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13일
[스페인/사라고사] 사라고사 철통 보안! / Zaragoza-Delicias~Avenida de Navarra
기차에 내리자 마자 나는 느꼈다. 심상치 않다. 이 도시에서 지금 무엇인가 큰 일이 진행되고 있다는 이 팽팽한 느낌! 여기, 뭔가 정말 이상하다 - 바로 그것때문에 나는 삿포로 맥주 축제를 쓰다 말고 돌아와 뜬금없이 스페인의 사라고사 여행기를 불쑥 쓰게 된 것이다.
코스 관광 위주 여행서에는 나와 있지도 않은 이 동네, 사라고사! 제대로 됐다는 여행서에도 한 두 쪽에 끝날 이 곳. 그 흔한 인터넷에 어떻게 생겼는지 제대로 된 명소 사진 한 장 미리 본 적도 없이 낯익은 것이라곤 지명밖에 없는 이 도시, 사,라,고,사.
그런데 기차역 안내판부터 기대 이상으로 너무 말쑥하다. 그렇다고 작은 시골 마을의 모습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기대 이상으로 참으로 말끔하다. 기차역은 어떤가. 기차역은...

HerTravel Route #10
Zaragoza-Delici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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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역은 역이 아니라 공항같다. 이번 달에 다 짓고 어제 칠을 끝낸 새 집 중의 새 집 같다. 자연광이 들어오게 만든 천장도 예사롭지 않다. 모두 새 것처럼 보인다. 이렇게 밝고 새로운 기차역이라니. 트랙에서 역사의 사무실이 아파트나 호텔방 창문처럼 보인다. 비명을 지르면 이 역사 안이 왕왕 울리며 몇 번의 메아리를 만든 뒤 천 년의 고독같은 적막감이 휩쌀 듯 한 분위기다.
그 뿐이랴? 유리창은 10분에 한 번 윈덱스로 밀어 주시는지 다들 반짝반짝이다. 바닥까지 휑하다. 사람도 별로 없다. 이게 무슨 근미래 영화 속의 상황인가?

사진, 안 돼!
역, 사진, 안 돼!
시설물, 사진, 안 돼!
필름, 보여 주셧!
검문 좀 하겠습니다."
이게 어인 일? 순식간에 hertravel 일당이 파키스탄 알 카에다 학교에서 비밀 훈련을 받은 테러리스트나 바스크 독립 테러리스트라도 된 듯, 이게 무슨 긴급 모의 훈련 상황도 아니고. 그러고 보니 빅브러더 군인들 매우 신경쓰며 역 안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용자 수에 비해 너무나 크고 말쑥한 이 역에서 말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역시 '손님 맞이 모의 훈련' 중인 가게처럼 여행자 인포메이션 센터 직원이 벌떡 일어나서 우리를 맞는다. 센터에 뭐 물어보겠다고 들어온 여행자 역시 달랑 우리들 뿐이다. 친절하기 그지 없는 설명과 함께 직원이 내 놓은 여행 정보 리플렛도 빠닥빠닥한 새 것이다.
알고 보니 지난 번 여수가 유치해서 뉴스의 첫 아이템을 장식했던 세계 만국 박람회, 엑스포. 여수 시민들이 그 겨울에 밤을 새고 모여 구호를 외치고 기도하던 바로 그 엑스포. 파리의 본부에서 인정한 그 '인정' 엑스포가 2012년 여수 엑스포 전 2008년에 바로 이 곳 사라고사에서 열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큰 행사를 앞두고 이 도시는 몸에 안 맞게 크고 새로운 역사와 철통 보안! 관광객 응대 준비가 한창이었던 것이다. 역을 나오자마자 보이는 저 건너 편도 곳곳이 공사중이고 길을 내고 있었다. 지금은 한적한 이 곳에 800만의 인파가 올 것이란 말이다!
바로 그 것 때문에 나는 삿포로 맥주 축제를 쓰다 말고 돌아와 뜬금없이 스페인의 사라고사 여행기를 불쑥 쓰게 된 것이다. 알고 보면 나 혼자서 나름대로 축하하는 여수 엑스포 유치 기념 포스팅 시리즈다. 여주 엑스포 유치 뉴스를 들으며 갑자기 사라고사 기억을 빨리 쓰고 싶어지기도 했고...
나는 '엑스포 대비 여행자 응대 훈련 제1조7항 매뉴얼대로 친절했던' 여행 안내 센터 직원의 설명대로 역 출구 앞에서 41번 버스에 올라타 시내로 들어간다.

▼ 이 때 찍은 사진인지 명확하지 않지만 Avenida de Madrid 거리에 있던 중국집!
아무튼 스페인 뿐 아니라 포르투갈에도 중국인들의 식당과 작은 무역 회사가 의외로 적지 않았다.

▼ 아래는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며 버스 창밖으로 보았던 모습. 30초의 짧은 동영상 클립으로 만들었다.
[hertravel의 유럽 골목 여행 정보 - 오늘의 루트 공개]
오늘의 HerTravel Route #10은 사라고사 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Avenida de Navarra 구간이다.
시내 버스비는 0.80 유로. 다음에 또 쓰겠지만 시내 버스를 그 때 그 때 돈을 다 내고 탈 것이 아니라 관광 코스 버스 자유 이용권이나 사라고사 카드라는 상품이 있으니 버스를 몇 번 탈 것인가, 여행 계획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 잘 계산하여 구입한다. 타고 다닐 횟수나 코스에 따라 그 때 그 때 버스비만 내고 타는 것이 나을 수도, 아닐 수도.
여행유전자 따라 지구 한 바퀴
www.traveldna.co.kr
[유럽에 취醉하다] 카테고리는
골목 선술집에서 여행에 취하고 사람에 취한
유럽 중부 맥주 여행과 남부 와인 여행 코스의 여행기입니다.
[유럽의 골목을 샅샅이] 다닌 카테고리를 통합해서 쓰고 있습니다.
# by | 2007/12/13 23:58 | 유럽에 취醉하다 (2) (空) | 트랙백 | 핑백(1)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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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참, 여행기 몰래몰래 잘 보고 있습니다. ^^
cheb님/ 혹시 체코 들어갈 때 기차 갈아타는 바로 그 국경 마을 CHEB에서 가져오신 이름인가요? :)
사라고사 기차역 아주 인상깊네요. ^^
nerd님/ 아 정말 기분 좋습니다~ 칭찬은 정말 고래도 텔미댄스를 추게 하나 봅니다. 감사합니다 ^^
이 여행기를 보니 이 도시의 '속내'가 궁금해지네요
. 다음 이야기 기대하겠습니다(은근한 압박입니다..--;;)
chada님 / 네 저도 중간 기착지로 들른 곳입니다 :) 짧게 하룻밤 묵고 떠난 곳이지만 관광으로 가득찬 바르셀로나를 떠나 또 다른 관광의 마드리드 사이에 평화롭게 지날 수 있었습니다 :) 물가도 아직 비싸기 전이라 (올해는 엑스포가 있어서 모르겠습니다) 마음도 편하고 도시도 깨끗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