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 고택 안동 임청각에서 아침 밥상을 / 한겨울 안동 여행 ④

사실 사정은 이러했다.

같이 떠나 온 '곰의 심장', 그 인간이 내게 말하기를. 임청각은 99칸 양반 가옥으로 유명할 뿐만 아니라 조선 최초의 요리책을 발간한 종가집이라고 했다. 그러니 그 자손이 면면히 그 맛을 이어받아 한복 치마 저고리를 다 받쳐 입은 채 우리를 기다리는 모습을 하실 것이라고 나에게 암시했다.

그래서 나는 종부 할머니를 기대했다.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세월이 21세기를 향하여 간다한들 이 곳은 정지된 곳입니다- 하며 밥상을 호령하실 우리 정정한 시골 종부 할매를...시집 오던 새색시때에는 곱던 그 얼굴이 종부 생활 끝에 깊게 패인 주름을 감추지 못하며 우리를 안채로 데려 가시는 그 엄정한 자태를...!

그러나 그게 아니더라. 집을 찾지 못하고 헤매는 우리를 인도하기 위해 임청각의 형님께서 큰 길가에 나와 우리를 인도하셨으나 임청각에 들어가서 큰 종부 할머니의 자취는 간 데 없었던 것이다. 대신 우리의 헛헛한 마음을 미리 아셨음인지 안채로 우리를 들이셔서 환대해주신 형님과 아주머님의 국화차와 안동 사과 대접에 우리 마음은 홀랑 넘어갔으니 말이다. 그 일대에 유명한 무슨 절의 스님이 만든 (경상북도의 국화차로 유명한 사찰을 검색하면 다 나올 것이다) 국화차에 우리의 심성을 잠시 가라앉히고 이어서 향긋한 안동 사과에...저녁에 이어 주신 장작불 고구마며 귤이며 뭐며... 인심이 정말 대단했다.

나중에 안동 일대를 돌아보고 알았으니, 텔레비전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나도 그런 다큐멘터리를 한 적이 있는데 그 때는 정말 아주 옛날이라 요즘과는 또 달랐다. 10년 전만 해도 명분이라는 것에 종가집 아들들이 아무 것도 못하고 고향의 종손으로 남아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 종가집의 모습이 촬영을 위해 날짜를 잡은 것이 많았을 것을 다시금 인정해야만 했다. 다른 고택의 종손들도 안동 시내나 서울 강남에 올라가 계시며 두 집 살림을 하시는 듯 하였다.(5,60대 이상의 종손들께서는 실제 사시는 분도 꽤 계시지만 그 아들 세대 종손들이 그 집에 사는 경우는 정말 많지 않았다)

아침 밥상은 그냥 건너 뛰고 여기 저기 다니면서 아점을 먹자고 곰의 심장과 나는 합의를 보고 임청각 아재께 '아침은 먹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 때 아재는 아궁이에 장작을 힘차게 넣으시다 말고 뒤돌아서시며 이렇게 말씀하는 것이었다.

"아침을 같이 먹어야 정이 들지 않겠슨니껴!"

그 한마디에 우리는 '아이쿠 그렇지요! 그래야 정이 들지요! 저희가 일정을 조금 늦게 시작하겠니더!...'라고 계획을 순식간에 바꿀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대답한 것이 우리들의 아주 잘~~~한 선택임을 다음날 아침에 곧 알 수 있었다. 정말로 그 음식들이 꿈같이 맛있었던 것이다.

내가 나고 자란 서울에서는 맛있는 음식에 대해서 '슴슴한 것이 좋다'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서울 음식을 평할 때 자극적으로 맵거나 짠 음식보다는 슴슴~한 간에 깊은 맛이 나는 음식에 더 높은 점수가 매겨진다. 그래서 '슴슴하다'라고 말 할 땐 '싱겁다'는 나쁜 뜻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맛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구수한 깊은 맛이 부담스럽지 않게 깔끔하다. 이런 뜻이 있다.

