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발렌타인엔 역시 핑크색 팬티를 입은 그와 더블하트초컬릿을...

그 귀하다는 카카오가 무지막지 들어부어졌을 것만 같은 색깔을 하고 나의 입질을 기다리는 Gramercy New York의 초컬릿 케익. 아작아작 씹힐 듯한 견과류 위로 뿌려진 빛나는 금가루와 날카로운 단면을 자랑하는 장식이 흐뭇하다. 발렌타인 데이는 여성이 남성에게 사랑인가를 고백하면서 초컬릿으로 입막음하는 날. 그 날이 다가오면서 저 검고 검은 케이크가 자꾸 생각이 난다.

작년, 발렌타인데이가 하루이틀 지난 어느날, 나는 <한 발 늦은 일본의 발렌타인데이 이야기>라는 글을 올렸었다. 다카시마야 백화점의 발렌타인 초컬릿 반지 광고와 함께 심지어 도쿄의 카레 명점에 '발렌타인 한정 초코빵'이 있다는 소식, 그래서 일본에선 발렌타인이 10대와 20대의 러브러브 모드를 넘어 30대 이상의 생활인들의 영역까지 '생활 발렌타인'으로 자리잡은 이야기를 했다. 상상해보라, '사랑하는 그에게 고백하라는 발렌타인데이'날! 카레 명점에서 접시에 남은 카레 소스까지 싹싹 긁어 먹고 나서 발렌타인 초코빵을 주섬주섬 싸 가는 모습을...흐흐흐.
그렇게 초컬릿 반지 아이디어를 자랑하던 다카시야마 백화점은 단단히 맛들인듯 이번엔 '초컬릿 팔찌'다! 
일본이라고 발렌타인 풍속도가 다를 리 없다. 결국은 우리들의 발렌타인도 일본의 제과 업계에서 흘러 들어온 것일테니 말이다. 역시 발렌타인을 앞두고 일본 전역은 핑크 하트와 초컬릿칠갑으로 점령당한다.
핑크는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소중한 그'에게 보내는 선물로 핑크로 도배된 남성복이 백화점 주목 상품으로 전면에 등장! 일본의 백화점들은 일본 여성들에게 '소중한 그'에게 핑크색 셔츠를 입히라는 특명을 세뇌시킨다.
주목할 것은, '소중한 그'를 위한 핑크색 코디가 셔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란 말씀이다!
백화점의 새로운 특명이 떨어졌다. 그에게 핑크색 넥타이와, 핑크색 양말과...핑크색 팬티를 입히라...
말 잘듣는 마네킹들은 핑크색 양말과 팬티에 셔츠와 넥타이를 하고 발렌타인 데이를 기다린다. 발렌타인엔 역시 핑크색 팬티를 입힌 그와 더블하트 초컬릿을 먹을 일이다.
그 다음엔 1월달부터 일본의 호텔들이 마케팅 해 온 '발렌타인 1박에 꽃다발과 초컬릿 바구니와 환상적인 아침 식사 패키지'를 이용하며 '발렌타인 와인(아래 사진)'을 마시며 일본의 연인들은 밤을 불태울 수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일본에 발렌타인이 가장 강력하게 강림하는 곳이 있으니 그곳은 바로 백화점의 제과 매장들이다.
고다이바는 고다이바답게 보수적인 하트 초컬릿 상품을 내 놓고... 그밖에도 갖가지 초컬릿 브랜드에서 장미 장식을 연상시키는 초컬릿, 금괴(!)를 연상시키는 초컬릿, 무지개를 연상시키는 초컬릿, 아무튼 많고도 많은 초컬릿들이 등장한다.
▲ 우리나라에도 들어와 있는 Fauchon의 전단지 정도는 너무나 심플해서 의아할 정도다.

그러나 일본에서도 항상 저 비싼 백화점 매장의 고급 파티스리의 초컬릿들만 발렌타인의 주인공인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여행자들도 좋아하는 MUJI무지(무인양품. 무지료힌)에서는 손으로 만들며 즐기는 발렌타인 초컬릿 용품을 팔고 있었다.
초컬릿으로 반지와 팔찌는 못 하더라도, 그에게 핑크색 팬티를 차마 입히지 못하더라도, 올 발렌타인데이엔 당신의 다이세츠나 히토- 소중한 그 사람- 에게 당신을 각인시키는 특별한 날이 되시기를. 여행유전자가 응원합니다. :)

