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17일
플레이보이誌에 올랐던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 설마 했는데... / 마드리드 티센 보르네미싸 미술관
우리나라 잡지를 읽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나의 눈은 우리 글로 '성형수술'도 아닌 '플래스틱 썰저리'라고 '올드 북 스타일'의 영어 폰트로 고아하게 창문에 써서 걸어 내 놓은 대단한 성형외과에 가서 몽고 주름 앞트임과 뒷트임을 동시 실행한 사람처럼 확, 커지고 말았다.
잡지 속의 전시회 소식에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이 떡하니 나와 있었던 것이다. 그의 그림 'Gas'가...

Gas / Edeward Hopper
이 적막한 느낌의 그림, 도시가 끝나는 외곽 어딘가에서 그 따뜻한 붉은 색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적막 속의 적막을 느끼게 하는 이 그림,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이었다.에드워드 호퍼 Edeward Hopper ! 그가 누구인가. 스페인 마드리드의 티센 보르네미싸 (Thyssen-Bornemisza) 미술관에서 내 발걸음을 꽁꽁 묶어 놓았던 바로 그 Hotel Room 그림의 화가가 아닌가!

HotelRoom / Edeward Hopper
여인은 옷도 제대로 갈아 입지 못하고 벗다 만 채로 호텔 침대에 걸터 앉아 다음 여행지로 가야할 기차표를 들여다 보고 있다. 구두는 제멋대로 뒹굴고 여행 가방은 열려지지도 못했다. 게다가 이 밤이 가도 여전히 열리지도 않을 듯 싶다. 여행의 안도감보다는 익숙하지 못한 긴장감이 그림 위로 가득하다. 근심이 그녀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여기까지 온 것에 대한 후회도 엿보인다. 그녀는 어딘가를 떠나왔지만 떠나온 이 곳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화가는 어떻게 그녀를 만나 보게 됐을까?
여행 중에 다른 곳은 몰라도 미술관은 꼭 들러야 하는 나 hertravel은 그 취향 덕에 이 곳 저 곳의 미술관을 많이 가 볼 수 있었다. 그런 와중에 오래전 아무 정보 없이 마드리드의 티센 보르네미싸 미술관을 찾아 갔다가 이 그림을 비롯해서 생각지 못 한 명작들로 순식간에 다리에 힘 풀려 기절할 뻔 한 적이 있었다.

(티센 보르네미싸 미술관을 표시해 놓은 hertravel의 마드리드 지도. 클릭하면 작은 길도 다 보인다.
참!!!!!!!!!!! 윗 지도에서 왼쪽 왕궁 표시는 왕궁이 아니라 플라자 마요르 (광장)이다.
그림 정리해 올리다 깜박 졸았나 보다.
글씨를 새로 새겨 넣고 싶지만 너무 번거로우니 글로 남긴다.)
참!!!!!!!!!!! 윗 지도에서 왼쪽 왕궁 표시는 왕궁이 아니라 플라자 마요르 (광장)이다.
그림 정리해 올리다 깜박 졸았나 보다.
글씨를 새로 새겨 넣고 싶지만 너무 번거로우니 글로 남긴다.)
그 미술관, 정말 너무너무 괜찮았기 때문이었다. 그림에 금박을 입힌 중세시대의 성화로부터 현대 미술까지 시대 순서로 전시도 정말 훌륭하게 돼 있었던 곳이었다. 게다가 근현대 미술도 정말 훌륭해서 내가 좋아하는 Otto Dix 를 비롯해서 좋은 그림이 잔뜩이었다.

Gran interior / Lucian Freud
위의 그림도 나를 사로잡았던 그림 중의 하나다. 그러니 상상해 보라, 내가 에드워드 호퍼의 전시회 기사에 광분하며 잡지에 얼마나 가까이 눈을 들이대며 광분했을지를. 뭐야! 어디에서 전시를 한다는 거냣! 가자! 가야지!! 시립? 예술의 전당? 아트센터? 햐... 이렇게 좋은 전시회가 있는데도 육교의 현수막이나 텔레비전 광고는 유명한 그림은 다 털고 온 고흐나 칸딘스키만 들입다 들이대는 거였군...!
