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들어 처음 내린 눈


가끔씩 난 아무 일도 아닌데 음 괜스레 짜증이 날 땐 생각해.
나의 동네에 올해 들어 처음 내린 눈.

짧지 않은 스무 해를 넘도록
나의 모든 잘못을 다 감싸준 나의 동네에
올해 들어 처음 내린 눈.

내가 걷는 거리 거리거리마다
오 나를 믿어 왔고 내가 믿어 가야만 하는
사람들 사람들 사람들 사람들.

그리고 나에겐 잊혀질 수 없는
한 소녀를 내가 처음 만난 곳.
둘이 아무 말도 없이 지치는 줄도 모르고
온종일 돌아다니던 그 곳.

짧지 않은 스무 해를 넘도록
소중했던 기억들이 감춰진 나의 동네에
올해들어 처음 내린 눈.


2009년 올해들어 처음 눈이 온다.
이른 아침에 달려 나가 사진을 찍고 들어온다.
 그리고
나는 김현철의 '동네'라는 노래에 비 대신 눈을 넣어 불러본다.
김현철도 나도 짧지 않은 스무 해를 훨씬 이마아아아안큼 뛰어 넘었지만
노래 속의 올해들어 처음 내린 비가
올해들어 처음 내린 눈으로
지금 나의 창 밖으로 날리고 있다.

by 여행유전자 | 2009/01/16 09:02 | 여행유전자의 평범한 일상 | 트랙백 | 덧글(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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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hoo at 2009/01/16 09:14
저희 동네도 지금 눈이 내리고 있어요 :)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1/19 17:08
실시간 날씨 정보...! :)
Commented by 섭씨0도 at 2009/01/16 09:49
많지도 적지도 않은게 딱 첫눈의 느낌이네요..
왠지 저도 눈 본 것 처럼 기분이 좋아져요! ^^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1/19 17:08
^^
기분이 좋았습니다.
정말 딱 첫눈같은 느낌이었죠.
Commented by 유우롱 at 2009/01/16 10:59
앗 올해들어 처음인가요?
저희 동네는 이제 슬슬 그칠 것 같아요 눈발이 많이 잦아들었네요-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1/19 17:09
네 이 때쯤 저희 동네도 잦아들었던 것 같습니다 :)
역시 실시간 날씨 정보 블로그 였네요^^
Commented by 키르난 at 2009/01/16 11:50
아침에 우산을 들고 나가지 않아 간만에 눈을 맞으며 걸었는데 은근히 괜찮더라고요. 목도리에 쌓이는 것만 빼면...^-^; 하지만 후폭풍인지 지금 몸이 덜덜 떨려옵니다.; 눈 맞은지 몇 시간 뒤에야 체온 저하가 나타나는 걸까요.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1/19 17:10
^^
후폭풍 조심하세요 :)
전 머리가 젖으면 꼭 감기가 걸리더라구요...
Commented by 다크루리 at 2009/01/16 13:22
왠지 제대로 된 눈을 보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사진 느낌도 너무 좋네요.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1/19 17:10
아침에 잠시 내린 눈이라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
Commented by cheb at 2009/01/16 13:44
저도 이 노래 가사의 '비'를 '눈'으로 착각해서 부를 때가 많은데, 눈으로 바꿔 불러도 좋은 것 같아요.
아침에 출근하며 허겁지겁 뛰느라 제대로 느끼질 못했는데 저녁엔 가사를 바꾼 '동네'를 흥얼거리며 눈 위를 걷고 싶네요.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1/19 18:27
^^
앞부분은 잘 몰라서 뭉개서 부르고
올해들어 처음내린
부분에서만 갑자기 소리가 커지는
그런 노래 수준을 겁없이 자랑하며 지나는 이가 있다면

가사의 비를 눈으로 바꿔 부르며 흥얼거리는 이가 있다면
한 번 쳐다보세요
저일지도 몰라요 ^^
Commented by 현재진행형 at 2009/01/16 13:45
올해 첫 눈이로군요! ^^ 보스톤은 추워서 코가 떨어질 지경이에요. ㄷㄷㄷㄷ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1/19 17:13
제가 방금 주워온 이게 현재 진행형님 것이었군요.
예쁘게 생기셨네요^^
택배로 보내드릴께요^^
Commented by 현재진행형 at 2009/01/19 17:20
감사합니다.

보스톤은 어제 밤부터 눈이 펑펑 오고 있어요. 오후에 잠시 멈췄다 다시 내리기 시작했네요. ^^: (은근히 지붕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1mokiss at 2009/01/17 00:03
글쎄 며칠전에는 눈이 안오기로 유명한 대구에도 출근길에 대단한 함박눈이 내렸지요. 덕분에 은재가 생전 처음으로 이렇게 많은 눈이 오는 것을 보았어요. 금방 다 녹기는 했지만요-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1/19 17:14
은재 이름이 이쁘네요 :)
아기들은 얼마나 놀라울까요?
생각지도 못 한 광경이 눈 앞에 벌어질테니까요!
Commented by 줄라이안 at 2009/01/18 02:00
마지막 사진에서 눈 결정체들이 뭉쳐있는 것이 보이네요. 간만에 따뜻한 눈을 만났지요 :)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1/19 17:15
네 :)
눈이 딱 그렇게 와 줘서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와서 결정처럼 예쁘게 내려앉았다가 눈물처럼 사라지겠구나
예쁘고 애틋하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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