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5월 07일
비밀의 소스를 밝히지 않는 하카다 이치란 라멘 / 시부야_32
하카다 라면이라고 하면 원래 큐슈 지방의 원조 라면이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큐슈가 아닌 도쿄에서 '밝힐 수 없는 비밀의 소스'를 가졌다는 하카다 라면집인 '이치란一蘭'을 찾았다.시부야의 밤은 현란한 광고 불빛과 파칭코의 불빛으로 현란했다. 내가 좋아하는 바비의 쇼윈도는 내 눈을 잡아 끌었다.

그리고 또한 바로 그 옆에서, 찾기 힘들거라던 이치란 라면집을 발견한 것도 OK!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의 라면을 먹기 위해서 줄을 서 있었다.
역시 맛있는 집!이라 그렇겠지...
식당앞의 긴 줄이 너무나너무나너무나 익숙해지는 일본 먹자 여행이다.
역시 맛있는 집!이라 그렇겠지...
식당앞의 긴 줄이 너무나너무나너무나 익숙해지는 일본 먹자 여행이다.

하카다 라면은 원칙적으로 돼지 머리뼈 국물로 만든 라면을 말한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설렁탕이나 순대국 같은 베이스의 뿌연 국물에 노란 일본 생면 라면이 말아서 나온다. 그리고 일반 일본 라면과 마찬가지로 그 위에 돼지고기 삼겹살을 느끼하지 않게 잘 익힌(?) 찻슈와 죽순 줄기가 나오겠지, 데친 시금치 같은 것과 같이. 가게 앞에 걸려있는 사진이 벌써 입맛을 돋군다.

자판기로 주문을 미리 받는다. 자판기에는 라면의 종류와 가격이 적혀 있었다.

한국 사람들이 심심치 않게 오는가보다. 라면의 면발이 익히는 정도라든지, 국물의 깊고 옅음, 마늘 맛의 여부, 소금간의 정도, 기름기의 정도, 파의 정도, 매운 맛의 정도 등을 내 마음대로 주문할 수 있었다. 나는 매운맛을 시켰다. 이 곳 라면의 매운 국물맛이 바로 사람들이 말하는 '비밀의 소스'라고 한다니, 먹어 주어야지 아암...

그리고 이 가게의 스물 한개 좌석중에서 자리 하나 하나가 어떻게 비는지를 보여주는 좌석 예약판이 눈에 보였다. 내 순서가 돌아왔을 때 어느 자리에 가서 라면을 먹으면 되는지 각자 자리에 불이 들어온다.



음식 프로그램에서 하도 '이건 저희집만의 비밀입니다, 카메라는 나가주세요' 어쩌고 하는 장면이 많이 나와서 별 맛도 없어 보이는 집 주인이 손바닥을 카메라 렌즈에 갖다 대는 시늉을 하며 - VJ 여러분, 이거 연출 방식 좀 바꿔주세요 제에발 - '이건 저희집만의 비밀...'이라고 화면에서 말할 즈음이면 나는 버럭 성을 내곤 한다.
"무슨 비밀 소스는 비밀 소스!...으르렁...미* 갖고 비밀의 소스라는 거 아냐? *원 가지고!"
그래서 어쩐지 '비밀의 소스를 밝히지 않는 하카다 라멘'이란 별명이 되려 어딘가 찜찜한다는 선입견이 있었으나 먹어보니 정말 무척이나 맛있었다. 누군가 "다음에 도쿄에 온다면 이 곳에 다시 와서 먹겠습니까?"라고 묻는다면 "물론 그렇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 돈코츠 라멘답게 무척 진하고 고소하면서도 우리 입맛 기준으로는 느끼한 국물맛을 잊을 수 있는 특유의 매콤함이 있는 라면이었다.

뿌연 국물의 맛있는 라면이라고 하면 또 오사카 도톰보리에 갔을 때의 사진을 빼놓을 수 없다.

(오사카 여행 때 먹었던 도톰보리의 금룡라면집)




