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5월 07일
어둠 속의 인디아 밤길,hertravel 실종되다? / 델리
원래는 이 위치에 위의 제목에 따른 본문이 이어져야 하나
저의 책<내 안의 여행유전자>에 발표한 글이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만 그런 이유로 이 포스팅은 내용을 보이지 않게 하도록 되었습니다.

먼저 책을 읽으신 분들이나 읽으실 분들께서 참고하시고 책의 앞뒷글을 읽으시면
숨은 재미를 더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
여행유전자 따라 지구 한 바퀴
지운 글
이마에 자랑스럽게 빈디질을 하고 나를 기다린 고마운 포로리와 도로리와 나는 감동의 포옹을 연출했다. 주변에 그득하게 둘러서 계시던 인도 택시 아저씨들께서는 쓴 입맛을 다시며 그날의 일거리를 파장하시었다. 나는 포로리와 도로리가 예약해 놓았다는 택시에 함께 올라탔다.
흥 분 됐 다. 이 먼곳에서 만화처럼 영화처럼 만나다니. 인디라 간디 공항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내가 나올 때까지 포로리와 도로리는 내가 제대로 오지 못했는가 완전 초조하던 끝이었다. 그러다 나를 만나게 됐으니 더욱 흥분한 우리들은 신나게 짐을 택시에 실었던 것이다. 그 때까지는 아무 생각이 없이 -잘만 왔다- 생각뿐이었다.
한편 나는 불과 사나흘 먼저 온 그녀들이지만 마치 서너해쯤 먼저 인도에서 살아왔던 친구들인양 이 모든 절차를 바라보며 너무나 느긋하기까지 했다. 보라, 그녀들의 이마에 저 뻐얼건 빈디가 빛나고 있지 않더냐 말이다---!
우리들의 숙소가 있는 파하르간지는 공항에서 꽤 먼 곳이라고 포로리 도로리가 귀띔했다. 택시에 올라서는데 갑자기 시간이 무려 밤 11시라는 것이 생각났다. 밤 11시, 먼 길을 떠나는 인도 택시...그건... 무서울 수도 있는 거야! 하고 생각하기 시작하니 갑자기 모든 것이 무시무시하게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우어어어...그러고보니 한밤중 하고도 외국 하고도 인도다. 택시 운전사가 이 길이 맞다고 하면 맞는 줄 알아야지 우리가 어떻게 할 수가 있겠는가? 이태원 가자고 택시 탔는데, 경기도 화성 인근 야산에 내려 놓아도 그러면 그런 줄 알아야지 우리가 어떻게 할 수가 있겠는가?
그저 믿는 것은 쪽수였다. 우리는 셋. 운전사는 하나. 제 아무리 남자라도 칼침(고전적인 어휘다)을 들지 않는 한...!이라고 생각하는 찰나, 운전사가 어떤 남자와 수군수군거리더니 어라어라? 그 남자도 타네? 앞 자리 조수석에? 윽...태연을 가장하며 항의하듯 그 사람은 왜 타냐는 우리 말에 운전사께옵서는 조수라는데! 우리가 무슨 찍소리를 할 것이냐...
그렇게 이제는 인도남 2명 vs 한국녀 3명이 침을 꼴깍이면서 길을 달렸다.

길은 정말이지 포토샵에 페인트로 검은 색을 들이부은(위의 그림 효과를 보라!)듯이 너무나 깜깜했다. 우리들의 마음도 껌껌했다. 공항에서 나가는 길이라고 우리나라 생각해서는 안된다. 가로등 전무. 불빛 전무. 인가 전무. 비포장 툴툴. 앞으로 1킬로 암흑 + 뒤로 1킬로 암흑. 앞에는 반짝이는 눈의 두 남자. 사이드미러를 통해 탐색하는 나의 눈길과 가끔씩 마주치는 그 '조수'란 남자. 가끔씩 뒤돌아보며 씨익 웃는다. 흐억, 납량특집이 따로 없다. 그들의 얼굴이나 표정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처한 이 상황때문이다. 원래 긴장감 고조시키는 재주로 유명한 나 hertravel이 고요를 깨뜨리며 말을 꺼냈다.
"야 이거, 여기서 죽어도 소리소문없이 아무도 못찾겠다.
아니 아니, 아예 실종된 줄도 모르겠다..."
