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행 기차는 웃으며 달려 간다_1

극성수기의 공항이 어떤 곳이었나를 오래 잊고 있었다! 윽, 윽, 윽, 새벽 여섯시의 공항이 이렇게도 미어 터지는 곳이었단 말이냐. 공항의 주차장마저 차가 넘치고 카운터엔 인간들이 넘치고 로밍 전화 줄과 환전에도 줄이 잔뜩이다. 곳곳에서 사람들의 작은 입씨름도 끊이지 않고 들린다. '그러길래 빨리 나오자고 했지' '성수기가 이런 줄 내가 알았어?' '그럼 몰랐어?'

자~ 자~ 그럼 즐거운 여행을 앞두고 열심히 다투고들 계시고요, 저는 비행기 탑니다~
 
1. 비행


한일 노선의 야박한 도시락 등장! 어느 글을 보니까 비행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컨디션 유지를 위해 비행기 안에서 거의 식사를 안 하려고 한다는데 나와는 상관 관계 17%의 남 이야기. 비행 공포를 잊으려고 위장을 채우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비행 시간은 나의 첫번째 북해도 여행인<묻지마 패키지>때처럼 똑같은 세 시간인데 이번 여행은 그 시간이 훨씬 짧게 느껴졌다. 모든 것은 결국 마음 자세의 거리일 뿐인거다.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 하늘 길이 무슨 죄이고 그 때 낡았던 전세기가 무슨 죄인가.(그러나 낡은 비행기가 겁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마음! 이렇게 깨닫고 겸손하게 두번째 북해도를 만난다.
2. 도착

왔다. 짧아서 좋다. 다른 나라 놔두고 결국 일본으로 가게 되는 경우가 많은 이유 중의 하나. 가깝다! 그런데 일본땅에 내려서 로밍 핸폰을 켜자 자동으로 날아온 외교부발 문자. 우리나라에 힘든 일이 생기다보니 이런 문자도 생겨나는구나.
3. 삿포로行 기차

도쿄나 오사카,나고야같은 도시에서는 공항에 내려서 시내로 들어가는 기차안 분위기는 한마디로 '피곤'이었다. 대부분 출장을 다녀온듯 피곤한 회사원들이 꽤 많았다. 그래서인지 열차칸의 사람들의 표정들도 얼마쯤은 항상 굳어 있었다. 그런데 오늘 "달랑 네 칸"뿐인 이 삿포로행 열차의 사람들은 다르다. 도쿄에서는 잘 입지 않을 것 같은 평범한 티셔츠의 옷차림들이 많다. 티셔츠라도 도쿄의 그것처럼 패셔너블하거나 별다른 그게 아니다. 사람들은 서로가 가족이나 친구인 것처럼 보인다. 출장에 지친 넥타이가 아니라 집으로 돌아가거나 놀러가는 그런 분위기다. 삿포로행 기차는 웃으며 달려간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도 어쩐지 도쿄의 그것과 달라 보인다. '어쩐지'가 아니라 실제로 나무의 종류도 다르고 집 생긴 것도 다르고 집과 집 사이의 간격도 다르니 달라 보이는 것이 맞다. 삿포로는 위도가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과 같다! 당연히 도쿄보다도, 서울보다도 더 북쪽 지방이다. 흙이 다르고 풀이 다르다. 건물들은 대개 낮은 편이고 간격이 넓은 편이다. 지금의 모습이 다른 것만 아니라 실제로도 옛날엔 이 북해도가 일본이 아니라 독립된 나라였다고 하니 보는 기분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북해도는 일본의 지방이 아니라 '에조'라는 나라였던 적이 있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오키나와도 일본 땅이 아니라 '류쿠'라는 나라였다. 국사 시간에도 나왔던 유구국이 오키나와였다는 것은 막상 오키나와로 여행을 가려고 준비하다가 알게됐었다. 속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실제로도 오키나와는 일본 본토보다 대만이 거리적으로 더 가깝다고 들은 것 같다. 

그렇다면 외국인들도 우리나라 제주도 여행에 와서 이 곳은 코리아가 아니라 '탐라'라는 나라였다, 라고 설명을 들으려나?  

3. 날씨

한 여름 북해도 기온 27도라더니 25도의 기온에 살짝 비가 온다. 공기가 맑다. 녹색이 푸른 이 곳 북해도. 현재 8월초. 완전한 쾌적함이다!

4. 삿포로市 도착 정보


------------------------------------------- (오늘의 절취선)---------------------------------------------

[hertravel의 북해도 여행 정보 1 - 신치도세 공항에서 삿포로 시내까지]

북해도 삿포로는 시내 곳곳에까지 한글로 정보가 다 써 있기 때문에 도심을 찾아가는데 힘들 것이 없다. 최소한 완전 왕초보를 위한 기본 단어로 세 개만 알고 있자.

첫번째 왕 기초 단어, JR  : 공항에서 내린 다음에 'JR'이 써진 쪽으로 가면 삿포로 시내까지는 1040엔에 가는 JR (일본 국철) 특급 기차가 있다. 36분 걸린다.
두번째 왕 기초 단어, 札幌 : 영어로 SAPPORO라고 써 있고 한글도 있지만 그래도 어느 노선표에서도 삿포로는 원래의 글자인 저 글씨가 제일 크게 써 있으니 눈에 익혀 두자.

세번째 왕 기초 단어, 南北 : 삿포로 시내 번화가라면 역시 오오도리 공원이나 스스키노. 삿포로 역에서 지하철 남북선南北線이 각각 한 두 역만에 도착한다. 이 전철역 선 이름이 남북선. (짐이 없다면 걸어다닐 수 있는 거리다)

즉, JR 타고 札幌역에 도착해서 南北 지하철 노선으로 시내 명소에 간다. (기가 탁 막히게 엄청난 정보군...)   