그런데 내가 이전까지 다녔전 경상도 음식에는 전혀 한 마디도 해 줄 수가 없었던 표현이 역시 '슴슴하다'라는 표현이었다. 아직도 기억난다. 사투리 취재를 위해 외지 사람들이 그다지 찾지 않는 곳인 청송에서 주왕을 훑으며 내려갈 즈음, 우리 취재팀은 어느 음식점에 들러 '김치 찌개'를 주문했다. 그러나 이윽고 나온 김치찌개엔 국물이 거의 한방울도 없이 짜잔한 것이, 메뉴판에 쓰인 김치볶음과 헛갈려서 내오신것 같았다. 우리는 깜짝 놀라 아주머니를 불러 말씀을 드렸다. '아주머니, 저희는 김치찌개를 주문했는데요'. 그러자 아주머니께서 이게 김치찌개가 맞다고 퉁명스럽게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그 때까지 조용히 있던 포항 출신 조연출이 조용히 말을 시작했다. " 이 동네는 이게 김치찌개야! 우리 김치찌개엔 국물이 엄써!"

아직도 그 다음의 우리 대답이 기억이 난다. 우린 AD 디케이군에게 메뉴판의 '김치 볶음'을 꾹꾹 눌러대며 '이게 김치 찌개면 김치 볶음은 어떻게 나온단 말이냐!'며 항의를 했다 (그 출장 취재동안 전라도 PD, 경상도 AD, 서울 작가, 충청도 자료조사원이 옥신각신 재미있는 일이 많았다)... 이야기가 옆으로 흘렀지만 아무튼 오늘의 토픽은, 많은 시간이 흘러 안동의 고성 이씨 500년 종가 임청각에서 받아든 아침 밥상의 음식들이 정말 너무나도 맛있게 슴슴했다는 것이다.

고추 튀각은 생전 처음 본다 치고, 깨,파,실고추같은 웃고명 양념 없이 간장으로만 깔끔하게 구워진 두부 구이, 나른한 무 나물과 함께 곁들여진 비지 범벅 냉이 나물, 버섯 나물, 간고등어, 역시 깨라든지 실고추 같은 장식이 전혀 없는 가지 나물과 설컹하게 덜 절여진 방식의 호박 나물과 서울처럼 소금간이 아니라 간장간만 한 시금치 나물,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슴슴한 경상도 음식이라니! 정말 잘 먹었다! 최초의 요리책을 쓰신 종가집 할머니 안 계셔도 저희는 만족합니다~

혹 계셨으면 저 가마솥에 우리 밥을 지어주셨을까? (여자 노비들이 사는 안쪽 행랑채로 들어가는 입구의 가마솥)

여자 노비들이 새벽부터 나와서 일을 했을 행랑채 건물 지붕으로 보이는 좁은 하늘. 여자 노비들의 공간이라 마루가 따로 없고 앞족으로 좁은 툇마루만 붙어 있다. 이 마당은 부엌의 용도로도 쓰였다 한다.

겨울을 준비하며 집에 걸려있던 우거지.


강아지 녀석,
사진 찍어 주겠다는데 하품을 쩌억 하는 바람에
얼굴 모양 희한하게 나왔다.
이 너른 집을 지키기엔 너무 조그만 이 녀석은
어찌나 손님을 좋아하는지
처음엔 괜히 한 번 눈길 끌려고 컹컹 짖더니
그 앞을 한 몇 번 오가자마자
지나가기만 하면 꼬리를 흔드느라 난리였다.
행여 흔드는 자기 꼬리를 못 볼까봐
눈 앞에 꼬리 쪽을 보이며 뱅잉까지 하길래
기특해서 한 장 또.


이 고택은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대문에서 안채까지 오기까지는 노비 남자들의 공간인 바깥 행랑채 (13칸이나 된다!)를 거쳐 계단을 오르도록 만들어 놓았다. 건물군이 남녀와 계층별로 뚜렷한 구분을 이루고 위계질서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란다. 이 계단을 올라야 양반 남자들의 공간인 사랑채, 양반 여자들의 공간인 안채, 노비 여자들의 공간인 안행랑채로 오게 돼 있다.

(이 집의 첫 인상은 대체적으로 이런 분위기였다 ↑ 무엇인가 어두운 진짜 오래된 집...)

사실 어제 저녁에 이 집에 처음 들어오자마자 나는 흐흐흐하는 말투로 말했었다...
"(아재 들을까 소리 죽여) 끄응...여긴 진짜...진짜 '고택'이다...흐어..."
우리를 안내하는 아재를 따라가며 등 뒤로 우리는 암호같은 눈빛을 주고 받았다...
'아아 진짜, 진짜, 진짜 '고택'이다...'