"그러게..."
진작부터 그 말이 하고 싶었던 듯 재빨리 포로리가 맞장구친다.
"이 길 맞어?"
"글쎄...올 때야 보였지만...지금은 안 보이니까..."
자신없는 도로리의 대답이 이어진다.
"아무튼 긴장된 표정은 보이지 말자 ㅠ ㅠ "
" (이미 아그립빠 석고상처럼 굳은 표정) 흠 흠 ... "
여전히 앞으로 암흑, 뒤로도 암흑, 앞자리 인도 남자들의 반짝이는 눈 4개...어.. 또 마주쳤네...
"툴,툴,툴, 툴그렁그렁그러러러.................. "
차가 섰다.
뒷자리의 세 한국 여인 긴장 상태 돌입. 지금 시각 한 밤 11시 30분..
앞의 두 인도 남자, 둘이서 수군수군하더니 갑자기 차에서 내린다.
온 세상이 껌껌 조용~하다
인도 영어로, 잠깐 고장이 났으니 고치고 간다고 한다...
"이거 설마 쇼하는 거 아니지?"
"어쩌지? 지금 고장난 거 맞지?"
"뭐 둔기같은 거(신문 사회면을 너무 많이 봤다) 들고 나타나는 건 아니겠지?"
"그나저나 정말 고장이라도 못 고치면 여기서 어떻게 하냐?"
그저, 사람이란, 사람을 믿는 수 밖에 없다. 두 남자는 뭘 끽끽 거리더니 다시 차에 올라 탔고, 그리고 얼마를 한참 간 뒤 우리는 목적지인 파하르간지에 내렸다. 멀쩡하신 인도 기사분을 두고 셋이서 상상의 납량특집을 찍은 우리들은 무척 안도하며 한편으로는 약간 허탈 민망 죄송해하며 차에서 내렸다. 그렇다. 20세기의 대한민국 추억의 大 프로그램 <KBS 전설의 고향>에서도 구미호나 천년묵은 이무기는 아무 이유없이 사람에게 나타나는 법이 없었다. 다만 심약한 사또 혼자서 끅끅 놀라다 심장마비로 저승사자를 콜하는 바람에 연기자 대기실에서 농담따먹기하던 조연 연기자들만 일이 빨리 끝나 기쁘게 만드는 그런 대본일 뿐이었다.
아니, 좀 더 수준있게 말하자면 E.M.포스터의 <인도로 가는 길> 소설을 읽어보면 느끼는 '막연한 신비감과 성적 환상에서 빚어지는 인종적인 편견'에 대한 살아있는 그 날밤의 기록이나 마찬가지였다. 평소에 '정치적으로 올바른' 생각을 갖고 있던 사람의 반발감과 상관 없이 자기 자신이 막상 인도땅에 내려서는 이런 저런 정치적으로 올바르고 이성적인 판단이 엉망진창 흐려지는 첫 경험이었다는 것이다.
(
이것이 인디아의 보편적인 택시 모습이다.
우리가 탄 택시는 이것보다 한 20년쯤 더 탄 차로 보면 되고 이 사진의 발랄한 역동감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공포의 암흑을 달렸다는 것을 감안하면 된다. 인디아 택시들의 이런 노랑과 검은색 디자인의 둥글 몽땅한 차체는 자신들을 통치했던 영국의 흔적이 남은 것으로, 영국의 택시들을 카피한 것이다.
실제로 내가 탔던 택시는 깡통안에 탄 기분이었고 깡통의 기분에 걸맞게도 한번쯤 깜깜한 길에서 서 줘서 필요없는 한밤의 자작 상상 공포극에 시달린 것이다)
[닫기]
흥 분 됐 다. 이 먼곳에서 만화처럼 영화처럼 만나다니. 인디라 간디 공항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내가 나올 때까지 포로리와 도로리는 내가 제대로 오지 못했는가 완전 초조하던 끝이었다. 그러다 나를 만나게 됐으니 더욱 흥분한 우리들은 신나게 짐을 택시에 실었던 것이다. 그 때까지는 아무 생각이 없이 -잘만 왔다- 생각뿐이었다.
한편 나는 불과 사나흘 먼저 온 그녀들이지만 마치 서너해쯤 먼저 인도에서 살아왔던 친구들인양 이 모든 절차를 바라보며 너무나 느긋하기까지 했다. 보라, 그녀들의 이마에 저 뻐얼건 빈디가 빛나고 있지 않더냐 말이다---!
