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록기가 안내하는 록폰기 1탄_25

홍록기씨 실례지만 안내를 부탁드리겠습니다,라고 중얼거리며 나는 포토샵에서 록기씨의 얼굴을 고이 도려냈다. 윤곽선을 따라 고이고이 오려놓은 레이어 속에서 깎아 놓은 손톱의 끄트머리처럼 반달눈으로 그 분은 웃고 계셨다. 자, 이제 '100만 달러를 준비하라'는 영어 철자를 오릴 때...가 아니라 도쿄 록폰기의 사진을 모아서 정리하면 된다.이제 <록기의 록폰기 여행>이 시작되는 것이다.

도대체 네덜란드야, 네델란드야- 포르투갈이야,포르투칼이야- 콜럼비아야, 콜롬비아야-와 마찬가지로 항상 헛갈리는 건 도대체 그 이름 록폰기! 도대체 록폰기는 롯뽕기인거야, 아님 록뽄기인거야, 그도 아니면 롯폰기인거야, 롯뽄기야, 뭐야~!

검색을 해보니 <록폰기>가 정답인듯 하다. 그래서인가? '록폰기'를 생각할 때마다 나는 '홍록기'가 생각난다. 록기와 록폰기의 비슷한 어감때문인지 아니면 록폰기가 불타는 도쿄의 나이트 라이프를 책임지고 있기때문에 자연스럽게 줄긋기가 되는 건지 모르겠다. 아무튼 록폰기는 홍록기씨와 어딘가 어울린다.


(단지 그런 이유로?)


(으앗 록기씨. 아버지가방에들어가셨습니다...)

각종 나이트 클럽과 재즈 bar로 유명했다던 록폰기 지역은 '록폰기 힐즈'가 세워진 뒤로 모든 관심을 록폰기 힐즈에 빼앗겼다. 나의 여행기도 정확히 말하자면 록폰기가 아니라 록폰기 힐즈와 그곳에서 먹었던 것에 관한 기록.

(록폰기 힐즈 홈페이지에 나온 개념도.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다)



↑50층도 넘는 이런 고층 빌딩을 바로 아래서 쳐다보고 다니다 보면


↑야외 원형 극장인 록폰기 아리나가 있고, 모리 정원도 있다.


↑바로 맞은편엔 TV 아사히 건물이 있다.


↑TV 아사히 건물의 1층이 개방되어 있어 들어가 볼 수 있지만 자기네 프로그램 홍보하는 편성표나 사람이 뒤집어 쓰고 다니는 캐릭터 인형, 어느 나라나 빠지지 않고 아이들의 '코 묻은 돈'을 유혹하는 동전 넣고 미니어처 나오는 기계가 잔뜩.


↑이번엔 방향을 거슬러 다시 걸어 올라가면 루이즈 부르조아 作의 <마망>이 나온다. 높이 10미터의 이 거대한 거미 상은 작가가 스무 살에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추억을 의미한다고 한다. 절망감에 시달리면서도 자식을 거뒀던 자신의 어머니를 쉴새 없이 실을 지어내며 새끼(대리석알을 품고 있다)를 보호하는 거미에 빗대 표현했다고 한다. 그러나 록폰기 힐즈의 홈페이지 설명으로는 전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새로운 정보를 뽑아내는 장소의 상징이라고 한다. 작가의 이야기가 2백만배쯤 훨씬 좋다. 우리나라에도 리움 미술관과 신세계 백화점 옥상에 있다고 한다.

바로 옆에서는 세계의 국가 이미지를 그린 곰돌이 대행진이 있었는데 이야기가 길어져서 다음으로 패스한다. 마음이 답답하다. 얼른 음식 사진을 올리고 싶다. 하지만 그래도 먹자 '여행'이니만큼 최소한의 소개는 필요한 것 같아서 성의있게 설명을 해 본다. 어떤데서 먹은 건지는 기억해야겠기에.

