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깨가 쏟아지는 음식점 / 사쿠라신마치 胡麻屋_35

검은 깨가 후두두득 휘몰아치며 거센 바람이 창문을 두드렸다. 창문을 열자 세상 가득 검은 깨가 날리고 있었다. 식품점의 우유 진열대에는 검은깨 우유가 자신의 미니미, 혹은 장이 시원해진다는 요거트를 허리에 스카치테이프로 동여매고 원 플러스 원 행사에 출두했고 텔레비전을 틀면 식품 영양 전문가들께서 납시어서 검은 깨를 먹어야 오래 살고 좋다며 숟가락을 들이 밀었다.

밋밋하게 허여누리한 깨만을 먹어왔던 우리들은 허겁지겁 검은 깨와 검은 콩을 진작 알아모시지 못 한 무지함을 반성했다. 이제와 기록하는 그 모든 모습들은 얼마전 대한민국에 깨가 대박 쏟아지던 광풍의 나날들을 말함이다. 그런데 한 술 더 뜰 일이었다, 일본에 가자 한국의 검은깨 난리를 모르는 미야키마저 나에게 이렇게 말한 것이다,

"일본에서 깨가 몸에 좋다고 유행이 불어서---"
(사쿠라신마치 역에서 100미터 거리쯤에 있는 음식점, 호마옥胡麻屋 GO-MA-YA)
(호마胡麻는 일본어로 '고마'. '고마'는 참깨란 뜻이고 옥屋은 '야'는 집,가게란 뜻이다.
'참깨 가게'란 뜻의 호마옥 GO-MA-YA)
1층은 이탈리아 식당이고 2층이 참깨 식당이었다. 식당 내부 카운터의 모습. 야후 구루메의 평가중에 보면 "사쿠라신마치' 동네에 있는 것이 아깝다는 평이 있다. 괜찮은 동네인데도 그런 평이 있는 건 도심지에서 크게 되고도 남는 음식점이란 뜻? 그래서인가- 5점 만점 맛 평가에 10명의 참가자들이 4.5점을 주었다. 홍보에 의한 것인지 참된 참가자인지는 의심이 많은 나로서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밥과 함께 나온 검은 깨의 이 국수가 보이는 것처럼 걸쭉하고 고소하고 진하고 맛있었다는 것이다-
보이는 그대로, 상상하는 그대로의 맛이다-
같이 시킨 다른 국수는 꼭 우리나라 라면처럼 생겼다.
면도 맛있고 국물도 맛있고...
깨 음식점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선지 메밀(모밀이라고 해야 하나 항상 헛갈린다) 장국에 넣는 재료로 깨가 같이 나왔다. 우리나라 모밀 국수와 다른 점 중의 하나를 발견했는가? 갈은 무가 없다. 일본에서 먹는 모밀 국수 장국엔 갈은 무를 넣지 않는다. 마치 한국의 생선 구이엔 갈은 무가 안 나오지만 일본의 생선구이엔 거의 항상 나오는 것과 같다. 맛은? 일본의 자루 소바가 우리나라 메밀 국수와 다른 맛을 추구하고 있다는 사실은 항상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기본적으로 깨를 많이 먹을 수 있도록 테이블 위엔 깨가 올려져 있다.
깨 관련 메뉴가 아닌 음식도 당연히 있다. 닭고기 튀김 -가라아게-과 밥. 맛있다.
참치 회덮밥. 우리나라 스타일은 아직 덜 녹은 냉동 참치회를 잘게 썰어 놓고 채소와 초고추장을 비벼먹지만 일본 스타일은 횟감 크기의 참치를 그대로 밥 위에 올린다. 살짝 간장 간이 돼 있고 계란 노른자를 함께 비벼준다. 레스토랑의 특징답게 깨도 뿌려져서 나왔다. 참치의 산뜻함과 아미노산의 감칠 맛(참치는 태평양에서 잡는다지만 맛있는 건 일본에서 먹을 때가 맛있다), 계란 노른자의 콜레스테롤이 선사하는 치명적인 고소함, 장식용 다진 파의 시각적인 대견함, 역시 일본의 밥 맛. 맛있었다. 살짝씩 맛을 보는 것이 더 형벌이다...
음식을 다 먹고 나가는 출구에서는 깨로 만든 제품을 팔고 있었다. 참깨술(무슨 맛이냐), 참께 벌꿀(이건 또 무슨 맛이냐), 매운 깨(는 또 무슨 맛이고!), 가쓰오맛 깨(깨에 가쓰오부시 양념맛을 입혔다) 같은 것들이었다. 이 집 홈페이지에 의하면 참깨는 변비나 몸이 냉한 사람, 빈혈, 골다공증, 피부 미용, 성인병, 간암에 좋다고 한다.

