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1월 19일
[포르투갈] 6) 7박 8일 / 짙고 강한 더블 에스프레소와 녹색 와인 비노 베르드, 브랜디 맛의 포르투 와인

누구나 떠올리는 그 이탈리아만이 해결책은 아니라고 여행유전자는 말한다.
이탈리아에서 정반대의 유럽 대륙 서쪽에 있는 포르투갈에서도 그들은
진하디 진한 더블 에스프레소의 향이 아니고서는 커피를 논하지 않는다.
북아프리카와 아랍, 그리고 대항해시대가 전해준 축복이 바로 커피이기 때문에
북아프리카와 불과 한 두 시간의 뱃길이자 대항해시대를 연 포르투갈은
커피를 옛모습대로 먹을 수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포르투갈의 커피는 우리나라에 널리 퍼진 갖가지 브랜드들과는 많이 다르다.
우리나라에서 이따금 볼 수 있는 커피 브랜드인 델타DELTA가 포르투갈에서는 천하무적 제왕.
반면에 포르투갈엔 별다방도, 콩다방도, 할*스나 앤젤*너스, 이*야, 파스*치,
무엇이든 그런 류의 카페라면 '무조건 없다'!
단언하자면, 포르투갈엔 그대가 '여유있게 몇시간이고 아메리칸 커피를 마시며 책 한권을 읽을 수 있는 그런 '카페'는 없다. 진하게 농축한 작은 커피잔을 손가락에 끼고 단과자나 식사를 함께 할 카페나 파스텔레리아, 레스토랑이 그대를 기다릴뿐...
6. 짙고 강한 더블 에스프레소와 녹색 와인 비노 베르드, 브랜디 맛의 포르투 와인 / 포르투갈에서 꼭 마실 것들
커피뿐 아니라
분명 포르투갈에서도 맥주를 뜻하는 단어가 버젓이 cerveja라는 명칭으로 버젓이 존재하건만 그들은 당신이
'싸그레스sagres'나 '쒸뻬흐복super bock'과 같이 맥주 브랜드를 외쳐주길 바란다.
그냥 영어로 beer(비어)를 말한다면 그들은 열에 아홉 vinho(비뉴 : 와인)를 대령할 것이다.

(위 사진은 클릭하면 속 시원하게 볼 수 있습니다)

여행유전자 입맛에 포르투갈에서 그나마도 가장 맛있는 맥주는 쉬뻬흐봌(수퍼복 super bock)이다.
늘어지게 시간을 보내며 묽은 커피를 마실 카페가 포르투갈엔 없는 것처럼
음식을 굳이 시키지 않고도 저녁 무렵 한 잔 술을 마실 수 없는 bar도 거의 없어서 아쉬움이 크다.
(낮의 한 잔이야 아무데서든 가능하지만 저녁이라면 문제가 다르다.)
도저히 맥주만 시킬 수는 없는 분위기의 테이블 셋팅 음식점 아니면 아예 새벽에 가야 좋은 클럽이 대부분.
포르투갈에서 생맥주를 시키는 법.
그것은 먼저 맥주 브랜드 이름을 댄 뒤,
한 손으로 생맥주 펌프를 꺾는 시늉을 하며 입으로는 '프레숑'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프레숑'이 안된다면 그 집은 생맥주가 아닌 병맥주만 파는 집이다.
그 멀리 유럽까지 갔는데 (심지어 바다 건너 일본이라도) 병맥주가 될 말인가, 프레숑을 즐기라.

영업조직께서 열심히 뛰시는지 곳곳의 술집에서 사그레스만 먹을 수 있는 곳이 훨씬 더 많다.
(대체적으로 포르투갈의 북부는 쉬뻬흐복, 중남부 이하는 싸그레스가 잡았다고나 할까)
맛 자체는 사실 썩을 맛이라고 부르기엔 죄송할 정도로 부드럽고 약한 대중적인 맛인데
개인적으로 몇 잔 먹지 않고도 좀 곱지 않게 취하는 경향이 있어 여행유전자 혼자
포르투갈의 국민 맥주인 '사그레스'를 감히 '썩을레스'로 부르고 계시다.
▼ 좀 신기한 것이라면 포르투갈에선 심지어 맥주를 맥도널드나 샌드위치 가게에서도 사 마실 수 있다는 것.
(포르투갈은 워낙 하루 자고 나면 바뀌는 나라라 누군가 이 글을 읽을 당시는 그렇지 않을 수도)

