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6월 21일
[네덜란드/암스텔담] 암스텔담에서는 커피숍에 '이것'을 하러 간다?/ Damrak 뒷골목


일단 스펀지의 성우 김종성님께서는 마이크 앞에 앉아 주십시오. 대본 아주 간단합니다. 이렇게 읽어 주십시오. "암스텔담에서는 커피숍에 '이것'을 하러 간다?"
오 역시 진중하신 목소리십니다. 자극적인 문장으로 "암스텔담 커피숍엔 커피가 없다?"라고 쓸까 했지만 주제와는 상관없이 암스텔담 커피숍엔 커피가 있는 관계로 "암스텔담에서는 커피숍에 '이것'을 하러 간다?"라고 새로 한 문장 뽑아 봤습니다. 이런 이런, 그게 더 자극적이라고 생각하셨다면 오오호, 암스텔담 후추통적인 영감이 아주 강하시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자, 이야기는 거슬러 hertravel님께서 모니카님과 아라치님과 함께 사람 드문 역전 우측 동네에서 암스텔담 담락 대로 뒷쪽 골목길 NIEWENDIJK 길로 접어들던 때의 일입니다....
...모니카와 아라치, 그리고 나는 암스텔담 본격 탐험에 앞서 숙소에서 시내로 걸어 나오다가 암스텔담 주택가 골목의 매력에 완전 빠져서 오전 시간을 마냥 탕진하고 이제 막 담락대로(원래 그냥 Damrak이라고 하는데 개념상 친절하게 내 멋대로 '대로大路'를 꼬리에 만들어 붙였다) 근처까지 도착한 터 였다.
"아아- 카오산 로드 생각난다~!"
나도 모르게 불쑥 입에서 한마디가 나왔다. 카오산 로드가 생각난다-? 이에 무슨 불완전 변태적인 발언인가, 유럽하고도 네덜란드 암스텔담에 와서 태국하고도 방콕의 카오산 로드가 생각난다고 중얼거리다니...왜? 도대체 왜?...원래 4차원적인 영감으로 살아가는 hertravel이라지만 이건 너무 뜬금없구나, 드디어 연식이 다 되어 뇌세포의 완전 방전에 도달하였구나, 머리를 꽁꽁 때리려던 그 즈음,
우리 셋 앞에 나란히 앞서가던 세 미국 아해들이 우리에게 7월말 오키나와 해상에서 발달한 태풍같은 구름을 뿜었다. 그 아해들, 어떤 아해들이었던가, 모종의 영화에서 익히 볼 수 있던 그런 아해들이었다. 왜 그 있잖은가, 미국 호러 영화에서 엄마 아빠는 다 큰 자식들을 냅두고 꼭 여행을 떠나시더라. 남은 아해들은 꼭 친구들 불러다 차를 타고 밤길을 가는데 꼭 맥주병나발 불면서 운전하다 사고를 치시더라. 그래서 낯모르는 누군가를 차에 치여 죽이게 되는데 그 날 밤 한 명 두 명 서로 시체로 발견하게 되더라, 그런 영화에서 보던 바로 그 부모 여행중 맥주병나발 뺑소니 아해 스타일들이었다. 걔네들이 우리 앞에서 무궁무진한 담배 연기를 뿜어 대며 걸어갔던 것이다.
인생 산 지 무척 짧아 보여 심폐기능 활발한 걔네들이 우리 바로 앞에서 얼마나 힘차고 줄기차게 연기를 뿜어냈던지 정말이지 내 눈 앞에 산업혁명에 박차를 가하던 19세기 초 영국 맨체스터의 공장 굴뚝 세 개가 걸어가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런데 문제는 그 때부터였다. 아무 생각없이 그 뒤를 따라가던 내 머리가 갑자기 핑핑 도는 것이었다. 그 아이들이 뿜고 간 안개 속을 헤치며 가던 중이었다.
"아...나 갑자기! 울렁울렁~ 어지럽다...! 어...어억...!아...머리야"
나는 길 모퉁이에 서서 머리를 감싸 안으며 헛구역질을 했다. 마치 담배를 처음 펴 본 날, 처음으로 속 깊이 빨아들이던 멀미감과 같았다, 아니 그것 보다 몇 배 쎘다. 아, 짜식들, 무슨 담배를!! 하면서 투덜거리는 찰나, 아니, 가만 있어! 여기는 암스텔담, 그...그렇다면 아까 걔네들이 남기고 간 그 안개는 그 유명한.....입냄새?