우리는 안내 받은 방까지 음전하게 따라가 음전하게 인사를 하고 방문을 음전하게 닫았다.
그리고!
방문을 닫자마자 소리없이 쿠케케케 웃으며 방바닥을 데굴데굴데굴 굴렀다.
이번 여행의 실무를 담당하여 이 집을 예약한 곰의 심장은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소리없이 깔깔대며 내게 말했다.
"야, 나 아무래도 사고쳤나부다 킬킬!"
나는 여전히 데굴데굴 방안을 굴러다니며 킬킬 대답했다.
"야, 이건 고택 체험이 아니라 호러 체험이야!"
"우리 호러물 하나 찍고 가는 거 맞지?"

곰심장은 자기가 예약을 했기 때문에 그 밤의 서늘한 한옥 분위기에 책임을 느끼는 듯 '인터넷 사진 작가에 속았다!'는 분위기였지만 사실 나는 곰심장의 선택이 너무나 좋았다. 새로 건물을 지어 반짝반짝한 한옥이 아니라 정말 있는 그대로의 고택, 정말 사람이 살고 있는 안채와 같은 중정을 쓰는 이 방(방의 벽지나 바닥 모두 깔끔하다), 아직 무슨 '민속 타운'이런 이름이 붙어 변질된 것이 아닌 집 그대로의 모습. 깜박 잊고 요 밑으로 다리를 뻗쳤다가는 그대로 살이 다려질 온돌 바닥...

정말 걱정했던 화장실과 샤워 시설은 절대 걱정할 필요 없는 반짝반짝 새 시설이 편리하고 깨끗하게 잘 돼 있었다. 더 바랄 것이 없었다. 게다가 눈을 뜨고 설명과 함께 이 곳을 들러볼 때 이 곳은 더욱 의미가 있는 곳이었다. (다음 포스팅에 계속)

*** 글을 끝까지 읽지 못하신 분들께서 혹시 오해하실까해서 노파심에 알립니다 *** 
'호러 체험 첫인상'이라고 들뜬 마음을 갖기도(!) 했지만 분명히 본문을 몇 문장만 읽어보면 임청각은 인위적이지 않은 고택의 모습 그대로에 깔끔한 숙소, 현대적인 화장실, 맛있는 음식의 인상 깊었던 고택 스테이 체험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으실 것입니다. 또한 이 곳의 특별한 의미를 적은 다음 글도 꼭 이어서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 댁의 사랑채인 군자정君子亭에서는 마룻바닥에서 일본 교토의 니조성이 갑자기 생각났다. 지금 생각하니 교토의 니조성보다 여기가 100년이 더 된 곳이다. 아무튼 400년이든 500년이든 한국이든 일본이든 오래된 곳의 느낌이라는 것이 있나보다. 그럼에도 한국의 다른 곳이 떠오른 것이 아니라 교토의 니조성이 떠올랐다는 것이 희한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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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절취선)---------------------------------------------

[hertravel의 아름다운 우리나라 여행 정보 - 임청각으로 가는 길]
 
임청각 臨淸閣
 고성 이씨 임청각파 종택
법흥동 20 / 054) 853-3455
법흥 5거리 갈라지는 길 중에서 동네 주차장처럼 돼 있는 쪽으로 들어가면
주차장 끝에서 내려가는 작은 길이 있다.
중채의 경우 방 가격은 1방 1박 5만원. 1인 아침밥 5천원이다.

------------------------------------------ (오늘의 마무리)--------------------------------------------

