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이기나 축제가 이기나! (일본 꼬치구이) / 삿포로 스스키노_5


원래는 이 위치에 위의 제목에 따른 본문이 이어져야 하나
저의 책<내 안의 여행유전자>에  발표한 글이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만 그런 이유로 이 포스팅은 내용을 보이지 않게 하도록 되었습니다.

먼저 책을 읽으신 분들이나 읽으실 분들께서 참고하시고 책의 앞뒷글을 읽으시면
숨은 재미를 더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
 여행유전자 따라 지구 한 바퀴

지운 글
어디선가 기모노를 입은 사람들이 모여들거나 (사진1) 의외로 매끈한 다리와 그 윗쪽 엉덩이의 아슬아슬 둥그런 곡선 꺾임까지 드러나는 남자분들의 벗은 하체가 거리를 성큼성큼 누비거나 (사진2) 딸기 레이스 공주 옷을 입은 웨이트리스가 나타났다면 여행자인 당신은 쾌재를 불러도 좋다. 당신은 오늘 마쯔리(일본의 축제)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은 삿포로에 큰 마쯔리(일본 축제)가 있는 날이다. 낮부터 이미 도심의 큰 도로는 교통 통제가 시작됐다. 형광색으로 몸을 두른 경찰, 어디 소속인지 한예슬 얼굴만한 렌즈를 단 큰 카메라를 들고 돌아다니는 사람도 있고 (내 손바닥 똑딱이의 스무배는 되는 것 같다. 부럽다.), 역시 차분한 기모노부터 하체 개방 훈도시 패션까지의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것이 마쯔리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비가 오락가락 하면서 날씨가 궂은 것이 걱정이라면 걱정이다. 실은 한국에서 떠나기 전날밤까지도 우리나라 일기 예보로는 삿포로가 태풍 지역이라고 했었다. 그에 비하면 아주 소소한 비가 내리는 셈이지만...그러나...

...그러나 아무래도 안타까운 건 거리의 야외 음식 축제...! 사실 무엇보다도 이 거리가 축제의 거리가 될 거구나- 실감나게 만들어 주는 것은 평소에 번화가인 이 거리의 골목 골목을 다 막아 놓고 술상(?)을 주와아아악~ 차리는 손길이었다. 달리는 차 한 대도 없이 거리를 막은 이 간이 식탁들과 손님을 기다리는 이 단정한 테이블 준비! 비가 올 것을 대비해서 테이블마다 비닐을 씌워 놓았다.

우리나라에 포장마차 축제가 있다면 아마 이것과 비슷할까? 각자 통일된 가게마다 부스가 있고 통일된 간판에는 원래 자기네 술집 이름과 원래 주소를 표시해 놓았다. 축제 동안 여기에 출장팀을 내보내는 것이다. 포장마차가 급조된 것이 아니라 부스마다 우리로 치면 '홍대 주차장 골목 mori' '홍대 모모 빌딩 지하 1층 행복한 금현이' 뭐 이런 식으로 원래 자기네 가게 이름을 걸어 놓았다.

마쯔리는 저녁 무렵부터 시작할 예정이지만 먼저 나온 사람들은 궂은 날씨에도 역시 맥주와 담소를 즐기고 있다. 사진에는 잘 표현이 안 됐지만 실은 비가 솔솔 내리고 있는 중이다. <궂은 날씨에 짜증>이 아니라 솔솔 내리는 빗줄기 정도는 개의치 않는 것이 마음에 든다. (그래도 나는 차마 앉지 못한다)

아아 그런데 이런 이런 안타까운 일이...! 비가 더 내리기 시작한다. 내려도, 적지 않게 내린다. 오늘 저녁 마쯔리는 둘째치고 지금 당장 이 아름다운 술판들은 철수하는 수밖에 없구나...!