가 아니라 검찰 수사 나오신다는 바로 그 향정신성 약품??
길 모퉁이에 벽을 잡고 숨을 고르며 어지럼증을 가라앉히던 내 머릿 속에서는 모든 것이 아귀가 맞아 돌아가고 있었다. 아, 그렇구나, 왜 뜬금없이 카오산 로드가 생각났나 했더니...무의식 중에 냄새가 비슷했구나...내가 세계 히피족의 집결지 태국 방콕 카오산로드에서 '카오산 로드 거리의 냄새구나~!'하면서 입력했던 그 냄새가 바로...? 이럴 수가, 바로 향정신성 약품의 냄새였나! 그러고보니 더 더 거슬러 올라가서, 그 더위에 어지간하면 마실만한 맥주도 마시지 않던 인도의 게스트 하우스 옥상 카페의 그 외국인 배낭족 인간들, 쟤네들은 맥주도 안 땡겨? 하면서 믿지 못 할 사제 맥주를 시켜 먹던 우리와 달리 맥주 한 모금 없이도 스르르 맛이 가 계시던 그 언니 오빠들에게서 나던 그 냄새가 바로...??? 아아아 아아아 이건 깨달음인 거야?- (괜히 배낭 여행 하다가 현지에서 이런데 빠지는 대책 없는 여행자들이 있어서 항상 안타까왔거늘 바로 그 곳이 그 곳이었다니)
그래 내가 왜 이 암스텔담까지 와서 갑자기 태국 방콕 카오산이 떠오르나 했다 !





사실 요 Nieuwendijk 거리는 역전에서 시작할 땐 가게마다 머리 아픈 냄새 흘려 주시고 물담배 기구를 파느라 순간 우리같은 여행자를 경직시키긴 한다. 하지만 혼자서 얼어 붙는 거지 아무도 누가 위협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그럭저럭 내려가다 보면 물담배 기구 가게들이 끝나고 이번엔 징박힌 검은 가죽 옷들, 채찍같은 소품의 가게가 나타난다. 그러다 점점 담 광장쪽으로 내려 갈수록 아이템과 분위기가 유순해진다. 이런 것만 보고 당일치기로 암스텔담을 떠난 사람들이 암스텔담에 관한 전설적인 이야기를 지어낼 수도 있지만 사실 암스텔담에서 이런 분위기는 일부에 불과하다.



그렇게 골목을 걸어가다 느꼈던 냄새는 우리나라 소수 마니아들이 즐기던 '도라지'라는 담배가 타는 냄새와 비슷한 것 같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 곳이 그 순진한 도라지 담배의 도시는 아니라는 것. 이 다리의 오래된 히피 할아버지께서 온 몸으로 그 인생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말해 주신다. 쇠하고 곤한 육체...거리에 앉아 있는 할아버지...저 손에 만 것이 독한 그것이 아니라 그저 도라지 담배였으면 하고 바라보는 나의 안타까움...
------------------------------------------- (오늘의 절취선)---------------------------------------------
[hertravel의 유럽 골목 여행 정보 - 오늘의 루트 공개]
오늘의 HerTravel Route #6 는 Damrak대로의 뒷쪽 골목길 Nieuwendijk와 Brugstraat : (사진을 클릭하면 더 자세히 볼 수 있다. -그래도 작은 것 같아서 다음 회부터는 더 큰 지도로 교체 예정- 루트에서 붉은 색 부분이 오늘 글 속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 (오늘의 마무리)---------------------------------------------
* 알려드립니다. 이 글을 쓸 때 절대 약물을 권유하려고 쓴 글이 아니니만큼 덧글을 주실 때 이 점 감안하셔서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너~~무 자세한 명칭이나 경험담(글 쓰신 분의 구속사유가 됩니다)은 피해 주셨으면~하고 바랍니다! ^^
여행유전자 따라 지구 한 바퀴
[유럽에 취醉하다] 카테고리는
골목 선술집에서 여행에 취하고 사람에 취한
유럽 중부 맥주 여행과 남부 와인 여행 코스의 여행기입니다.