------------------------------------------- (오늘의 마무리)---------------------------------------------

by hertravel | 2007/08/08 22:41 | 북해도의 별 | 트랙백 | 핑백(1) | 덧글(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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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reina at 2007/08/08 23:21
아흣. 안그래도 요즘 여름의 홋카이도가 너무너무 그리운데 ~ 정말 이글 보니 완전 달려가고 싶군요. 그 청량함과 끝이 보이지 않는 벌판의 기분. 모든게 초록빛인 예쁜 왕국이었어요 . 히히.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8/08 23:32
청량함과 끝이 보이지 않는 벌판의 기분, 북해도, 매력이 넘치는 곳입니다^^
Commented by lie4me at 2007/08/08 23:40
와*_* 사진보고 있으니까 저도 같이 일본으로 날아갈 것 같습니다.

(사실, 과제에 치이느라 맛이 좀 가 있는 상태라서 어딘가로 달아나 버리고 싶은 기분이..'ㅅ')


저는 삿포로행이 아니라 도쿄, 오사카행 기차를 탔나봐요.
지쳐서 웃음도 안 나오고; 그래도 포스트 읽었더니 기분이 좀 가벼워진 것 같아요.

사진 속에 있는 오랑우탄 귀여워요~
Commented by 식용달팽이 at 2007/08/08 23:52
앗, 잘 다녀오셨나요?^^ 마지막 사진 너무 귀여워요~ 꼭 고양이처럼 생겼는데 한국 민화의 호랑이 같은 느낌도 들어요.^^;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8/08 23:58
lie4me님/ 삿포로행 기차처럼 스트레스가 훨훨 날려보내시길-!

식용달팽이님/ 귀엽죠? 오키나와 곳곳에 저 녀석이 입을 벌리고 있답니다 ^^
Commented by nabiko at 2007/08/08 23:58
저도 내년엔 꼬옥!!!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8/09 00:01
꼬옥 ^^ !! 달성하세요~
Commented by 눈사람 at 2007/08/09 00:06
다녀오셨군요. ^^ 사람들의 표정이 참 인상적이네요. 다들 즐거워보여요+_+
Commented by 플라멩코핑크 at 2007/08/09 00:25
아 시리도록 추운 겨울날에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삿뽀로예요.
맥주와 게요리 먹고 오셨겠죠? 이히히
Commented by eastrain at 2007/08/09 00:40
시원하셨겠어요. 여름에 꼭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겨울에도 눈을 구경하기에 좋을듯 하고...
부럽네요~~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8/09 00:44
눈사람님/ 기차 안의 분위기가 일본답지 않게 전반적으로 가뿐해 보였습니다. 좋았던 여행이었어요 잘 다녀왔습니다 ^^

플라멩코핑크님 / 맥주는 안 먹으려고 애를 써도 피해갈 수가 없더군요 ^^

eastrain님/ 일본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좋은 점이 보이기 시작하는 여행지인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답답해서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는데...가깝고 편하니까...그리고 다른 장점도 있지만 아무튼 나이 먹을수록 점점 더 좋아지네요 ^^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8/09 00:45
다들 이 시간에도 이글루에 많이 머물러 계신 거군요^^ 실시간 덧글 올립니다 ^^
Commented by Beatriz at 2007/08/09 01:01
25도에 비가 약간, 공기가 맑다... 라니. 천국이네요! ㅜ_ㅜ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8/09 01:10
날씨라든지 모든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좋은 여행지입니다 ^^
Commented by hvalalepa at 2007/08/09 03:19
일본 잘 다녀 오셨어요~
Commented by 까날 at 2007/08/09 08:34
저는 18일에 떠날 예정이니...날씨는 선선하겠지만 후라노의 라벤더는 구경하기 힘들 것 같네요.
Commented by akudoku at 2007/08/09 10:15
지금 이곳, 하동은 雨中입니다.
출장 온지 대략 나흘 째인데, 맑은 하늘을 볼 수가 없네요...
Commented by marlowe at 2007/08/09 13:38
시샤가 너무 귀여워요.
오키나와에서는 퓨마 비슷한 형태로 만들어서 티셔츠도 팔더군요.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8/09 16:48
hvalalepa님/ 네 덕분에 잘 다녀왔습니다. 태풍도 없었고요 ^^

까날님/ 아마 그 때까지 후라노의 라벤더, 괜찮을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JR 역에서 후라노 라벤더 사진을 찍어 와서 날짜를 쓰고 걸어 놓던데 그걸 보시고 판단하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akudoku님/ 취재차 갔던 안동, 참 아름다운 곳이었는데, 하루도 아니고 계속 비가 온다면 좀 아깝네요 정말...

marlowe님/ 그 유명한 PUMA 시리즈 오키나와편은 시샤가 장식했군요 ^^ 제가 갔을 땐 푸마 시리즈 유행 전이라 티셔츠를 못 보았는데 역시 아이디어! 귀엽겠습니다.
Commented by Andrea at 2007/08/14 11:57
패키지면..미나미치토세의 아웃렛에 들리지 못하셨었겠군요^^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8/14 15:41
아울렛 몰 레라 라는 곳 말씀이신가요? 물론 첫 여행때인 패키지때는 알지도 못했고요...이번 제 마음대로 여행은 3박4일이라는 초간단 휴가라 엄두도 못냈습니다. 괜찮은 곳인가 보죠? 다음 번에 또 가게 된다면 한 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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