우리들의 숙소가 있는 파하르간지는 공항에서 꽤 먼 곳이라고 포로리 도로리가 귀띔했다. 택시에 올라서는데 갑자기 시간이 무려 밤 11시라는 것이 생각났다. 밤 11시, 먼 길을 떠나는 인도 택시...그건... 무서울 수도 있는 거야! 하고 생각하기 시작하니 갑자기 모든 것이 무시무시하게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떠나오기 전에 읽은 여행책자에서 '절대로 모르는 인도 사람이 주는 음료를 넙죽 받아 마시지 말지어다', '절대로 모르는 사람이 인도하는 좁은 곳으로 따라가지 말지어다', '1년에 껠랄라 지역에서 말없이 사라지는 여행자가 몇 명이며', '델리에서 사라진 여행자가 동쪽 끝 캘커타에서 마약에 취한채로 발견이 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둥 그 얼마나 무서운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가.
우어어어...그러고보니 한밤중 하고도 외국 하고도 인도다. 택시 운전사가 이 길이 맞다고 하면 맞는 줄 알아야지 우리가 어떻게 할 수가 있겠는가? 이태원 가자고 택시 탔는데, 경기도 화성 인근 야산에 내려 놓아도 그러면 그런 줄 알아야지 우리가 어떻게 할 수가 있겠는가?
그저 믿는 것은 쪽수였다. 우리는 셋. 운전사는 하나. 제 아무리 남자라도 칼침(고전적인 어휘다)을 들지 않는 한...!이라고 생각하는 찰나, 운전사가 어떤 남자와 수군수군거리더니 어라어라? 그 남자도 타네? 앞 자리 조수석에? 윽...태연을 가장하며 항의하듯 그 사람은 왜 타냐는 우리 말에 운전사께옵서는 조수라는데! 우리가 무슨 찍소리를 할 것이냐...
그렇게 이제는 인도남 2명 vs 한국녀 3명이 침을 꼴깍이면서 길을 달렸다.

길은 정말이지 포토샵에 페인트로 검은 색을 들이부은(위의 그림 효과를 보라!)듯이 너무나 깜깜했다. 우리들의 마음도 껌껌했다. 공항에서 나가는 길이라고 우리나라 생각해서는 안된다. 가로등 전무. 불빛 전무. 인가 전무. 비포장 툴툴. 앞으로 1킬로 암흑 + 뒤로 1킬로 암흑. 앞에는 반짝이는 눈의 두 남자. 사이드미러를 통해 탐색하는 나의 눈길과 가끔씩 마주치는 그 '조수'란 남자. 가끔씩 뒤돌아보며 씨익 웃는다. 흐억, 납량특집이 따로 없다. 그들의 얼굴이나 표정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처한 이 상황때문이다. 원래 긴장감 고조시키는 재주로 유명한 나 hertravel이 고요를 깨뜨리며 말을 꺼냈다.
"야 이거, 여기서 죽어도 소리소문없이 아무도 못찾겠다.
아니 아니, 아예 실종된 줄도 모르겠다..."
"그러게..."
진작부터 그 말이 하고 싶었던 듯 재빨리 포로리가 맞장구친다.
"이 길 맞어?"
"글쎄...올 때야 보였지만...지금은 안 보이니까..."
자신없는 도로리의 대답이 이어진다.
"아무튼 긴장된 표정은 보이지 말자 ㅠ ㅠ "
" (이미 아그립빠 석고상처럼 굳은 표정) 흠 흠 ... "
여전히 앞으로 암흑, 뒤로도 암흑, 앞자리 인도 남자들의 반짝이는 눈 4개...어.. 또 마주쳤네...
"툴,툴,툴, 툴그렁그렁그러러러.................. "
차가 섰다.
뒷자리의 세 한국 여인 긴장 상태 돌입. 지금 시각 한 밤 11시 30분..
앞의 두 인도 남자, 둘이서 수군수군하더니 갑자기 차에서 내린다.
온 세상이 껌껌 조용~하다
인도 영어로, 잠깐 고장이 났으니 고치고 간다고 한다...
"이거 설마 쇼하는 거 아니지?"