by 여행유전자 | 2009/02/12 08:16 | 오사카 나라 교토 고베 | 트랙백 | 덧글(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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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Charlie at 2009/02/12 09:06
포숑은 의외로 빵류도 간단..
그러니 한국에는 고디바가 바로 '그날' 들어온다는 이야기가..;;
전 '그날'에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기만 기원하며 근처에도 가지 말아야겠습니다..;;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2/12 09:15
chalie님은 걱정이 없으시죠...:)
원래 설정된 발렌타인데이 법칙으로만 친다면
'받으시기만 하면' 되는 그날이 아니던가요? :)
보기 좋고 맛있는 것으로 예쁜 박스 받으시길 바랍니다^^
Commented by Charlie at 2009/02/12 09:24
하지만, 지금까지의 관례에 따르면.. 바짝거리는 것+단것+향기로운것 을 조공으로 "바쳐"야 합니다.
초콜렛은 제 자신에 대한 선물. 아.. 제 자신이라 행복해요~ ;)
(어....)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2/12 09:37
후흐흐 아름다운 조공인데요^^
저도 누가 저에게 발렌타인 기념으로
도쿄의 토시 요로이즈카 케이크를 먹도록
슝...하고 보내줬으면 좋겠습니다.
생선횟집(!)처럼 눈 앞에서 데코레이션을 해서 건네주면
고이고이 받아서 꿀꺽 먹어버리겠습니다 하하
Commented by marlowe at 2009/02/12 09:24
크리스마스도, 발렌타인데이도 본래의 뜻을 잃고 점점 상술의 수단으로 변질되어 안타깝습니다.
(제가 솔로라서 이런 말 하는 건 절대 아닙니다!)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2/12 09:31
철저하게 물건 사고 파는 것을 오락으로 즐기는 두 나라가 있다고 저는 생각하는데 그게 미국과 일본이라고 보거든요...(정말 두 나라 사람들은 여행이 곧 쇼핑이나 액티비티가 전부인 경우가...ㅠ ㅠ ) 그러니까 아마도 일본 사람들은 즐겁게 발렌타인데이의 새 물건이 나오는 것을 보는 것이나 사는 것을 즐기는 것 같습니다... :)
(제가 초컬릿이나 사탕이 아니라 항공권이나 마일리지를 나눠주는 그런 날이 있었으면 바라느라 초컬릿이나 사탕을 얕보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Commented by NINA at 2009/02/12 10:19
음 핑크 셔츠 안입은 남자가 싱글임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로군요.. (라고 생각하는 싱글녀;)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2/12 11:02
아 확실하군요
싱글이 아닌데 핑크 셔츠를 제 손으로 살 수 있는 남자도 아주 많지는 않겠지요
정확합니다 ^^
Commented by 브라킹 at 2009/02/12 10:20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을 주는 것도 일본의 초콜릿이었나 암튼 무슨 회사 영업직원이 낸 아이디어로 그게 대박을 터뜨리고 롯데백화점이 한국에 생기면서 80년대 후반인가 중반 때 한국에도 밸런타인 데이 때 초콜릿 주는 풍습이 생겼다고 예전 강의에서 들었던 기억이 나요. 일본인들은 워낙 새로운 제품을 거부감 없이 잘 받아들여서 오히려 2월 14일을 빌미로-_-; 신제품 만들고 사는 재미를 즐기는 건 아닐까 싶네요 키키~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2/12 11:04
그런 것 같습니다 :)
일본은 정말 무슨 기념이나 무슨 한정으로 색다른 새 제품이나 포장을 하고 그걸 골라서 사고 맛보고 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라라 발렌타인데이 탄생이 아주 잘 어울렸던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하고 발렌타이데이으 싱크로율은 어떤지 모르겠지만요 :)
Commented by sikh at 2009/02/12 10:35
아악 성 발렌타인...! ㅠㅠ 그에게 격렬히 핑크색 팬티를 입혀보고 싶지만...! 입수방법이 없네요 orz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2/12 11:05
땡땡이 무늬가 가장 인상적일 것도 같은데...
일본엘 가야 입수가 되겠습니다 :)
Commented by guriguri938 at 2009/02/12 10:58
쩝..솔로서민의 시각으로 '그저 평범한 날에 괜스레 날뛰는구나'라고 말할수 있는 날이죠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2/12 11:08
음... 내년엔 평범하지 않게 보내시길 바랄께요 ^^
제 취향도 무슨무슨 기념일이나 초컬릿이나 사탕같은 선물과는 멀고 멀지만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분들은 미리부터 준비하면서 즐거우시겠죠^^
사실 전 정월 대보름의 나물 먹는 것이 더 어울리는 사람이예요 흐흐
Commented by 현재진행형 at 2009/02/12 11:02
.....없습니다. 생기면 초콜렛 팬티라도 입혀줄 텐데 없어요. 흑흑흑 ;ㅁ;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2/12 11:09
내년엔 꼭 녹아내리더라도 초콜렛 팬티라도 입히시기를 흑흑흑
아니 아직 남은 이틀 사이에 무슨 일인가 재미있는 사건이 생기시기를 후와이륑!
Commented by 마지막천사 at 2009/02/12 11:08
잇힝~ 뭐래도 고디바가 최고!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2/12 11:11
말 위의 고디바 여사의 사랑을 받으실 분이시옵니다 :)