------------------------------------------- (오늘의 절취선)---------------------------------------------

[hertravel의 지구 한바퀴 여행 정보 35 - 깨 음식점 GO MA YA]

胡麻屋 GO-MA-YA

숙소 동네에 있는 음식점이지만 그 이상으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집.
일부러 도쿄 번화가에서 이 집을 찾아서 갈 필요는 없겠지만
근방에 묵는다면 한 번쯤 들를만한 집.

홈페이지
http://r.gnavi.co.jp/g092902/ 고마야에 대한 기본 정보
http://gourmet.yahoo.co.jp/0000886524/0002859841/ 야후 구루메에 있는 정보

위치: 도쿄도 세타가야구 사쿠라신마치1-21-15
가는 법: 시부야에서 토큐 덴엔토시센타고 4째역인 사쿠라신마치(클릭하면 사쿠라신마치의 개념도, 동네 맛집 지도가 있는 포스트가 나온다)에서 걸어서 3-4 분 
TEL: 03-5477-7887
영업 시간: 월~금11:30 ~14:30 / 17:00 ~23:00(L.O.22:00)  
토, 일·축 11:30 ~23:00(L.O.22:00)  
평균 예산 850 ~2650 엔(점심) / 2650 ~4500 엔 (저녁)



------------------------------------------- (오늘의 마무리)---------------------------------------------

by hertravel | 2007/05/14 01:43 | 도쿄 먹자 여행 (1) | 트랙백 | 핑백(1) | 덧글(20)

트랙백 주소 : http://hertravel.egloos.com/tb/3404002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Linked at HerTravel의 지구 한 .. at 2007/08/10 17:55

... 도의 친구 오다이바_39 오다이바를 향하는 은하철도 유리카모메_38 황후의 밥, 걸인의 찬, 여행자의 한 끼_37 도쿄엔 스타벅스 자리에 엑셀시오르가 있다_36 일본 깨가 쏟아지는 음식점_35도쿄의 백화점 지하 음식 코너 구경_34일본의 어머니날 카스테라 세트_33 비밀의 소스를 밝히지 않는 하카다 라멘_32 도 ... more

Commented by bateauivre at 2007/05/14 02:12
잘봤습니다! 검은깨도 그렇고, 잡곡밥도, 현미 식초나 석류 식초 감식초 등 각종 식초, 마시는 식초 등 요즘 웰빙 식품의 유행은 한국에서 일본 쪽으로 흐르더군요! 신기한 현상. 파리의 일본인 친구들에게 듣고 있습니다. 잡곡밥의 "맛"에 대한 대중적 거부감은 일본에서는 아직도 여전하다고 합니다만, 한국의 경우처럼 발아 현미 등 혀에 부드러운 쪽으로 진화하지 않겠습니까, 그쪽에서도.
Commented at 2007/05/14 03:1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skywalker at 2007/05/14 03:26
역시나 아찔해 지는 포스팅이군요..
앞으로 일본에 가서는 어디서 뭘 먹어야 할지 미리 결정을 다 하고
그리고 그 먹어야 하는 곳에 따라서 어딜 갈지가 결정될 것 같군요..
세상엔 여러가지 콤비 예를 들면 갈비와냉면, 라면과김치, 처럼 잘 맛는게 있는데
전 이상하게도 그 가라아게와쌀밥이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hertravel님의 실력이라면 엄청난 콤비들을 뽑아주시겠죠? ㅋ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5/14 03:39
bateauivre님/ 제멋대로 포스팅에 전문적인 덧글을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대로 정말 다른 유행이 일본 다음에 한참 있다 한국으로 건너오는데 비해 깨라든지 유행은 거의 동시에 이뤄졌던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일본에서 잡곡을 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네요. 위의 집은 그래도 깨음식점이라고 검은 쌀을 넣은 밥도 지었지만 말입니다.

비공개님/ 밤에는 주무시고 낮에 드시는 것이 건강에 좋을 것 같습니다 ㅎㅎ

skywalker님/ 가라아게와 쌀밥처럼 어떤 일본 프로그램에서 보니까 '밥'에 어울리는 음식 특집이 있었는데 온갖 일본 음식이 다 나오다가 베스트 몇에 글쎄 우리나라 김과 김치가 올라가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밥과 김, 김치 (여기에 된장 찌개와 계란 후라이까지 들어가면 한 세트가 되겠죠) 이렇게 일상적으로 먹는 것이 정말 맛있게 먹는 법이었던 거죠. 그 일본 프로그램에서 하얀 밥숟갈 위에 김치를 얹고 김을 얹는 장면을 장엄하게 내레이션하는데... 정말 눈이 새롭게 뜨이는 경험이었습니다. 그 후로는 일본 사람들에게 카레 먹을 때 김치를 먹어 보라 등등의 조언을 하고 싶어집니다^^