이쯤에서 가슴팍에 '참이슬' 같은 술이름이 적힌 녹색이나 빨간 앞치마를 입은 아주머님들께서 각각의 부스에서 한 두 분씩 걸어나와 서로 비닐을 걷어라, 의자를 치워라, 하며 아르바이트 학생과 아줌마의 하루 공치는 안타까움과 비맞으며 집기 이동을 하는 짜증의 이중창이 어우러져야 할 상황일 수도 있는데,

여기 삿포로 사람들은, 아~ 꿋꿋하다 꿋꿋해...! 열심히 글 써 놓으면 혹시라도 변했다 소리 들을까 그러는지 어김없이 연결을 툭! 끊어버리는 초지일관 시종일관 같은 자세 꿋꿋한 우리집 무선 인터넷 서비스보다도 더 꿋꿋하다...! 이 빗속에 꼿꼿하게 허리를 펴고 한 손으로 우산을 직각으로 들고 앉아 다른 한 손으로 맥주잔을 들이킨다...! 머엇있다!
 
↑↓사진은 비가 조금 멎은 뒤에 촬영한 듯.  비가 멎든, 다시 또 내리든 아무튼 개의치 않고 우산 신공을 펼치며 맥주와 안주를 즐기는 삿포로 시민들! 워낙 겨울에 폭설이 오고 지진도 크게 당하고 그래서 그런가, 이 정도 비에 마실 맥주를 안 마시는 일은 없는 것이다! 아무리 우산을 든다 한들 엉덩이 부분은 젖을텐데...  
비가 이기나, 축제가 이기나! 사실 난 '비가 오기 때문에 저녁에 한다던 축제도 취소되겠구나' 생각했었다. 하지만 저 모습을 보고는 비가 그칠때까지 두 시간이 걸리든 세 시간이 걸리든 이 사람들, 축제를 하고야 말겠구나, 라고 생각하게 됐다.   

그나저나 이런 곳에서 주로 파는 것은 무엇일까? 물론 맥주는 모든 가게의 공통이며, 또 똑같은 메뉴가 있다. 위의 사진에서처럼 대부분의 술집 부스마다 그 메뉴에 부채질을 하는 것이 요리의 주 업무다. 그것은 꼬치다.

이 날은 먹기는 커녕 비가 와서 사진을 자세히 찍을 수도 없었기 때문에 도쿄에서 먹었던 꼬치 사진을 올려 본다. 꼬치는 일본에 여행가면 한 번쯤은 꼭 먹게 되는 음식이기도 하니까 이래저래 모아보니 몇 장 나온다.



▲신주쿠 옆 야키도리요코조 (꼬치구이 골목)에서
 (이 사진은 '꼬치가 피를 뚝뚝 흘려요' 포스팅에서 소개한 적이 있다)

▲시부야 hertravel 지정 꼬치구이 골목에서
 (이 사진도 '시부야 꼬치구이 골목' 포스팅에서 소개한 적이 있다)

 
▲곤파치에서 먹은 꼬치구이
돼지고기와 와사비 꼬치, 아스파라거스 베이컨 말이 꼬치인데 아직 포스팅 소개하지 않았다.

▲할아버님네 장어 전문 꼬치집
(연륜이 굉장한 집. 말씀이 끊이질 않았다. 아직 소개하지 않은 집)

▲할아버지네 가게 대표 꼬치구이는 장어꼬치.
저걸 먹장어라고 하나 붕장어라고 하나?

꼬치구이 사진 연속 올려 놓고 그냥 끝 맺으면 입맛이 텁텁할 것 같아
시부야 꼬치 집에서 마셨던 맥주 사진도 한 장 곁들인다. 

마쯔리는 저녁 6,7시에나 시작한다. 아직 두리번 두리번 볼 것들, 누릴 것들이 많다. 구경할만한 간판들과 거리, 삿포로 자랑 중의 하나라는 라면. 차 한 대 없는 대로를 걸으며 느끼는 도쿄와는 다른 편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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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travel | 2007/08/13 10:45 | 북해도의 별 | 트랙백 | 핑백(2) | 덧글(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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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HerTravel의 지구 한 .. at 2007/08/19 04:34

... 바로 그 지점이었다. 게다가 분명 비오던 축제 준비때 사람들이 우산 받치고 맥주 마시는 것을 포기하지 않던 기개를 떨쳤던 바로 그 앞이 아닌가! &lt;비가 이기나 축제가 이기나!&gt; 포스팅을 올리면서 사진을 정리하는데 나를 완전 허무하게 만드는 사진이 있었다... 이미 내 사진 속 배경으로 이 곳이 떠억하니 찍혀있었다...미리 자료를 ... more