그나저나,
저는 이때까지 고다이바라고 발음을 했었는데
덧글 주신 것들을 읽다 보니 원래 '고디바'인가 봅니다ㅠ ㅠ
Commented by nabiko at 2009/02/12 11:35
일본의 세심한 마케팅의 승리-랄까요.대단하다 못해 무섭습니다..;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2/12 14:50
그들은 즐기니까요- 우리나라에 식당이 많은 것처럼 일본을 돌아다니다보면 상점이 너무 많아서 도대체 사람들이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사지 않는 한 이것이 어떻게 유지가 될까 의문이 들거든요. 그래서 있던 것들도 한정판, 특별판을 만들어 판 사람에게 또 팔고 이런저런 데이를 만들어 또 팔고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순전히 제 생각이지만요 :)
Commented by Shoo at 2009/02/12 12:39
가만히 보고 있으니 전 죄다 저 자신에게 주고 싶어요...
아 맛있겠다.. ㅠ_ㅠ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2/12 14:54
주고,
받으세요, :)
그리고
앙^^
하고 입안에 넣으시는 거죠^^
셀프로^^
Commented by 키르난 at 2009/02/12 13:19
이번 주 토요일은 종일 두문불출하고 있다가 저녁 무렵, 그저 마트에 가서 끝물 초콜릿을 저렴한 가격에 구해오는 겁니다. 녜. 그날은 다양한 초콜릿을 싸게 구할 수 있는 날이라니까요.-_-y~

고디바 입점 소식은 저도 들었지만 고디바는 초콜릿 자체보다 홍차나 커피나 주변 상품들이 더 궁금한 고로 먼산바라보기만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싱글이기 때문은 절대 아닙니다.(콜록)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2/12 14:57
저 오늘 이글루스 메인 보고 이상하다 싶은게... 고디바 입정 소식에 어 이상하다, 우리나라에 고디바 매장이 없었나? 하는 거죠. 옛날에, 20년 전쯤 전에 이미 압구정동에 고디바 매장이 있었는데... (초콜릿 판매 위주였죠)... 포스팅을 클릭하고 들어가서 한 번 봐야겠습니다 :)
Commented at 2009/02/12 13:2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2/12 14:57
그러게요~
Commented by 앙녀 at 2009/02/12 15:55
핑크팬티를 하나 사야 할꺼 같은데요.. ㅋㅋㅋ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2/14 02:48
양말과 넥타이를 꼭 맞춰서 사셔야 합니다... ^ㅁ^
그리고 3종세트만 갖춰 입은 뒤 초콜렛을 헌사하세요~흐흐
Commented by 시엔 at 2009/02/12 21:37
핑크팬티 사진에서 넘어갔습니다 ㅎㅎ
이건 저도 보도 못한 장면이군요 으하하~~~

고디바 초콜렛... 아... 고디바!!!!
오다이바에 나가서 초콜렛 음료를 쭉쭉- 빨면서
돌아다니고 싶네요;;
영 시간은 안나서 문제지만요 OTL...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2/14 02:50
일단 선물을 입은 모습을 보기 위해서라도
핑크의 밤이 필요한...
그런 발렌타이데이가 되는 것이지요 껄껄
Commented by 태니 at 2009/02/13 09:21
=_= 13일의 금요일vs 싱글의 2.14 둘중 어느게 더 무서운 날일까요.
ㅠ_ㅠ이번에 홍콩가서 고디바초콜렛드링크 먹은 기억이 나네요.
사진이나 꺼내보렴니다 .흑.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2/14 02:53
오 그러고보니 둘 다 만만치 않습니다...!
하지만 13일의 금요일은 모두가 겪는 것이고...
싱글의 2.14는 싱글들만 겪어야 하는 것이기에...
아무래도 2.14의 대비책이 더욱 절실하겠습니다...^^

이 포스팅에 싱글 커밍 아웃 하신 덧글러분들이 꽤 있으시므로
서로 눈여겨 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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