by hertravel | 2008/01/09 08:27 | 한 겨울의 안동 여행 | 트랙백 | 핑백(2) | 덧글(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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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JyuRing at 2008/01/09 08:47
확실히 경상도 음식은 '슴슴'하지요ㅎㅎ 하지만 그 소박함이 특색있게 맛있는 것 같아요. 고추튀각-어릴때 잘먹었는데 먹고 싶네요 T_T
안은 호러지만 화장실과 샤워는 잘되어있다니 전..참을 수 있습니다!!
근처의 할머니 댁은 아직도 지하수끌어올려쓰는 재래식 화장실과 욕실이거든요ㅎㅎ 아무래도 경상도쪽의 시골은 산골이라서 그런지 덜 수세식화 되어있는 것 같기도..T_T
Commented by 유즈 at 2008/01/09 09:03
아니죠 ^^;;
경상도 음식엔 절대 슴슴하다고 할수 없다고 하셨지요...
Commented by BbasyLover at 2008/01/09 09:13
경상도 음식은 슴슴과는 거리가 매우 멀죠 (...) 그나저나 경상도에서 20년을 산 저도 김치찌개를 국물 하나 없이 주는 집은 금시초문입니다 -_-+ 잘못 내고 다시 내기 싫어서 저런 거짓부렁이나 하고...

슴슴한 음식이면 강원도 쪽이 많이 발달한 것 같더라고요. 경상도는 매운 걸 모토로, 전라도는 뭐든 아끼지 않고 팍팍 집어넣어 풍부하고 감칠맛 나는 걸 모토로 하니까 ^^;
Commented by 난나 at 2008/01/09 09:15
아정갈한아침상! 배가고프군요 ㅜㅜ...
잘 봤습니다. 저도 가보고 싶어요!'고택'스테이!!>.<
Commented by 크리스 at 2008/01/09 09:23
저는 김치찌개에 당연히 국물이 없다고 생각했는데요. 김치 볶음은 기름 넣어서 볶은거지요. 김치찌개에는 재료 본래의 지방을 제외하고는 기름을 별도로 사용하지 않고요. 국물이 없지만 엄연히 둘 다 구분됩니다. 'ㅅ'

경상도 지방에서 '볶다'는 기름을 이용한 음식에만 사용하지만 다른 지방에서는 기름을 사용하지 않아도 '볶다'는 말을 가끔 쓰더군요. 저는 맛을 떠나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경상도 음식이 맞다고 생각해요.
Commented by marlowe at 2008/01/09 09:36
성급한 판단이겠지만, 호남의 음식이 원색이라면 영남의 음식은 중간색인 듯 하군요.
군에 있을 때, 우거지를 씻지않고 국을 끓여 한 소리 들은 생각이 떠올라요.

대도 조모씨의 말에 따르면, 경비견으로는 소형견이 좋다더군요.
대형견은 대범(?)해서 낯선 사람이 들어와도 가만히 있는 데, 소형견은 엄청 짖어대거든요.
Commented by Charlie at 2008/01/09 09:47
아직도 안동쪽 몇몇 종가집 장손들은 그렇게 살더라고요. 종친회 같은것도 힘이 강하고요.
상 가운데 저 무우나물이 눈에 막 밟히는군요. 그리워요.
Commented by 수현 at 2008/01/09 09:59
좋군요... 저 아재, 읽다 보니 제가 다 정이 들 것 같습니다. ^^ 참 정갈하고 깨끗한 밥상이네요.
Commented by 현재진행형 at 2008/01/09 11:21
제 동생 친구중에 꽤 뼈대있는 종가집 자손이 하나 있는데요 그 집 별장에 놀러갔다온 제 남동생 왈 "누님, 나 전설의 고향 찍고왔수!" ^^::::: 딱 저 어두컴컴하고 소박한 고택이었대요. 별장이 지은 지 100년 다 되가는지 넘었는지 하는 오래된 한옥이었다는 군요.
그나저나 저 밥상 정말 맛나보이네요. 미국에 앉아 침을 꼴딱꼴딱 하고 있는 인간이 여기 있어요. ^^
Commented by reina at 2008/01/09 12:41
아아. 점심전인데 완전 배고파요. 크흐.
근데. 저도 어릴때 조금 경상도 지방에서 살았었는데요. 경상도라고 해도 경북과 경남 남해가 또 완전 다르더라구요. 맛도 음식도 사투리도 심지어 사람들 성격도요!
고추튀각은 히히. 맛있어요.