Linked at 여행유전자 따라 지구 한 바퀴.. at 2009/03/30 16:53

... 코초_9자리는 10개, 손님은 74명! 최고 인기 삿포로 라면집_8 버터를 풍덩 넣어도 삿포로 라면은 유명해_7손버릇 나쁜 호색한 hertravel_6비가 이기나 축제가 이기나! (일본 꼬치구이)_5눈푸딩은 왜 C컵?_4 일본인들, 이런 소원을 빈다_3다이마루 백화점 지하 음식 코너엔 무엇이 있나_2삿포로행 기차는 웃으며 달려 간다_1홋카이도 묻지마 ... more

Commented by Charlie at 2007/08/13 11:00
장어꼬치! 통통하게 살이 올라온것이 먹음직스럽습니다. 할아버지라기엔 너무 젊어보이시는데요? 얼굴에 웃음기가 가시지 않으시는게 비결이시려나.. :)
Commented by 까날 at 2007/08/13 11:03
괜찮아요..괜찮아요..(중얼중얼)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8/13 11:25
Charlie님/ 정말... 아저씨라고 해 드려도 될 것 같이 밝은 모습입니다^^ 너무 밝으셔서 다 먹고 나올 때까지 계속 대화를 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먹고 나와야 여행하는 재미도 있죠 :) 그런데 문제는 초지일관 발랄한 일어로....모른다고 해도 상관없이.... ^^

까날님/ 꼬치구이를 좋아하시나요? :)
Commented by BbasyLover at 2007/08/13 11:37
...특정 장르 마쯔리를 너무 봤나봅니다. 왜 금붕어잡기, 솜사탕, 시럽빙수, 사과사탕, 등등등이 없고 술판이 있나 생각했습니... orz
Commented by 현재진행형 at 2007/08/13 12:07
비에 젖은 안주를 먹지 않은 자는 마쯔리를 논하지 말라! 인가요? ^^ 저 정도면 진짜 멋집니다.하고 감탄이 절로 나오네요.

아아, 저도 꼬치구이에 맥주 한 잔 하고 싶어요. ;ㅁ;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8/13 12:11
BbasyLover님/ ^^ 원래 마쯔리라면 역시 금붕어잡기, 솜사탕, 시럽빙수, 사과사탕, 등등등이 있는 것이 전형적입니다^^ 그런데 삿포로 스스키노 마쯔리는 규모나 분위기가 다르더라고요. 곧 소개하겠지만 삿포로의 마쯔리가 저는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

현재진행형님/ 비에 젖은 안주를 먹지 않은 자는 마쯔리를 논하지 말라! 바로 그겁니다 :)
Commented by 히카리 at 2007/08/13 12:44
와아. 맛있어 보여요! 장어>ㅁ<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8/13 12:52
^^ 그런데 까맣게 좀 태워 먹더라고요. 그나저나 장어 졸임액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Commented by 까날 at 2007/08/13 13:09
좋아는 하는데, 어째 매번 기회가 없어서... 어찌된 영문일까요...
Commented by 조나쓰 at 2007/08/13 13:17
멋집니다.... 어우.. 그냥 뛰쳐나가서 근처 호프집에라도 달려가고 싶어요....
Commented by nabiko at 2007/08/13 14:08
장어장어장어..+ㅁ+)어서 소개해주세요~!
Commented at 2007/08/13 14:1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1mokiss at 2007/08/13 15:46
아, 꼬치도 꼬치지만 목마름으로 한 두 모금 마신 듯한 저 맥주가 기분을 좋게 만드는군요!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8/13 16:54
까날님/ 꼬치 맛이 특별할 리는 없고 분위기로 먹는 거니까...^^ 일부러 찾을 필요 없이 기회가 되실때 ...:)

조나쓰님/ ^^ 저 날 비만 안 왔더라도 정말 분위기 좋았을텐데 저 정도로 그쳐서 다행이네요. 그랬다면 이미 달려 나가셨을 지도...^^

nabiko님/ 언젠가 장어는 도쿄 먹자 여행에서... :)

비공개님/ 그러게요, 보고 깜짝 놀랐지 않았습니까~!

