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8월 15일
그것을 풍덩 넣어도 삿포로 라면은 유명해 / 삿포로 라멘요코조_7

'삿포로가 아닌 다른 지방 라면도 이렇게 맛이 좋으니 도대체 삿포로 라면은 얼마나 맛있을까?'
라고 생각했다.

이런 내 생각을 여보세요,하고 비웃은 것은 텔레비전에서 보여준 삿포로 눈 축제 다큐멘터리였다. 보기만 해도 추운 얼음 조각을 만들던 사람들이 라면 가게에서 삿포로 라면을 시켜 먹는데, 아 글쎄 라면 속에, 버터를 풍덩! 그 위에 어린이들이나 먹는 중국집에서 짜장면 위에 올리는 그 노란 옥수수를 한 주먹, 국물 색은 내가 즐기는 쇼유 라멘과 다르게 아주 밝은 누런색~
'라면에 버터와 옥수수?!'
에에... 입 맛 버렸다... 홍콩에서 햄치즈 라면을 시켰더니 우리나라 신라면처럼 붉은 국물에 치즈가 살짝 녹아 나오는 그런게 아니라, 완전 맹탕 맹물에 슬라이스 햄 한 조각, 치즈 한 조각을 그냥 얹어서 주는 것을, 허어연 면발과 함께 먹었던 슬픔이 내 안에서 녹아 나왔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건 홋카이도(북해도)의 대표 라면 중의 하나인 "버터콘 라면 혹은 콘 빠다 라멘(corn butter ramen)"이었다. 그렇지, 우유milk업이 발달한 이 곳 북해도에서 아이스크림이 유명한 것처럼 버터도 유명할 것이고, 게다가 추운 지방이니 만큼 지방을 듬뿍! 하며 버터 맛을 좋아했겠지...그리고 북해도가 옥수수의 명산지인 것을 생각해 볼 때 옥수수 투하가 이뤄진 것도 당연하다. 아무튼 다행스럽게도 "버터 콘 라멘"은 (혹시 또 모른다, 먹어보면 맛있을지도!) 북해도의 대표 라면 중의 하나일 뿐이었다.

(버터 조각이 작지도 않다. 으허 머리에 베고 자도 되겠다)
여러번 느끼는 거지만 일본인들은 의외로 지방이 주는 맛의 희열에 대해 굉장히 솔직한 편이어서 우리들처럼 죄책감을 갖지 않고 그 맛을 즐긴다. 의외로 현재 일본의 음식들은 버터나 베이컨으로 기본 요리하는 것이 꽤 많다. 돼지 비계가 주는 치명적인 유혹의 맛에도 솔직한 편이라 꼬치구이의 종류 중에 '아브라'라고 해서 돼지 비계만 모은 꼬치가 있다든지, 닭껍질만 모은 꼬치도 있다.
바로 전 글(손버릇 나쁜 호색한 hertravel)에서 썼던 글도 '하고 싶은 성의 쾌락을 위해서는 민망해 하기보다는 즐긴다'는 일본인들의 경향을 엿볼 수 있었는데 버터에 대한 자세도 결국은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 북해도와 일본 라면의 대표 종류 From 일본 국제 관광 진흥 기구 JNTO )
삿포로의 스스키노 거리를 걷다 보니 눈에 걸리는 곳마다 라면 가게가 정말 많다. 다른 도시에 비해 정말 유난히 라면집이 많다. 삿포로 라면이 유명한 것은 사실이었다. 거리에서 내 눈에 들어온 라면 집 사진만 작게 모아봐도...

2. 북해 라면 : 스스키노에서 중앙공원쪽으로 가는 대로변에 있다
3. 닭 라면 : 가게 간판에 닭을 그려 올린 집. 눈에 확 띈다. 닭 라면 등 닭을 이용한 메뉴 천지인 컨테이너 식당
4. 만류 라멘 본점 : 만류 라멘의 본점은 라멘요코조 골목 인근보다 훨씬 남쪽 대로 코너에 있다.
5. 山岡家 라멘
6. 名人尋 라멘