오래된 한옥은 기분이 좋아요. 한여름에 맨질맨질한 대청마루에 누워 있으면 아주 세상이 편하다는.. 후훗.
Commented by 소마 at 2008/01/09 13:11
하아.. 사진만 봐도 슴슴하단 표현이 뭔지 제대로 박힙니다!
저런 고택 정말 좋아하는데 이 포스팅 읽고 마음이 흡족해질려합니다. ^^
Commented by Giggs at 2008/01/09 13:38
마룻바닥은 '우물마루'라고 우리나라 전통가옥에 많이 쓰이던 마루양식인 것 같습니다.
궁궐이라면 하나하나 정확하게 다 짜맞추었을 마루가 군데군데 되는대로 짜맞춰진 것이
원래부터 그랬는지, 후일에 보수하면서 그랬는지 몰라도 훈훈하게 다가오는 사진이네요.
Commented by skalsy85 at 2008/01/09 15:10
정말 집마다 다른가봐요. 경상도 출신인 제 친구네 김치찌개엔 국물이 많았었던것 같아요.. 개인 취향인지. ^^ 김치국만큼 국물이 흥건한(맛은 진하지만. :)

고택.이라는게 참 묘한 매력이라는게 있어서. 특히나 저렇게 뭔가 어떤 이야기가 있는 곳은 더 매력적이예요. 가보고 싶네요.. 진짜 그 아침밥상.. 컴퓨터 화면을 보고있으려니 침이 꼴딱꼴딱..+_+
Commented by Recce at 2008/01/09 15:28
경상 북도는 산하나만 넘어도 말 다르고 물다르고 맛달라서 한마디로 뭐라고 말하기 힘든 곳이죠^^
저희 아버지 고향인 영덕에서 진보나 근처 인천으로만 가도 말이 다른걸요.:)
Commented by 은냐기 at 2008/01/09 16:15
오래된 고택 대청마루와 온돌이라니...
생각만 해도 너무너무 좋네요.
게다가 정갈한 아침밥상을 받으면 진짜 중종이 부럽지 않겠네요^^
Commented by 에린 at 2008/01/09 16:47
경상도에서 한 번도 벗어나본 적이 없지만 김치찌개에 국물이 없다는 건 처음 들어봐요.
좀 진하게 끓이긴 하지만 어딜 봐도 찌개를 벗어나진 않는데... 국물이 없는 곳도 있나봐요?;
저희 집은 좀 싱겁게 먹어서 뭔 찌개든 국과 유사하게 끓이곤 하지만 이건 집 특성이고
일반적으로 보아오던 찌개 중에 국물없는 찌개는 단 한 번도 보질 못했어요.
Commented by Mh_Kāśyapa at 2008/01/09 18:59
경상도 안에서도 골골마다 음식이며 사투리가 다 다르더라구요. 대학 동기 중에 예천 포항 경주 안동 울산 대구 골고루 있었는데 억양과 사투리쪼가 다 틀리고, 각자 "이기 겡상도 맛이다!"고 외치는 맛도 다 틀리더군요. 나중에 부산 대구 경산 구미 영천 포항 울산 안동 다녀봤는데 포항 원조 물회 먹어보고 "아니 이렇게 희한하고 입에 안 맞는 맛이!" 하고 놀라기도 하고, 진주 가서는 한 마디도 못 알아들어서 길을 물어봐도 못 가고 안 물어봐도 헤매는 사태 발생. = = ;;;;

경상도 음식 중엔 안동과 진주가 최고 좋았어요. 안동은 점잖은 맛, 진주는 깔끔한 맛이랄까. 진주 안 가보셨으면 함 가보세요.
Commented by 취한배 at 2008/01/09 22:18
그쵸, 저는 중학교를 대구에서 다녔는데, 슴슴함과 거리가 먼 짜고 매운 음식 때문에 서울입맛인 저희 가족은 밖에서 밥을 먹을 때는 왠만하면 한식은 피했다는... 그래도, 경상도 음식 중에도 맛있는 게 있군요! 고추튀각, 맛있어요! 그리고 카시아파님, 안동과 진주, 기억하겠습니다. 참 한국도 구석구석 재미있는 곳이 많네요~
Commented by 티나 at 2008/01/10 01:05
안녕하세요!
그동안 잘 계셨죠^^
오늘도 글 잘 읽고 가요~
정말 한국의멋 듬뿍 느끼고 갑니다^^
Commented by 플라멩코핑크 at 2008/01/10 01:11
아침 안 먹는 저로서는 저 밥상만봐도 배가 부를 지경이네요 ㅎㅎ
반찬도 깔끔하고 무엇보다 흰 쌀밥! 눈부셔요 *_*
Commented at 2008/01/10 14:1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섭씨0도 at 2008/01/10 17:25
세상에.. 안동에 관한 포스팅을 볼때마다 놀라지만, 정말 안동 많이 변했군요..ㅠㅠ
저 어릴때 하회마을 가는 길 표지판을 찾을수가 없어서 고생하고, 제대로된 관광지도도 없어서 안동을 구석구석 헤매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거든요.;
포스팅 보면서 안동을 정말정말 다시 가보고 싶어졌어요 :D!!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8/01/11 19:10
JyuRing님/ 네^^ 정말 다행히도 임청각 음식은 제 입에 딱 맞는 슴슴한 음식이었습니다. 이전에 먹었던 경상도 음식과는 많이 다르더라고요. 화장실같은 시설도 잘 되어 있어서 괜찮았고요^^ 첫 인상은 정말 고택이라 호러분위기가 좀 있었지만 실제로 방안도 벽지가 모두 새 것에 깔끔했습니다 :)