[유럽의 골목을 샅샅이] 다닌 카테고리를 통합해서 쓰고 있습니다.
# by | 2007/06/21 01:40 | 유럽에 취醉하다 (1) | 트랙백 | 핑백(2) | 덧글(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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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화나, 하시시, 그리고 머슈룸인가요...
여행중에 만난 네덜란드 인의 말로는 그랬었는데, 가본적이 있어야..
그래도 카오산이나 인도는 불법이지만, 암스테르담은 합법인게 가장 큰 차이이겠죠..
여행을 하면서 하시시나 마리화나 하는 사람들을 몇몇 봤었고,
그 사람들이 다른 여행자들과 특별히 다른 것이 없어서,
도리어 그쪽으로는 무덤덤해져버렸습니다.
(뭐, 거기에는 심각할정도로 많이 피는 사람은 만나본적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요...)
중국의 스페셜 피자(대마초전) 이나 인도의 스페셜 라씨(방 라씨) 같은 것도 있으니...
처음 도착해서는 이런 자유로움에 무척 신기했던 기억이 있네요~
Charlie님/ 뿜어 나옵니다- 뒤에서 걷지도 말아야- ^^
jkra님/ 이런 것으로만 너무 유명해져서 안타까움도 있습니다 :) 이 도시를 싫어하는 분들은 또 인상을 많이 구기기도 하는 곳 같습니다. 특히 아주 깔끔한 독일에서 방금 올라오신 여행자분들요.
징소리님/ 커피도 마시고 긴장도 풀고 그것도 하고 당구도 치고...그러나 봅니다 ^^
그나저나 암스테르담에는 모기가 많이 없던가요? (...)
빵, 쥬스 식으로 많이 판다더군요..빵 이름은 '스페이스 케익'이라던가...;;
회사원들이 퇴근하고 다같이 대마빵집에 가서
대마빵을 먹고 깔깔 거리며 친목을 도모한다고들 하더군요-ㅁ-;
liesu님/ 사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암스텔담은 고흐뮤지엄(박물관?미술관?), 빡빡한 삶처럼 느껴지는 집들과 골목, 친절한 사람들이랍니다! 지금 도시 탐험 루트가 역전에서 시작이라 아무래도 이야기가 이쪽으로 계속되고 있지만요 :)
BuxWV 님/ 음 한방약초라기 보다 도라지 담배에 넣은 아무튼 무슨 한방 느낌 태우는 그런 냄새 같습니다. 커피숍에 들어간 것은 아니고 하도 뿜어져 나오는 냄새들이 있어서 거리에서 맡아지는 냄새는 그랬습니다. 직접 맡는 냄새와는 다르겠죠 :)
그리고 절대 제가 직접한 이야기가 아니고요, 거리에서 연기 뿜는 아이들 뒤를 걷다 기겁을 했는데 알고보니 그 골목에 그런 집들이 있고 그게 거기 문화더라. 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길에서 내뿜는 사람들도 사실 거의 못 보는데 이상하게 우리 앞에 걸어간 아이들이 좀 의심스럽더라니.
chada님/ 하하...^^;;; 아무튼 먹지 말아야 겠죠. 커피숍에 들어가지 않는한 실수로라도 먹을 일은 없을 것 같으니 다른 곳에서 잘 못 먹을 걱정은 없죠? ^^
얌문님/ 어느 기사에서 암스텔담 회사 2차 회식 장소로도 많이 이용된다는 것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아마 비슷한 개념인가 봅니다...
중독자들은 해코지할 힘도 없다니 재밌는 사실인걸요? ㅎㅎ
자물쇠님/ 감사합니다~! 한 번 뵈야죠 하하!
말이 화납니다...에....너무 웃겼습니다...
아, 마리화나 얘기는 아닙니다. 그거 할 돈 있으면 아마 조금이나마 더 다녀볼듯~ ^^
소마님/ 아 땡기십니까 암스텔담, 멋져요, 꼭 그런 자유로움 아니더라도, 가식적이지 않은듯 느껴지는 도시의 분위기. 좋아합니다~! 네 말이 화나는 것과는 아무 상관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