여행 전 날, 책자도 한 권 없이 너무 심하게 유유자적이다 싶어 급하게 여행책을 한 권 사서 비행기에서 읽었더니 거기에 삿포로에서 유명한 라면으로는 '거' (우리나라 기본 한자에 없다. 木+擧 라는 한 글자다)라는 라면 집 미소 라멘, 이로리 '爐' 라는 라면 집의 검은 국물 해산물 맛의 스페셜 라면이 가장 대표적이라고 나왔다. 어차피 라면 한 그릇을 위해 일부러 그 집이 어디있나 찾아갈 필요는 없으니 책은 덮어 두었다. 먹기 위해서 가는 여행이 아니라 여행하다가 먹는 것이니까...!
그렇게 라멘 요코조나 관광으로 가게 되면 거기서 한 그릇 먹자...던 계획이었는데... 스스키노 축제 준비를 보다 비가 억수같이 오는 골목을 걸어가던 나는 우연히 어느 라면 가게 앞에서 발길을 멈추었다...
[참고] 북해도 여행기 <북해도의 별> 중에서 라면 시리즈 글은 다음과 같습니다.
버터를 풍덩 넣어도 삿포로 라면은 유명해_7
자리는 10개, 손님은 74명! 최고 인기 삿포로 라면집_8 (이 포스팅)
삿포로의 라면 골목,라멘요코초_9
시내에 라면집이 1000개가 넘거든요 (삿포로 라면 지도)_10
어르신 선정 오타루 최고의 라면 (추후 포스팅 예정)
버터를 풍덩 넣어도 삿포로 라면은 유명해_7
자리는 10개, 손님은 74명! 최고 인기 삿포로 라면집_8 (이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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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7/08/15 03:14 | 북해도의 별 | 트랙백 | 핑백(5) | 덧글(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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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포로 역 근처의 라면집에서도 먹어보았는데..
가게 이름이 생각 안나네요+_+
라멘 좋아요! 맛있었어요. 저는 그냥 평범한 돼지뼈 쇼유라면을 먹어서였는지
도쿄에서 먹었을때보다 딱히 더 기름지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어요.
괜시리 빠다라멘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NINA님/ 오 다음 포스팅이 바로 마늘 라면이야기입니다. 딩동댕!
Azafran님/ 카테고리 중 <도쿄 먹자 여행>은 아주 확실히 먹으러 갔던 여행입니다 :) 목적이 너무 확실하죠! 그...그런데... 그 이후로 모든 여행이 <유럽 마시자 여행> <삿포로 먹자 여행>이 되가는 듯...!! ^^;;
eastrain님/ 맞습니다. 자판기로 뽑아 먹는 재미도 있지요 :)
히카리님/ 맛있게 드시고 오세요- :)
고율님/ ㅋㅋㅋㅋㅋㅋ 뭐야, 저건 베개 잖아!라고 외쳤던 현장감을 살려서...^^
Andrea님/ 그러고보니 전 시오라멘을 먹어 본 적이 없네요-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꼭 한 번 먹어 봐야 겠습니다. 저도 쇼유라면을 좋아하니까 Andrea님처럼 시오라멘도 맛있게 먹을 것 같습니다!
똥사내님/ 덧덧글 이름 적을 때마다 깜짝 깜짝 놀라게 해 주시는 사내님! 울지 마세요 ㅋㅋ ^^
Shoo님/ 빠다 라멘이 생각보다 느끼하지 않다는 제보가 있습니다- 우리 한 번 도전해 볼까요-
사뽀로면 미소다 하면서 먹은 "버터미소"라면도 참 충격이었죠
버터의 진한맛과 된장의 진한맛의 묘한 앙상블이 참 맛났다는
맛있으면 말해주세요. 저도 도전 해 보겠어요.(불끈)
근데 정말 저 버터 압박이에요. 베고 자고 되겠다는 말에 끄덕했습니다ㅎㅎ
renton님/ 자판기 티켓으로 파는 건 그 가게의 선택일 뿐이니까요, 가게 맛에 따라 다를 겁니다. 자판기로 무언가 사 먹는 것도 재미있으셨죠? :)
란스님/ 윗 그림 중에 라면의 종류에 미소라면도 아마도 버터미소인것 같습니다. 거기에도 버터 베개가 풍덩 빠져 있거든요^^ (물론 콘도) 충격적이긴 하지만 맛있게 보입니다.
lie4me님/ 한국의 일본 라면집에서 드셔보시고 괜찮으시면 일본에서도 즐기실 수 있을 거예요. 대체적으로 한국에서 먹는 것보다 좀 더 기름지거나 좀 더 짠 맛이라고 감안하시면 더 정확할 겁니다 :)
카시아파님/ 하하 제가 사실 느끼한 것 아주 잘 먹는 편입니다. 느끼한 건 괜찮은데 버터의 마지막 투하와 덩치에 깜짝 놀랐습니다. (삿포로 라면은 국물이 진하지만 별도로) 밍밍했던 (국물이 맹물) 홍콩의 햄라면이 생각도 났고요. 맛은 카시아파님 말씀처럼 좋다는 제보가 많이 들어왔습니다. 한 번 새로운 맛을 과감히 즐겨봐야겠습니다. 언니님 김치찌게는 정말 맛있는 진국 찌게일 것 같네요. 흰 밥에 야들야들한 넓은 잎부분을 쭈아악 펼쳐서 먹음 맛있는 그런 맛일 것 같습니다 :)
흠...역시 일본 인들..
한국은 내내 비가 왔다고 하던데 일본은 정말 날씨가 쩅쨍이더군요.
문제라면 하필 갔던 시기가 일본 연휴기간이라 관광지마다 사람들이 바글바글 했다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9월에 다시 일본에 가봐야겠어요.
징소리님/ 다녀오셨군요! 매년 8월 15일은 일본 연휴인 오봉이 겹쳐서 엄청났을 겁니다:) 일본이 엄청난 것이 1년에 두 번인데 하나는 5월달의 골든 위크, 하나는 8월 15일의 오봉입니다 ^^ 딱 맞춰 가셨네요^^ 골든 위크에 갔다왔던 제 <도쿄 먹자 여행> 엉덩이가 들어 올려지는 가마쿠라 불상 포스트 도입글에도 저의 답답한 심정이 담겨 있는데 아마 똑같으셨을겁니다 흐흐
marlowe님/ 그러면 딱이시겠습니다 완전 딱 맞는 입맛이시겠어요. (저도 한 번 해볼까 하는 유혹이^^)
nabiko님/ 성의 쾌락이나 기름기에 대한 향유에 대해 제가 느꼈던 것을 알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곱하기 2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