"어쩌지? 지금 고장난 거 맞지?"
"뭐 둔기같은 거(신문 사회면을 너무 많이 봤다) 들고 나타나는 건 아니겠지?"
"그나저나 정말 고장이라도 못 고치면 여기서 어떻게 하냐?"
그저, 사람이란, 사람을 믿는 수 밖에 없다. 두 남자는 뭘 끽끽 거리더니 다시 차에 올라 탔고, 그리고 얼마를 한참 간 뒤 우리는 목적지인 파하르간지에 내렸다. 멀쩡하신 인도 기사분을 두고 셋이서 상상의 납량특집을 찍은 우리들은 무척 안도하며 한편으로는 약간 허탈 민망 죄송해하며 차에서 내렸다. 그렇다. 20세기의 대한민국 추억의 大 프로그램 <KBS 전설의 고향>에서도 구미호나 천년묵은 이무기는 아무 이유없이 사람에게 나타나는 법이 없었다. 다만 심약한 사또 혼자서 끅끅 놀라다 심장마비로 저승사자를 콜하는 바람에 연기자 대기실에서 농담따먹기하던 조연 연기자들만 일이 빨리 끝나 기쁘게 만드는 그런 대본일 뿐이었다.
아니, 좀 더 수준있게 말하자면 E.M.포스터의 <인도로 가는 길> 소설을 읽어보면 느끼는 '막연한 신비감과 성적 환상에서 빚어지는 인종적인 편견'에 대한 살아있는 그 날밤의 기록이나 마찬가지였다. 평소에 '정치적으로 올바른' 생각을 갖고 있던 사람의 반발감과 상관 없이 자기 자신이 막상 인도땅에 내려서는 이런 저런 정치적으로 올바르고 이성적인 판단이 엉망진창 흐려지는 첫 경험이었다는 것이다.
(
이것이 인디아의 보편적인 택시 모습이다. 우리가 탄 택시는 이것보다 한 20년쯤 더 탄 차로 보면 되고 이 사진의 발랄한 역동감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공포의 암흑을 달렸다는 것을 감안하면 된다. 인디아 택시들의 이런 노랑과 검은색 디자인의 둥글 몽땅한 차체는 자신들을 통치했던 영국의 흔적이 남은 것으로, 영국의 택시들을 카피한 것이다.
실제로 내가 탔던 택시는 깡통안에 탄 기분이었고 깡통의 기분에 걸맞게도 한번쯤 깜깜한 길에서 서 줘서 필요없는 한밤의 자작 상상 공포극에 시달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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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7/05/07 00:54 | 인디아가 괜히 인디아 | 트랙백 | 핑백(1) | 덧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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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다행히 인도에 먼저 와 계시던 분이 있어서 무사히 공항버스를 타고 파하르간즈까지 갔었어요. 그 때도 한 밤중이었어요. 나중에 한국 여행자분들께 듣기로는 택시에서 험한일 당한 분들도 많다고..-_-; (아주 험한 건 아니고 돈 더 내놔라 정도긴 했지만;) 무사히 도착하셔서 다행이네요!^^
asteria님/ 역시 버스! 여러 사람이 함께 다니는 밝고 안심되는 버스---
그래도 택시 밀면서 가지는 않으셨군요. 다행입니다. 전 예전에 로컬 버스 탔다가
버스가 고장나는 바람에 승객들하고 버스 밀면서 정비소로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완죤 안습이었죠. ㅋㅋ 전 그 장면을 보았던 것입니다. 달리는 버스가 기어를 변속하면서
기어 스틱이 빠져 버렸던 것을요..... ㅠㅠ;;
그 유명한 화성부녀자 연쇄실종사건 우리집 근처에서 다 핸드폰이
꺼져서 우리집까지 경찰이 찾아왔더군요.
집값 땅값 다 떨어지고 있어 고민이에요 ㅠㅠ
시엔님/ 네- 게다가 그렇게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면서도 제가 무섬증이 있는 편이라 조심 조심하느라고 더 그런편이거든요.
앙녀님/ 엇 그러고보니 경기도 화성 인근 야산 이란 표현이 좀 지역 주민분들에게 실례가 될런지도...삼천포 주민들이 삼천포로 빠졌다는 말 정말 싫어하신다는 것처럼..암튼 앙녀님이 크게 웃어주셔서 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