Commented by skywalker at 2007/05/14 04:18
아하.. 그렇죠 정말 가장 평범한 것을 까먹고 있었군요..
역시 가장 평범한게 최고인가봅니다.
저도 따뜻한 밥에 김치랑 김, 계란 후라이만 있으면 뚝딱입니다.
거기에 된장찌개만 있으면 "완벽"이죠 저만 그 조합을 좋아하는건 아니었군요.. ㅎㅎㅎ
Commented by 똥사내 at 2007/05/14 07:30
아 참깨 좋아요
Commented by 까날 at 2007/05/14 08:30
카레에 김치..끄덕끄덕.
Commented by 징소리 at 2007/05/14 08:51
츄릅츄릅 츄르릅... 그런데 저기 갈아서 나오는 무가 일반적으로 보는 그런 무가 아니라고 들었던거 같은데... 좀더 아리지 않나요?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5/14 08:54
똥사내님/ 먹을만한 메뉴였습니다^^

까날님/ :)

징소리님/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 좋-다고 섞어 먹어 버려서 말이죠 ^^
Commented by marlowe at 2007/05/14 08:54
저는 음식을 먹고 접시 위에 남아있는 깨를 젓가락으로 찍어먹을 정도로 좋아하지만,
건강을 위해 의무적므로 먹게되면 질릴 것 같아요.
국수와 라면 위에 짙은 갈색 고명은 갈은 고기인가요?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5/14 08:56
그랬던 것 같습니다. 진한 맛의 국수(?)였으니까 농도 짙은 맛에 일조를 했던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Charlie at 2007/05/14 09:08
덮밥류는 언제나 좋아해요. 참치가 넉넉하게 들어가 있는 덮밥이 정말 맛있어보이는군요. 감촉이 상상이 가서 입안에 군침이 가득 돕니다.. 늦은 점심을 먹어야겠군요........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5/14 18:31
깨요리 전문집이지만 저도 참치 덮밥에 제일 눈이 갑니다
Commented by ‘…優 at 2007/05/14 19:38
여기저기 링크 타고오다가 이런 맛집여행이라니 ㅠㅠㅠㅠㅠ 당장 링크추가해버렸어요 ㅠㅠㅠ 덮밥 굉장히 좋아하는데 ㅠㅠ
Commented by salleana at 2007/05/14 23:22
나도 참깨(특히 흑임자)를 아주 좋아합니다.사진의 라면은 흑임자탄들면입니까? 나도 록뽄기에 잘 먹으러 갑니다.잡곡 밥은 일본에서도 최근 인기가 있습니다.그런데 가게에서 먹으면 흰 밥보다 50엔정도 높은 설정이 되어 있습니다.그래서 자택에서 먹는 것이 많네요.대체로 밥을 밥을 싶고 때 3회에 1회는 잡곡 밥으로 합니다.HerTravel씨의 브로그는 「일본 여행기」라고 하는 키워드 검색으로 가까스로 도착했습니다.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5/15 01:45
‘…優 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링크로 자주 들러주세요 :) 사실 정확하게 말씀드리자면 맛집 여행이 아니라 먹자 여행이라 먹다가 맛없고 별로였던 집들도 소개된답니다^^

salleana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록뽄기에 맛있는 참깨집이 있는가 봅니다! 그리고 일본에서도 잡곡밥이 인기있다는 것은 bateauivre 님과 salleana님을 통해서 알게 됐습니다. 역시 잡곡의 가격으로 50엔을 더 받는군요. 저는 栗과 콩, 대추, 인삼이 들어가는 영양밥도 좋아합니다. 달래 간장 양념에 살짝 비벼서 먹습니다.
Commented by 소마 at 2007/05/15 11:41
깨뿐만 아니라 참기름도 매우 좋아합니다.
깨가 잔뜩 들어간 라면이라니!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5/15 20:18
국물이 아주 걸죽하고 고소했습니다. 면도 일반 일본 라면이나 우동맛과는 또 다르게 쫀득쫀득하니 맛있었고요^^
Commented by 히카리 at 2007/05/15 21:02
hertravel님의 포스팅을 읽고 집에 가는 길에 맛의 달인 참깨두부가
나오는 편을 빌려 읽었습니다. 깨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차마 먹고 싶은
생각은 안 들고, 갑자기 맛의 달인이 간절히 보고프더군요>_<
깨전문점이라니 신기해요^^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5/15 22:12
맞다. 맛의 달인이라는 만화가 있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저 음식점에 참깨 두부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진은 없군요. 카메라에 손이 가기 전에 꿀꺽 먹어버린 것인가요-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