한편, 포르투갈에서는 와인을 비뉴(vinho)라고 한다. 그 중에서도 레드 와인은 tinto(띤뚜),
화이트 와인은 blanco(블랑코)라고 하고
포르투갈 북부 지방인 포르투(porto) 두로(douro) 강변의
브랜디 맛 가득한 특유의 레드 와인을
전세계적으로 포르투 와인이라고 부른다.
브랜디와 섞었기 때문에
일반 와인보다 알콜 함량이 높고 달콤하며
취기가 강한 디저트 와인이다.
리스본은 포르투의 정 반대 라이벌 도시이지만
관광객을 위한 포르투 와인 가게들이 곳곳에 있으니
원한다면 맛을 본 뒤 살 수도 있다.
기존의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단 맛에 브랜디 향이 톡하고 나는 것이
입맛에 맞지 않으니
꼭 먼저 테이스팅을 해 본 뒤 사는 것이 좋다.
하지만 포르투갈에만 있는 '녹색 와인'이란 뜻의
비뉴 베르드(vinho verde)는
화이트 와인과 샴페인의 중간 와인으로
여름에 시원하게 마시기 좋아 누구라도
음식 와인으로 깔끔하게 마시기 좋다.

그 밖에도 포르투갈 지방을 다니다보면 지방 특산주(예를 들어 중부지방의 오비두스Obidos의 시큼한 체리 특산주를
그 고장 특유의 머그 컵이나 초컬릿 잔에 먹는 Chavena de chocolate com Ginjinha)를 만나게 되거나,
민트잎을 띄운 알 수 없는 허브향 디저트 술▲을 추천받을 수도 있다.
지금까지 말한 포르투갈의 음료는 메뉴판에서 보면 bebida(베비다)에서 찾으면 된다.
bebida는 스페인어로는 bevida(베비다), 영어로는 beverage(비버리지)다.

▲ 술 고픈 것보다 목이 마른 여행자에게는 시원한 입맛과 강렬한 당, 비타민의 아름다운 세례를 내려줄
이베리아 반도만의 멋진 오렌지 주스가 기다리고 있다.
들리는대로의 이름은 sumo de laranja natural(쑤무 드 아란야 나뚜랄)'
= 주스, 의, 오렌지, 생’이란 뜻이니
말 그대로 오렌지 생과즙 주스를 곳곳에서 1유로 정도에 내려준다.
기성제품처럼 껍질까지 다 갈아버리는 게 아닌 생과일 주스라
전혀 떫지 않고 시원하고 달콤한 필수!필수!필수! 음용 아이템이다.
◀ 또한 유럽 여행에서 우리들에게 가장 중요한
생수 브랜드에 관한 정보가 남았다.
포르투갈에서 생수를 살 일이 있다면 무조건 루조Luso로 산다.
포르투갈의 루조=스페인의 네슬레 생수=프랑스의 볼빅=한국의 삼다수
맛이다. 개스가 없는 것으로 사는 것은 일반상식.
그런데 지나와서 보면
술이건 물이건 라란야 쑤모건,
그런 때 가장 시원하게 갈증이 풀어졌던 것 같다.
뜨거운 햇살과 나른한 여행자들의 시간이 뒤섞이는 곳에서
며칠쯤은 기꺼이 여행 일정을 뒤로 미뤄버리기로 결정하는 그 때, 그런 때.

