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 마쯔리,엉덩이가 덴쟈라스! / 삿포로 스스키노, 다누키코지_2

삿포로 여름 마쯔리 구경을 신나게 하고 돌아섰지만
또 하나 보고 싶었던 마쯔리 행사가 있었으니
그것은 저녁 무렵에 열리는 사다리 타기!

행사 팸플릿 사진(좌측 사진)으로만 본
삿포로 마쯔리의 사다리 타기에선
여러명이 중심을 잡은 사다리를
한 명이 거꾸로 매달려 올라가고 있었다.

나는 축제 거리를 정리하는 일본 경찰에게 물어 보았다.
"이거, 사다리, 이거, 언제, 어디서 합니까?"


"이거, 사다리, 이거, 언제, 어디서 합니까?"

그러자 야광 노랑띠를 두르고 비 막는 비닐 커버로 모자테를 두른 우리의 삿포로 경찰분은 다음과 같은 짧은 단어 셋으로 내게 간단명료한 대답을 해 주었다.

"레인!, 덴쟈라-스!, 스톱!"


해석인 즉, 비가 와서 위험하니 그 행사는 중지됐습니다-

비가 와서 사다리 잡기가 미끄러워 위험하니 행사는 취소됐다 한다. 나는 스스키노 거리에서 다누키 코지로 발길을 옮겼다. 아니 그런데 '레인!'이 내려서 '덴쟈라-스'한 관계로 '스톱'되었다는 그 사다리가 길을 가로질러 지나가고 있었다. 어쩌면 이렇게도 알차게 여행을 하는 기회가 주어지는 건지, 비 때문에 취소된 것조차 사다리 구경은 할 수 있구나...

맞은편 거리로 그들은 지나가고...

'너구리'라는 뜻의 다누키, 한자로 '狸'라는 글자가 시장 입구에 걸려 있는 아케이드 거리를 옆으로 지난다. 그렇다, 다누키 코지 시장 거리가 이 큰 길을 가로 지르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 '다누키 코지' 시장의 이름을 딴 다누키 마쯔리 행렬이 시작되는 것이다.
 
일찌기 오사카의 텐진 마쯔리에서 보았던 것 같은 시장 상인들의 가마(미코시 神輿) 행렬이 삿포로 다누키코지에서도 시작됐다. 행렬엔 가마가 여럿 계속 지나가는데 중간 중간 가마의 앞 부분엔 "4번가 상가" "3번가" 라고 자기네 소속 이름 등 같은 것을 들고 상인들이 각자 자기네들 가마를 이고 지나간다. 그 가마 위에는 구령을 붙이는 기수가 한 명씩 올라 타 있는 바로 그런 가마다.

아 그런데 이럴 수가 이럴 수가... 갑자기 내 입에서 아유미의 '온도이가 쟈꼬이뿐 나이가톤 뇨자-'가 늘어진 테입의 음산한 멜로디로 새어 나오는 것이었다. 그러나 분명 내 앞에 있는 것은 '온도이가 쟈꼬이뿐 나이가톤 뇨자'가 아니라  '온도이가 거뭇거뭇 마쯔리의 남자'였다.

덴쟈라-스한 것은 '레인'이 아니라 '형님들의 온도이'였다. 스스키노 마쯔리 포스팅의 시엔님 덧글처럼 많은 사람들이 순간적으로 민망해하는 마쯔리의 덴쟈라스 모멘트! 훈도시의 뒷면은 아무튼 가감없다- 어렸을 때 이런 사진을 한 번 본 적이 있는데 그 사진엔 수 백 명의 남자들이 위의 형님처럼 엉덩이를 완전히 다 드러내고 있어서- 훈도시를 몰랐던 나로서는 설마 사진 속의 이 곳이 일본이 아니겠지- 라고 당황한 적이 있다. 내가 본 그 옛날 사진에 비하면 지금 마쯔리 의상은 노출이 거의 없다고 봐도 될 정도다. 남의 나라의 어엿한 민속 의상이니까 아무래도 상관 없지만 아마도 요즘엔 살짝 엉덩이를 덮게 입는 경향은 있는 것 같다. 

가마들이 행진을 할 동안 바로 옆 도로에는 행진을 보조하는 트럭이 소심한 벌레처럼 스르르르르르르륵 함께 지나간다. 트럭 안에는 마치 유체이탈을 한 듯 한 여인들이 앉아서 피리를 불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가마 행진동안 끊임없이 배경 음악이 울려퍼졌던 것 같다. 바로 이 유체 이탈 여인들의 피리소리가 이 행사의 배경 음악이 되어 초과학적인 시스템으로 항상 가마들을 쫓아다녔던 것이다!


■ 다음은 hertravel의 삿포로 스스키노 마쯔리 시리즈 3개 포스팅의 목록입니다 ■

1. 삿포로 여름 마쯔리 한 복판에서
http://hertravel.egloos.com/3865706

2. 삿포로 마쯔리, 엉덩이가 덴쟈라스!  (이 글) 

3. 마쯔리의 나라 일본, 소탈한 마쯔리가 주는 즐거움 http://hertravel.egloos.com/3878622


------------------------------------------- (오늘의 절취선)---------------------------------------------

[hertravel의 북해도 여행 정보 - 삿포로 다누키 코지 시장 거리]

윗 글에서 소개한 삿포로 스스키노 마쯔리의 배경중 하나인 다누키 코지 시장 거리는 삿포로 전통의 아케이드형 시장이다. 서민적인 분위기가 특징이다.
 