잡지에는 이어서 이렇게 나와 있었다.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은 매우 미국적이다. 그의 그림에 나오는 인물은 피츠제럴드 소설에 나오는 주변 인물같고 도시 풍경은 소설의 무대같다. 에드워드 호퍼가 팝아트와 현대 사실주의에 끼친 영향력을 재조명하는 전시가 마련된다. 초창기의 작품부터 말기까지 그린 유화 47점, 수채화 35점, 판화 12점을 연대별로 보여주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장년기로 갈수록 색상이 더욱 선명해지고 빛이 비치는 곳에 외롭게 존재하는 인물의 조용하면서도 극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작품의 안정된 구성, 빛과 어둠, 그리고 그것을 배경으로 하는 외로운 인물을 통해 많은 이가 경험하는 인간 본연의 고독한 순간들을 깊은 여운 속에서 만나게 된다. 2008년 1월 21일까지. 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D.C. 에서 전시된다."
네?
네?
무려 우와싱턴 디 씨?
오브 유나이릳 스테이쯔 업ㅎ어메리카?
장난...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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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서울에 있는 미술관 이름이 워싱턴인가?
설마 했는데 진짜 워싱턴....
젠장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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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나라 잡지, 정말 글로벌 해 주시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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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확실한 것 하나는 "플레이 보이 Playboy" 잡지가 우리나라에 도색잡지로 명성을 떨친 시기가 있었다는 것. 그러나 최소한 나처럼 추리소설이나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을 좋아한다든지 하는 경우엔 그 잡지가 그저 도색잡지(이 표현도 정말 오래됐다)만은 아닐 수도 있었다. 생각보다 우리들에게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단편 추리소설의 대부분은 플레이보이誌를 통해서 세상에 소개됐다. 상업 그림에서 출발했던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같은 것도 마찬가지다.
이 글 올린 김에 이 끝까지 꾸준히 읽어준 분들을 위해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들을 몇가지 더 올린다. 당신의 고독이 뜻하지 않은 플레이보이誌 게재 화가의 그림 속에 절절하게 떠오를 지도 모르리니.

NightHawks / Edeward Hopper

ChopSuey / Edeward Hopper
언젠가 '유럽의 골목을 샅샅이'에서 마드리드에 대해 쓰면서 꼭 이 미술관에 대해 쓸텐데 그 때 쯤 이 포스팅을 잊지 말고 링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by | 2007/12/17 09:31 | 그림으로 세계여행을 | 트랙백 | 핑백(2) | 덧글(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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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가 너무도 맛이 없는거라. 세상에. 저 다관이 내게 안 맞나. 혹은 뭔가 내가 실수를 했나. 하고 속으로 조금 당황했었다. 다행이 그 분이 철관음으로 바꾸셔서 개완으로 철관음을 대접했던 적이 있었다. 아. 어제 그 이유를 알았네. 젠장. 또 이놈의 화씨. 물 끓이는 주전자(?) 같은 녀석의 온도가 20x 도랑 198 도랑 이렇게 있는데 198도는 energy saving 모드. 그래서 끓는 물 100도가 안 넘는댄다. 젠장할. 물론 철관음과 같은 반발효차인 우롱차 역시 끓는 물로 마셔야 하지만, 정말로 보이차는 온도에 민감한 차인데.. 쯧hertravel 님 얼음집에서 바로 조금전에 에드워드 호퍼의 전시가 열린다는 글 ... more
... 을 내려 찾아가는 방법이 있다.굴벵키안 미술관 외에도 미술 문외한 여행유전자의 막 보고 다니는 미술관 체험기로는 이런 것들도 있습니다~플레이보이誌에 올랐던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 설마 했는데... / 마드리드 티센 보르네미싸 미술관떡대 좋은 비너스와의 인터뷰 / 파리 루브르_26 머리 둥둥 은접시, 엽기 루브르 / 파리 루브 ... more
게재된 인터뷰나 소설의 수준도 높았고요.