1mokiss님/ 거품이 가시기도 전에 한 모금이 훌렁 없어져 버린 흔적을 느끼셨군요 ^^
Commented by 섭씨0도 at 2007/08/13 18:08
출장팀이라니.. 신기합니다; 그냥 노점보단 분위기가 좀 더 정돈된 느낌이랄까.. 그렇겠군요!;
게다가 비에 굴하지 않는 저 모습.. 역시 술은(?!) 강합니다~;ㅁ;
우리나라에서도 출장팀들로 이뤄진 노점을 한번 볼 수 있음 좋겠네요.. 재밌을듯..
그나저나 배고픈데 꼬치구이를 봐버렸더니..ㅠ_ㅠ;; 아이고;
Commented by Shoo at 2007/08/13 20:30
그간 못 읽은 여행기들을 다시 보고 있습니다. 아아. 겨울의 삿포로는 많이 추웠어요. 올해는 이제 힘들것 같지만, 내년 여름쯤 홋카이도에 다시 다녀오고 싶습니다 ^-^
Commented by eastrain at 2007/08/13 20:35
마쯔리할때 일본을 한번 가야할텐데.. 언제나 가려는지...
Commented by 마이아 at 2007/08/13 21:18
허억- 정말 어디 오뎅바에 들어가서 모듬꼬치라도 시켜 먹어야 할 듯 한데요ㅠㅠ
이번 추석에 삿포로 쪽으로 갈 뻔 했는데.. 결국 틀어지고,
내년 여름에 갈 유럽이 저의 첫 해외여행이 되겠네요~ 부끄//
열심히 공부하는 마음으로 herttavel님 여행기를 눈에 새겨넣고 있습니다!

아, 저 그리고, 하얀새여요;; [기억하실라나;]
Commented by 빈틈씨 at 2007/08/13 21:50
이 사진 남편 보여주면 일본 여행이 연내에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즐거운 상상이 되는군요 :D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8/14 11:28
섭씨0도님/ 뜨내기 급조가 아니고 출장팀이니까 아무래도 평소 자기네 맛이 빠져도 안되니 잘 만들어줄 것도 같습니다 ^^

Shoo님/ 저도 (겨울은 아니지만) 삿포로가 두번째인데 확실히 버스 타고 내렸다 돌다 버스 탔다 하는 패키지와 다르게 제 마음대로 다니니까 이 도시가 정말 좋았습니다. 반했습니다.

eastrain님/ 마쯔리도 재미있습니다. 항상 깔끔한 일본인, 이라고 얘기하지만 흐뜨러지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

마이아님/ 하얀새님 오랜만입니다. 유럽과 나의 왼 발에 덧글 자주 올려주셨죠? (기억합니다. 뿌듯...^^) 내년 여름! 축하합니다-! 저는 일단 다녀온 추억을 씹어 먹으면서 단물 빠질때까지 견뎌야겠습니다 :)

빈틈씨님/ 꼬치구이를 미끼 삼으실 건가요? ^^ 대신 제 덧글은 가리고 보여 드려야 겠습니다 ^^ (저~ 위에 '꼬치 구이 맛이 별다른가요. 분위기로 먹습니다'라는 제 덧덧글이 있습니다 ㅠ ㅠ )
Commented by 다크루리 at 2007/08/14 13:22
장어는 소중한 음식입니다 from 해변의 카프카.;;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8/14 15:25
해변의 카프카를 읽었었는데 기억이... 아무튼 하루키답게 소설 내내 음식 이야기가 나와서... 차가운 맥주에 돈까스 먹는 묘사는 아직도 기억납니다-
Commented by 수수한벗 at 2007/08/14 22:25
아..좋은 글과 사진 잘 보고 갑니다. 축제가 그립네요.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8/15 00:28
감사합니다 :) 축제는 여행자에게 행운권에 당첨된 기쁨을 주는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marlowe at 2007/08/16 11:49
비오는 날에는 부침보다 꼬치가 더 좋아요.
첫번째 사진의 딸기 옷 아가씨는 뒷머리가 턱수염처럼 보이네요.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8/17 00:52
허억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완전한 구미호상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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