이 사진은 서울 홍대 상수역 근처에 있는 '하카다 분코'의 라면 모습이다. 하카다 라면에 홀딱 반한 나는 우리나라에서도 계속 진하고 뿌우연 국물의 라면 타령을 생활 오페라로 줄기차게 불러대곤 했다. 그러다 지난 몇 년도 어느 해인가 드디어 몇 명의 일본 고등학교 동창생이 하카다 라면을 만든다고 해서 맨발로 달려나가 먹은 적이 있다. 결론은, 엉터리 일본 라면집이 적지 않은 서울에서 이 정도면 엉터리가 아닌 일본 라면집임에는 틀림없지만, 이치란과는 뭐, 브랜치가 아니니 다른 것이 당연한 거고, 그보다도, 챳슈가 좀 심하게 야박하구나, 라며 먹고 나온 적이 있었다. 그러고보니 이 집도 마늘을 다져 넣어 먹을 수 있게 해 놓았었다. 쓰고 있자니 맨발로 달려 갈 수 없는 바다 건너의 그 라면 집들 가고 싶구나 배고프구나 먹고 싶구나. 찻슈가 야박할지언정 홍대로라도 달려가고 싶구나.
------------------------------------------- (오늘의 절취선)---------------------------------------------
[hertravel의 지구 한바퀴 여행 정보 32 - 시부야 이치란 라멘]
【 주소 】(우)150-0041 도쿄도 시부야구 진난1-22-7 이와모토 빌딩 B1F
【 전화·FAX 】 03-3463-3667
【 자리수 】 21 자리
【 영업 시간 】 24 시간 연중무휴
【 주차장 】 없음
【 가는법 】 JR 시부야역 하치공(하치공이라고 주인을 지킨 강아지 동상이 있다)에서 하라주쿠 방면으로 마루이JAM 근처 이와모토 빌딩의 지하 1층. 지나치기 쉬우므로 윗 글의 입구 사진을 눈에 익힐 것. JR 시부야역에서 도보 3분, 에이단 지하철 긴자선 시부야역에서 도보 3분, 에이단 지하철 한조몬선 시부야역에서 도보 3분
【 홈페이지 】www.ichiran.co.jp
------------------------------------------- (오늘의 마무리)---------------------------------------------
[↓아래의 사진은 Kcain님의 덧글을 읽고 사진 파일에서 하나 더 꺼내 올려보는 부록!!입니다]


# by | 2007/05/07 13:58 | 도쿄 먹자 여행 (1) | 트랙백 | 핑백(3) | 덧글(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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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는 컨셉이란다. 각 라면 가게의 주인이 다르다. 일단 이 곳에 들어가면 에도시대처럼 거리가 꾸며져 있고 여섯 개의 라면 가게가 있다. 라면은 <비밀의 소스를 밝히지 않는 하카다 라멘>에서 썼던 것처럼 자판기로 살 수 있다.각 가게와 지역를 대표하는 라면 주방장의 저 커리-즈마 넘치는 포즈와 그들의 대표 라면이 벽에 걸려 있다. 오른 ... more
... 리에 엑셀시오르가 있다_36 일본 깨가 쏟아지는 음식점_35도쿄의 백화점 지하 음식 코너 구경_34일본의 어머니날 카스테라 세트_33 비밀의 소스를 밝히지 않는 하카다 라멘_32 도쿄의 골목을 돌아서_31 톰 크루즈도 날아가는 L'atelier de Joel Robuchon, 록폰기 6탄_3 ... more
... 면 삿포로 라면'인 줄로만 알았다. 이유는 단순하다. '삿포로 라면'이란 말을 어렸을 때부터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어른이 되어 일본에서 오사카 금룡 라면이나 하카다 이치란 라면을 먹어보고, 그리고 거리의 숱한 라면 집(츠키치 시장 중화라면, 시부야의 현대적 인테리어 가게 라면 등) 등의 다양한 라면을 먹으면서 '삿 ... more
Charlie님/ 너무 많이만 넣지 않으면 용서하고 살아야겠죠^^ 그런데 이치란에서 비밀의 소스라고 하는 것은 원래 뿌연 국물이 아니라 매콤한 맛을 내는 소스라고 합니다. 워낙 매운 맛이 아닌 일본 라면집이 이런 특징을 만들어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맛있어 보여요!!!
저는 지금 슬슬 극악 모드 변신중, 배가 고파요...ㅜㅠ
변태라고 하셔도 할 수 없음. 호홋
그건 그렇고. 저 2-3년 안으로 꼭 일본가서
저거 다 먹고 올꺼에요 아흑흑
국물을 직접 가게에서 끓여서 만든다는 점.
인스턴트가 아니라서 가게마다 맛이 각기 다르다는 점인데,
이 시간 왜이리 국물이 땡긴답니까~?
돼지고기를 싫어해서요.
그래도 모든 일본라면을 한 번씩은 먹어보고 싶습니다.
(에끼벤도요.)
조나쓰님/ 그저 몰 마이 멕이면 되는 겁니다 ^^
마네킹같은 몸매 S님/ 대한민국에서 최고 바쁜 덧글러씨 오셨군요
빈틈씨님/ 꼭 다 드시고 오세요. 저 결국 이 포스팅 올리고 순대국 먹었습니다 ㅠ ㅠ
나감독님/ 튀긴면은 아니지만 국물 자체가 기름기가 있어서 능글능글하지요^^
marlowe님/ 그렇다면 돈코츠 라면 계열은 잘 맞지 않으시겠습니다- 혹시 이치란에 가시거든 가장 묽고 매운 모드로 주문하시면 그나마 조금 나을 것 같습니다.
에이미님/ 걸쭉 국물 좋아하신다면 이치란 라면 입맛에 아주 잘 맞으실 겁니다. 그리고 금룡 라면도...후루룩...
mummy님/ 그게 바로 의외로 곤란한 상황...! 맞습니다. 따로 먹어야 하고요, 서로 이야기하면서 먹으려면 소곤소곤......
아아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라면인데...
정말 본토가서 먹어보고싶어요 -_ㅠ;
명동에 라면집에서도 굉장히 맛있게 먹었던기억이 있어서말이죠;;
하아;; 진한맛의 뿌연국물 ;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