문제의 잡지가 뭘까 궁금해집니다. ^^
Nighthwaks라는 그림은 낯이 익네요~
웬지 신기하네요 ^^
호퍼님의 그림은 어딘지 모르게 절실한 고독에 쌓여있군요
전시회... 안해줄까요... ? 먼산...
징소리님 / 예 맞습니다. 많은 추리소설 뒤에도 출처?가 플레이보이지로 나오더라구요 :) 지금 생각이 안 나는데 무슨 저명한 추리소설 상도 거기서 주었다던 것 같은 기억이 있습니다
비공개님 / 저 미술관 정말 그림도 좋고 전시도 좋고 규모도 딱이고 여러모로 아무튼 제가 무척 좋아하는 미술관 중의 하나입니다 :)
nabiko님 / 어쩌라고... => 보던 잡지를 덮고 전화로 워싱턴행 비행기 좌석을 확인한 뒤 자연스럽게 신발 신고 공항으로 간다. 그림 좀 보고 모레쯤 돌아올거야, 라고 어딘가에 전화 한 통화를 하며... 인가요? :)
까날님 / 오겠죠? 희망적으로 생각해 봅니다. 그런데 아마 중고생 방학에 맞추어 전시 날짜를 맞추고, 줄을 서서 신도림역에서 지하철 갈아타듯 다같이 줄을 따라 보게 된다는 것 말고 희망적인 상상이 잘 안된다는 게 문제인 것 같습니다 :)
시엔님 / 게다가 요즘엔 플레이보이지를 모르는 사람도 많을 것 같습니다 :)
전시회...졸라볼까요?...떼를 좀 써 볼까요? ^^
칸딘스키를 내세운것빼곤
수작들 많이 왔던데요 ㅎㅎ
그나저나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이 참 묘하네요. 저기 위에 평단의 글처럼. 그림의 배경이 미국이 아니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그림이 미국적이고 어딘가 소설에 나왔을 법한 인물같고, 도시 풍경은 희극적인 느낌을 풍깁니다. 저 호텔 침대 위에 앉은 긴장된 어깨의 여인도. 왠지 맘에 와 닿네요...
추천곡: '마누라 따위는 필요 없어' better off without a wife -_-
그냥 조금 튀어 보이면 좋으니 그런 포스트(..)로.. ( -_-) ㅎ
요즘 스페인 여행기 올리시는거 잘 보고 있습니다 :)
스페인은 가본적이 없는데 꼭 기회가 되면 가보고 싶네요-
hertravel님하고 함께면 여행가서 미술관 관람하는 것도 흥미진진하겠습니다.
며칠전부터 스페인 포스팅이 올라와서 너무 반갑습니다.
그리고, 제 글은... 쑥스럽습니다만. 어차피 공개한 것이니... 괜찮습니다.
제가 감사할 따름이죠. ^^
Charlie님/ 강렬하게 바라는 분 여기 많습니다. 제 주변의 남성분들 주소를 알려드릴까요 :)
skalsy85님 /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이 대부분 뉴욕을 배경을 한 걸꺼예요. 그래서 그런 느낌을 받으셨을 것 같습니다. 스페인 티쎈 보르네미싸에 그림이 한 점 있었던 것은 미술관 주인 남작님께서 사 모으셔서... :) 문의 202 737 4215 www.nga.gov 랍니다 :) 그런데 어떤 그림들이 전시될 것인지 확인을 한 번 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나이트엔데이님 / 저 안에서 한 잔을...^^ 이름이랑도 잘 맞으시는데요 :)
agrajag 님/ 추천곡을 찾아서 들어보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300%로 즐길 수 있죠!