 


by hertravel | 2007/10/23 12:40 | 북해도의 별 | 트랙백 | 핑백(2) | 덧글(13)

트랙백 주소 : http://hertravel.egloos.com/tb/3876184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Linked at HerTravel, 여행유전자.. at 2007/10/24 00:28

... bsp;스스키노 마쯔리 시리즈 3개 포스팅의 목록입니다 ■1. 삿포로 여름 마쯔리 한 복판에서 (이 글)2. 삿포로 마쯔리, 엉덩이가 덴쟈라스! http://hertravel.egloos.com/38761843. 마쯔리의 나라 일본, 소탈한 마쯔리가 주는 즐거움 .------------------------------------------- ... more

Linked at HerTravel, 여행유전자.. at 2007/10/24 10:19

... ■1. 삿포로 여름 마쯔리 한 복판에서 http://hertravel.egloos.com/38657062. 삿포로 마쯔리, 엉덩이가 덴쟈라스! http://hertravel.egloos.com/38761843. 마쯔리의 나라 일본, 소탈한 마쯔리가 주는 즐거움 (이 글)로 마지막 포스팅입니다. ... more

Commented by nabiko at 2007/10/23 12:42
전 왠지모르지만 마쯔리란 마쯔리는 다 비켜서 다녀왔었다는..orz
Commented by 까날 at 2007/10/23 12:53
왠지 삿포로에 일본 전역의 마츠리가 다 모인 느낌입니다...
Commented by 상희스타일 at 2007/10/23 13:19
근래 머리가 복잡하고 그러다보니 배낭에 간단하게 챙겨서 나가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럴때 hertravel님의 블로그를 오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됩니다. 아쉽다 아쉬워, 가고싶은데~
Commented by eunjeong at 2007/10/23 14:04
'온도이' 사진이 좀.. 민망하고 또 므흣하네요.. 민속의상이지만 그래도 똥꼬빤쓰가 연상된다는.. ^^a
다음에 일본 갈 때는 마츠리에 꼭 한번 맞춰서 가보고 싶네요. 저도 늘상 비켜서 다녀요..
Commented by 시엔 at 2007/10/23 14:06
ㅎㅎ 훈도시 샷이 있을 줄은 몰랐네요 저도 마츠리때 사진 찍으려다가
차마 민망해서...(아니... 반쯤은 친구들이 그 사진 보면 변(?)이라고 할까봐...) 못 찍겠더라구요
제때는 어른들이 윗통도 벗었어요 훈도시 하나!!!!!!! =-ㅠ 어욱어욱...
포스팅에 제 닉이 나오길래 깜짝 놀랐어요 기쁘네요 >//<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10/23 14:49
nabiko님/ 그러시군요.~그래도 여행 중에 한 번은 마주치면 횡재한 느낌인데 아쉽습니다 :)

까날님/ 하루에도 몇 가지 이벤트로 3일동안 하는 마츠리라 3일 다 있었다면 마츠리의 종합판? ^^

상희스타일/ 저도 멀리 다녀오고 싶은 심정이랍니다 요즘요. 서울에서도 행동반경 딱 세 군데 실정의 생활. 답답합니다 :)

eunjeong님/ 이왕이면 예쁜 온도이가 보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 절대 므흣 아닐까요 ^^ 예쁜 온도이 마쯔리를 만나시길 기대합니다 :)

시엔님/ 시엔님 지난번 덧글 읽다가 엇 이 다음편 이야기 어떻게 아시었냐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
Commented by lie4me at 2007/10/23 16:55
훈도시 사진보고 살짝 민망해했습니다ㅎㅎ
실제로는 저렇구나-_-*

사진 색이 참 예쁘게 나온것 같아요.
날씨가 좋았으면 사다리도 봤을 텐데 그래도 마쯔리- 분위기가 너무 좋은데요.
Commented by chokey at 2007/10/23 22:31
혼자서 덴쟈라-스가 무슨말일까 한참 고민했습니다..ㅠㅠ 하하하
Commented by 섭씨0도 at 2007/10/23 23:12
엄마야; 정말 싹 다 보여주는군요~; 깜짝 놀랬습니다 ㅠ_ㅠ;
Commented by 강설 at 2007/10/23 23:22
덴쟈랴스? 오우 지쟈스;; 훈도시라니 *-_-*
Commented at 2007/10/24 00:0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10/24 00:05
lie4me님/ 1년에 한 번 하는 것 준비하느라고 바빴을텐데도 안전상 포기하는 모습이 일본적이라고 느껴졌습니다 :)

chokey님/ 정말 명료한 세 마디의 말이었답니다 :)

섭씨0도/ 게다가 훈도시 착용 방법중에서도 엉덩이쪽을 하나도 가리지 않는 방법으로 매셨습니다 ^^

강설님/ 혼자서 전통 고수 꿋꿋하신 모습이 대단하죠? 그런 점에서도 정말 오우 지쟈스입니다 :)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10/24 00:07
비공개 적응님/ 일본인이 아닌 이상 다른 나라 사람으로서는 아마 적응이 쉽지 않을 겁니다 :)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