행도 기대해 주세요^^
Commented by 시엔 at 2009/02/12 21:40
오오, 성 너무 좋아요
전 유럽쪽으로 여행 나가고 싶은게 아름다운 성들이 보고 싶어서요
손으로 더듬 더듬 만져보고 싶네요
풍경도 아주 절경입니다 와아~~~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2/14 02:47
특히 그 성 안에
성에서 쓰던 물건이나 가구를 그럴듯하게 갖춰놓고 보여주면
제가 또 그걸 특히 좋아하죠.
공주가 갖고 놀았다는 괴이한 인형이나 성의 부엌에서 쓰던 식기들
무적의 먼지 진드기가 수 천 대의 대를 이어 살고 있을 듯한 가구들
그런 것들이요 ^^
Commented at 2009/02/14 08:5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2/15 04:49
저도 코임브라(쿠임브라) 대추천입니다. 파티마는 일단 파티마 버스 터미널이 있는 파티마와 파티마 성지가 있는 곳이 다른 곳이니 (좀 더 가야 한답니다) 시간상 감안하시고요, 코임브라는 대학도시의 깔끔한 맛과 코임브라 특유의 파두를 꼭 들으시길 바라고 코임브라 대학교 구경과 학생식당에서의 저렴한 식사, 그리고 내려다 보이는 몬데고 강의 풍경, 3월이니 상관은 없겠지만 5월이나 10월에 가시면 코임브라 대학 특유의 가혹한 신입생 환영회라든지 졸업식을 볼 수도 있고요, 몬데고 강을 넘어가면 페드로와 이네스의 사랑이 있는 눈물의 관이 있는데 사실 가면 별 것은 없기에 안 가셔도 되지만 아무튼 그런 이야기가 코임브라에 남아 있기도 합니다.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2/15 04:52
참 그리고 코임브라의 위치는 포르투와 리스본의 딱 중간입니다. 어느쪽에서도 좋습니다. 그러니 기차나 버스 연결편 시간이 좋은 곳을 고르면 되는데 이게 또 코임브라 가는 교통편은 자주 있어서 변별력이 없습니다. 그냥 땡기는 대로 포르투-코임브라-리스본 하시든지 리스본-코임브라-포르투 하시면 됩니다. 혹시 그 외의 한 번 포르투갈의 중소도시를 들러보고 싶으시다면 그 다음으로 에보라를 추천합니다.
Commented by marlowe at 2009/02/16 09:56
보기는 좋은 데, 어떻게 유지할까 걱정이 되는군요.
어제 케이블에서 그레이스 켈리의 손녀를 소개하는 데, 5살 생일선물로 섬 하나를 받았다네요.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2/17 03:30
차라리 지금처럼 원색의 벽에 얼룩진 것은 좋은데
(아마도 언젠가부터 원색을 칠하고 그 다음에 얼룩지고를 연속해왔겠지요)
나중에 저 노란 벽을 짱짱한 새 노란 페인트로 다 칠해 버리겠노라 선언한다면
그게 문제일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엔 아마
그걸 방지하고 예산을 느리게 쓰기 위해서라도
단계별로 벽이 낡을 수 있도록
한쪽 벽씩 느릿느릿 두고두고 칠해가지 않을까 싶네요 :)
Commented by mimyeong at 2009/02/16 22:20
Oh! PRINCESS!
Onni, thank you for the comments several times.
I enjoy the blog. But I don't know a lot yet.
I have many questions about the blog to you.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2/17 03:32
HI MIMYEONG!
I WANT TO CALL YOU TODAY. I MISS YOU :)
Commented by mimyeong at 2009/02/17 23:11
Onni! I miss you too.
Now the drama 'BAD LOVE' of Kwon San woo is broadcasting In Japan.
I'm understanding again that he's so cool.
And I like the actress of the drama before she was married.
Since I watched her in the music video of 'I LOVE YOU' a few years ago.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2/24 06:22
o yes, now i'm searching for the TV drama 'BAD LOVE' in korean.
그리구 'I LOVE YOU' 뮤직 비디오의 여주인공은 또한 누굴까요~
일단 그것부터 검색!!!!
^^
Commented by 섭씨0도 at 2009/02/22 19:33
동화책속에서 막 나온 것 같은 성이라니!
지난번에 동화랑 관련된 여행지에 대한 책을 봤었는데,
거기에 이 성들이 나와서 엄청 신기해했던 기억이 있네요.
꼭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여행유전자님 글과 사진으로 보니까 더 가보고싶어져요..ㅠㅠ

근데 정말, 저 성들은 어떻게 지은걸까요.. 그저 대단하다고밖에는..-_-;;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2/24 06:25
오랜만입니다, 반갑습니다 섭씨 0도님! ^^

확실히 이 페나궁이 백설이의 성으로 유명하긴 하나 보네요
:)
실제로 찾아가면 유럽의 다른 성에 비해 어딘가 아동스럽고
초등학교때 그렸던 그림 속의 성 느낌은 확실합니다 :)
그런데 (다른 유럽의 성들도 그렇지만) 행복했던 성보다는
어딘가 짧게 머무르다 만 듯한
'멈춰버린 동화'의 느낌도 있는 묘한 성이랍니다 :) ~
Commented by ls at 2009/03/04 21:55
포르투갈 시리즈 잘 보고 있어요!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무어인의 성벽을 굉장히 좋아했는데 짧게 다루셔서 살짝 아쉽네요^^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3/05 02:08
감사합니다..
무어인의 성벽은 마치 촉촉한 한국의 산길을 산책하는 듯한 기쁨이 있죠. 이번 글에선 아쉬웠지만 포르투갈 글을 하나 하나 올리다 보면 언젠간 이 글에 올리지 않은 그 멋진 산책길과 뺨을 후려치는 무어인의 성터의 거센 바람에 대한 글을 쓰게 될 것입니다. 항상 읽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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