미리내 님/ 감사합니다 :) 이야기가 사라고사를 돌아다니기 시작하면 그 다음부턴 일본이랑 같이 진행하려고요 :) 순서 무시하고 스페인 먼저 쓰니까 이것도 재미있네요 ^^
nerd 님/ 학교 다닐때 미학 시간때 교수님께서 그림을 좋아할 수 있게 해 주셨어요. 학교 다니면서 정말 저에게 크게 남은 수업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떠난 유럽 여행, 그 뒤로 읽은 미술책들.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사실 저도 미술하고 상관없는 사람이라 사실 까막눈이랍니다. 한가지 확실한 건, 제 눈에 좋은 그림은 '수준이 떨어지는 그림도 못 알아본다'는 말 들을까 걱정하지 않고 제 맘대로 떳떴하게 좋아하면 되더라고요. 스트레스 없이요 :)
Hey10000 님 / 스페인은 제가 쓰면서도 무척 즐겁습니다 :) 삿포로 이야기를 했다가 스페인 이야기를 했다가 하면서 땡겼다 풀어졌다, 일본에 갔다 스페인에 갔다, 저 혼자서야 제 여행이니까 재미있는데 다른 분들께도 흥미롭기를 바라면서 쓰고 있습니다 :)
개념없음 / 플레이보이 SF 단편집, 인기가 좋군요 :) 징소리님은 지하철에서 못 읽으신다 말씀하시던데 그건 그냥 제목때문이겠죠? ^^
전 유럽 여행다니면서 고호의 그림이 제일 마음에 들더군요.. 봐도 봐도 안 질리는 흡입력이 있달까요..^^
보면 볼 수록 그 고독을 (조용히)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생각되는걸요 ㅎㅎ
그림 다시 보니 좋네요~^_^
호퍼의 early sunday morning을 정말 좋아하는데..
워싱턴이군요...
키르난님 / 여행의 기술, 책 표지만 보았었는데 한 번 읽어볼까봐요 :)
플라멩코핑크님 / 그림들이 무척 고독해 보이기도 하고 뭔가 후회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그런 것 같습니다 :)
타비님 / 플레이보이誌는 문화잡지였던 것입니다! ^^
chada님 / early sunday morning 찾아보고 싶어집니다 :) 아마 어떤 여자가 창밖을 쳐다보던 그림인 것도 같은데요...
비공개 고흐전님 / 네 맞아요. 고흐전은 진짜 다 털고 온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어느분 블로그에 갔는데 공개된 그림이 모두 유명하다기보다는 습작 시절이라든가 '고흐가 이런 그림도 그렸다'같은 것이 많더라고요^^ 물론 유명한 것만 다 좋은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바라는 고흐의 그림은 별이 빛나는 론 강이나, 밤의 카페 테라스, 아몬드 나무 같은 것이잖아요 ^^
비공개 논문님 / 제가 오종의 다른 영화는 몰라도 8명의 여인들을 재미나게 보았습니다 :)
정말 그러고보니 무려 스페인의 마드리드 티쎈 보르네미싸 미술관까지 에드워드 하퍼의 그림이 와 있는 것이었습니다. 티쎈 미술관 정말이지 기대 이상의 멋진 그림이 쏠쏠하게 많아서 추천하는 곳입니다!
그의그림서나타나는 귀끼가 보는이의 다리를 후달리게하는것이아닐까여??
요눔의 입찬주댕이 먼말을하는건지 쩌업--
왼지 선들해지쟈너여.... 암튼 더운 스펜의 여행자의 열기를 식혀주엇으니
저야 감사할따름이지만여~~
같은공간 같은느낌으로 십년지기를 얻은 느낌이랄까...
한잔 보내드립니다 ~~
그리구 노래도 넣으심어때여? 어디선가 come rain or come shine 들으니 문득 생각이 파바박...
오랫만에 잘들엇어여 단순하지만 심금을 울리는 주옥같은 가사......
고마워여 여행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