유즈님/ 네 맞습니다^^ 정말 다니다보면 대부분의 경상도 음식이 국물도 별로 없고 짠듯해서 안동의 음식이 이렇게 입에 맞을 줄 몰랐습니다 :)

BbasyLover님/ 아 그 아주머니께서 대충 거짓말을 하셨을까요? 확실히 친절하시지는 않았어요. 아마 그 동네 음식이 그렇거나 그 아주머니 입맛이 그렇거나 아니면 같이 갔던 경상도 조연출이 감싸서 한 말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

난나님/ 안동에 놀러 가서 모텔에 자고 나온다면 너무 안타까울 것 같습니다 :) 고택 스테이 추천합니다^^

크리스님/ 맞습니다^^ 그 국물 없는 김치찌개는 기름기는 없었어요. 요즘 많이 먹는 '김치찜'과 거의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크리스님 고향 음식과 가장 비슷한가 봅니다! ^^ 그에 비해 서울에서 제가 먹고 자란 김치찌개는 국물이 흥건한 편에 속하죠. 그리고 서울에서도 '깨를 볶는다' 이외에는 대부분 기름을 첨가한 것에 볶는다는 말을 쓰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밥을 볶는다'할 때에는 참기름 첨가) 충청도 일부 지방에서 '볶는다'대신 '튀긴다'로 표현을 많이 하더군요) 지방마다 즐기는 음식 재료와 양념과 요리법이 조금씩 다른대신 용어도 다양하게 쓰이는 것 같습니다 :)

marlowe님/ 대도 조모씨께서 그런 노하우까지 밝히셨군요 ^^

Charlie님/ 그렇군요. 다 두 집을 오가며 사시는 것은 아니죠. 말씀대로 제가 글을 '모두 그렇다'로 기울게 쓴 것 같아서 '많은 혹은 일부' 분위기로 좀 고쳤습니다 :) 무나물은 조미료 안 쓰고 맛있게 만들기가 의외로 쉽지 않은 음식이라고 하네요. 저도 이 곳에서 오랜만에 먹었습니다 :)

수현님/ 저도 1박2일새에 아재 아지매 모두 정이 들더군요^^ 고택에서 만나는 분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분들처럼 딱딱한 분들이 전혀 아니라 아주 정답고 좋은 분들이셨습니다. at 2008/01/09 09:59 # x
좋군요... 저 아재, 읽다 보니 제가 다 정이 들 것 같습니다. ^^ 참 정갈하고 :)

현재진행형님/ 오래된 한옥에서 온돌에 양반다리하고 앉아서 밥상 받아 먹는데 밥상을 가운데 두고 곰의 심장과 제가 카메라를 들이대고 돌돌 도는 장면이 저희가 생각해도 우습더군요 :)

reina님/ '맛도 음식도 사투리도 심지어 사람들 성격도요' -> 이 말씀이 정답이군요! 그래서 여행이 즐겁습니다. 그리고 고추 튀각 맛있었어요 ^^