(위 사진은 클릭하면 속 시원하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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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트를 클릭하면 전후의 글을 볼 수 있습니다.
1. 알파마의 언덕에서 리스보아와 떼주강을 내려다 보다 / 바이샤 + 알파마 오후 나절 세트
2. 일요일의 벨렘, 제로니모스 수도원과 대 항해 시대 / 벨렘 지구 점심 나절 세트
3. 눈물이 핑 도는 단과자, 광장의 군밤, 심지어 지중해식 패스트푸드 / 포르투갈에서 꼭 먹을 것들 ①
4. 갖가지 샐러드와 전채 요리, 특유의 토속적인 요리 / 포르투갈에서 꼭 먹을 것들 ②
5. 유럽에도 밥과 생선이 주식인 나라가 있다 / 포르투갈에서 꼭 먹을 것들 ③
6. 짙고 강한 더블 에스프레소와 녹색 와인 비노 베르드, 브랜디 맛의 포르투 와인 / 포르투갈에서 꼭 마실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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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변방의 미술관이라 무시하지 마시길 / 굴벵키안 미술관과 엘 꼬르떼 잉글레, ZARA
이후에 곰탱과 진짜 여행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올릴 계획입니다. 기대해 주세요.
# by | 2009/01/19 16:54 | 유럽 땅끝 이베리아 버스여행 | 트랙백 | 핑백(2) | 덧글(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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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포르투 와인 생산량의 많은 부분이 영국 수출용이라고 하네요
의외죠? :)
유명하기야 와인이 유명하니 와인이 먼저 떠올려지는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 제 포스팅의 내용의 사진 세 장이 모두 와인인데요 뭘요^^ 글에선 특색있는 비뉴 베르드와 포르투 와인만 소개했지만 대부분의 일반 와인들은 일반적이라 굳이 설명을 하진 않았습니다. ^^
역시 제 생각은 한국을 뛰어넘는다는..(뭐 다들 한번쯤 저런 생각 해보셨겠지만 ㅋ)
좋은글 보고 가요!~^^
^^
역시 입맛이 아이디어를 주는 건가 봅니다.
한국에서도 KFC에서 치킨과 함께 맥주를 팔던 시절이 있었답니다.
언제 한 번 꼭 포스팅 해 보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
대체 뭐가 벌어진 걸까요? :)
웬지 저 와인이나 디저트 술... 이런거 땡기는군요
워낙 단술을 좋아해서요 ㅎㅎ
제가 마지막 문장을 쓸 때쯤 정신이 오락가락해서
다시 읽어보니까 아사모사하네요 :)
그 때 ->그런때로 살짝 바꿨습니다.
여행중에 에라 모르겠다 일정을 바꿀때
묘한 쾌감이 너무 좋지요!
그 자리에 있던 세 명이 모두 감탄을 한 적이 있어요.
향긋하다...^^
포르투갈도 포르투갈이지만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은 가로수가 아예 오렌지일 정도니까요...
(바닥에 떨어져 납작해진 오렌지를 보고 무엇일까 처음엔 생각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저는 위가 별로 안 좋아서 그냥 커피도 맘대로 마시질 못해요 :)
포르투갈 에스프레소(비카)도 옆에서 맛만 보았습니다.
무슨 약 하는 사람처럼 원두 냄새만 맡으며 좋아라하는 그런 불쌍한 사람입져 ^^
딱 목마를때 딱 뚜껑을 비트는데 피식--- 소리가 나면 눈물이 나죠 :)
그런데요, 욕하다 정든다고,
이제는 쌀국수에 팍치를 제대로 넣어야 제 맛 같아 맛있듯
심지어 우리나라에서도 가끔 탄산수를 사 마시기도 한답니다^^
시원한 맥주 한 잔~
햄버거 먹다 취하는 거죠~ 흐흐흐
(그래서 저는 간 적은 없으나 상상만으로도)
저도 커피는 좋아하지만
몸이 받쳐주지 못해서 자주 마시지를 못한답니다.
포르투갈의 특유의 저 진한 커피는 정말 '맛만' 볼 수 있었구요 :)
사람이 좋으면 그 나라도 좋아보이죠 :)
저를 만났던 사람들이 코리아를 어떻게 생각할 지 궁금합니다^^
아 갑자기 걱정스럽네요
어쩌면 맞는 것 같네요^^
여행유전자님의 포스팅을 보니까..
남다르긴 남다른 것 같습니다 :)
한국에서는 파는 곳이 많지 않아서 아쉽다고 생각햇는데 얼마 전에 모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포르투갈 와인 행사를 하더라구요. Sandman(현지인들은 잔더만이라고 발음했던;;;), 글라스로 만오천원이라 포기했지만요^^
비뉴 베르드는 아직 마셔보지 않았어요. 흑. 언젠가 꼭!
햇살있던 그 날 두로강변의 잔더만에 앉아있던 사람들 생각이 납니다-
헉 그런데 글라스로 만오천원인가요ㅠ ㅠ
테이스팅하면 그냥도 마실 수 있는 한 잔이ㅠ ㅠ
물론 등급이 다르겠지만-
혹시 포트 와인 그리우시면
코스트코에 테일러 것으로 팔고 있으니까 그게 가격이 제일 나을 거 같습니다 :)
저와 같이 다닌 여행자는 처음에 너무너무 좋아하다가
한 1주일 되니까 묽은 커피 마시고 싶은 병이 나더군요^^
멋지게 다녀올 것 같아서 갑자기 부러워지네요
꼭KFC에서 맥주를 판 시절의 이야기 꼭 포스팅해주세요 ^^ !!!!!~~!
감사합니다 :)
카푸치노가 아닌 커피에도 가끔 넣어서 마십니다 :)
여행중에 맛 본 음식들은 음식 그 이상의 추억이라 여행지와 함께 그 곳에서 먹었던 것들도 함께 생각이 나곤 하죠 :)
저 이 시리즈를 몽땅 가져가고 싶네요.
책으로 만들어 가야할까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