소마님/ 맞습니다. 슴슴한 맛. 거기에다 결정적으로 여기 안동 음식의 특징 중의 하나가 깨를 거의 안 쓴다는 점이었습니다! :)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8/01/11 19:30
Giggs님/ '우물마루'라고 하는군요. 낯익은 방식이었습니다 :) 그런데 정말 보수하면서 좀 더 잘 해주었다면 좋았겠지요? 지금 기와를 갈면서 아랫막인가 뭔가 그것도 원래대로 하면 너무 비싸서 백토 섞은 시멘트로 바꾸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국보니까 나라에서 하는 것인데 아무튼 한옥 제대로 살기엔 돈이 많이 드나 봅니다 안타깝습니다... :)

skalsy85님/ 네 여기 덧글 주시는 분들 의견을 종합해보니 정말 경상도는 고을고을마다 맛과 사투리와 성격이 다 다른가 봅니다. 여행자에겐 큰 매력있네요 :)

Recce님/ '경상 북도는 산하나만 넘어도 말 다르고 물다르고 맛달라서 한마디로 뭐라고 말하기 힘든 곳' -> 이게 정답^^인가 봅니다. 아버지 고향이 영덕이시군요. 안동분들이 영덕 가깝다고 말씀하셔서 찾아가다가 돌아오는 길에 길 잘못 들어 영화찍었습니다 흐흐흐 :)

은냐기님/ 저 대청마루를 맨발로 살금살금 걸어서 (안방 분들께 시끄러울까봐) 화장실 들어가서 어푸어푸 세수하고 놀았답니다. 밤중에 들어갈 땐 서로 옷자락을 붙잡고 부들부들 떨면서~ ^^

에린님/ 정확히 말하자면 국물이 '자작자작'한 것이, 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김치찜'과 똑같았습니다:) 아마도 지나던 길 중의 그 마을이나 그 아주머님댁이 김치찌개를 김치찜처럼 하시나 봅니다.

Mh_Kāśyapa님/ "이기 겡상도 맛이다!" => 진짜 들리는 듯 합니다^^ 안동은 정말 다른 경북지방에서 먹었던 음식과 달리 정말 점잖은 맛이었습니다. 사투리도 진주 사투리가 경상도 사투리 중에서 가장 곱다고 (진주 분이 자랑하시는 것을 들었으니 객관성은 장담 못합니다 흐흐) 하던데 확실히 말투도 많이 다른가보지요? 궁금하네요 ^^

취한배님/ 확실히 집 음식과 파는 음식을 비교하면 파는 음식이 항상 더 자극적이니까요, 아마도 가정식으로만 전국 일주를 하면 좀 더 맛있게 먹고 다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울도 원래 서울 음식을 서울에 있는 음식점에서는 맛보기가 드물듯 말이죠 :)

티나님/ 안녕하세요 ^^ 이사도 하시고 이글루 이름도 바뀌셨네요! 오랜만에 덧글 반갑습니다!!

플라멩코핑크님/ 밥이 최곱니다^^ (쓰고 나니 김구라씨 목소리와 말투가 떠오릅니다)

비공개님/ 하지만 이번 포스팅으로 보신 것처럼 경상도에서 다양한 입맛과 음식이 있으니 안심하고 드셔보세요 ^^......

섭씨0도님/ 많이 바뀌었나봅니다^^ 저도 오랜만에 가긴 했는데 그 때는 관광지 위주가 아니어서 비교가 잘 안 되네요. 아마도 하회마을 관광 정보나 이런 것들이 아주 꽤 체계적으로 변한 것이겠죠? 무료로 배포하는 관광 지도나 설명이 아주 꽤 실용적으로 잘 돼 있어서 그 지도 한 장 앞뒤로 스캔해 올리면 (블로그처럼 체험 설명이 없어서 그렇지) 블로그질도 필요 없을 정도같습니다 요즘은 우리나라 관광지들이요 :)
Commented by Mh_Kāśyapa at 2008/01/17 06:01
진주 사투리가 곱기는 진짜 고와요. 듣고 있으면 음악소리 같고 낭창낭창한 것이. 과연 색향의 고장이고 진주 기생이 날렸다는 것을 이해할만 하죠. 비빔밥도 맛깔지고, 대합으로 끓이는 떡국도 기가 막히더라구요. 사람들도 친절하고 보들보들하죠.

이렇게 좋은 진주 여행에 결정적인 문제가 하나 있으니.

......그렇게 이쁜 말투가 해독이 안 된다는 거. 그냥 무슨 구음연주 같아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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