록폰기힐즈 모리타워 52층에는 해발 250미터에 360도 유리벽의 조망을 자랑하는 도쿄 시티뷰(Tokyo City View)전망대가 있다. 높은 곳에 대한 공포가 있는 나는 올라가기가 정말 싫었지만 그렇다고 혼자 튀어서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게 할 수도 없어서 곤란했다. 절실한 내 마음과는 달리 다른 사람들에겐 그저 유난을 떠는 것으로 보이기가 쉽다. 아무튼 우리는 다같이 움직여야 즐거운 대한민국 국민이라 그냥 따라 올라갔는데 대단히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나마 일단 엘리베이터는 개방형이 아니라서 다행이었다.

(연예인이 아니라서 다행이다. 여름마다 번지 점프를 하지 않아도 되니 말이다,후후)


↑으아아아악 이런 포즈... 남 쳐다 보는 것도 힘들다.


↑으아아아악 도쿄 타워도 보인다...


↑으아아아악 오다이바도 보이고...



↑으아아아악 살짝 해가 지려나, 아무튼 이 전망대, 새벽 1시까지 연다고...

여행을 하다보면 아 진짜 너무너무 힘든 순간들이 기억 속에 아름다운 꽃송이로 변해서 꽃밭 가득한 추억을 만들곤 하지만 정말 어떤 순간만큼은 몇 년이 지나도 아름다운 추억의 꽃송이는 커녕 오싹한 소름으로 남기도 한다.

그 중의 하나가 그리도 높은 곳이 공포스러운 내가 시카고의 시어즈 타워 (아니면 행콕 빌딩이었을 수도) 꼭대기에서 식사를 했던 것이다. 그것도 무려 1시간이 넘도록, 한 때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적도 있었다는 그 넘의 건물 꼭대기에서, 게다가 고수로 양념이 된 (그건 또 무슨 시츄에이션!) 스테이크를 먹지도 못하고, 게다가 "윈디 씨티 windy city"라는 시카고의 강풍이 빌딩을 하도 때려대서 빌딩이 좌우로 울렁~ 울렁~ 갈대처럼 움직이는 상황에서 말이다. 사람들은 그 꼭대기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오프라 윈프리가 산다는 호숫가변의 고급 맨션들과 도로의 경치를 감탄했지만 나는 벽을 짚고 서서 눈물을 삼켜야 했다.

'으...그래도 시어즈 타워보다는 훨씬 낫다'

빌딩을 휘두르는 바람도 없었고 1시간이나 오래 있을 필요도 없었다. 게다가 고수로 양념한 곤란한 스테이크도 없으니 '대단히 감사합니다.'


땅으로 내려와서 해가 진 후의 모습. 역시 도쿄 타워가 보인다.


↑해가 진 뒤 록폰기 힐즈 모리 빌딩의 야경. 이 건물 52층과 53층에 '하늘에 가장 가까운 미술관'이라는 별명을 가진 모리 미술관이 있다. 주로 현대 미술품을 전시하는 특별전 위주의 미술관이다.



------------------------------------------- (오늘의 절취선)---------------------------------------------
[hertravel의 지구 한바퀴 여행 정보 25 - 록폰기 힐즈 정보]

http://www.roppongihills.com/ 록폰기 힐즈 공식 홈페이지
http://www.roppongihills.com/kr/ 한국어로 읽을 수 있는 록폰기 힐즈 공식 홈페이지
http://www.mori.art.museum/html/eng/index.html 모리 미술관 홈피
http://www.tokyocityview.com/kr/index.html 도쿄시티뷰 전망대

------------------------------------------- (오늘의 마무리)---------------------------------------------

by hertravel | 2007/04/25 11:05 | 도쿄 먹자 여행 (1) | 트랙백 | 핑백(2) | 덧글(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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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록폰기를 말할 때 홍록기가 떠오르는 것까지는 좋다. 사실 너무 심해서 이야기하지 못한 나의 이상한 연상 단어가 하나 더 있다. 그것은 자꾸 롯뽕기 힐을 히로뽕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으악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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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탄_28 후쿠오카 튀김 주먹밥과 최홍만의 록폰기 3탄_27 곰돌이가 모여 있던 록폰기 2탄_26 홍록기가 안내하는 록폰기 1탄_25 일본의 고구마 소주, 천손강림_24 '아라진'과 요술 램프_23 스시가 변했나요, 제가 변했나요_2 ... more

Commented by 징소리 at 2007/04/25 11:08
여기가 말로만 듣던 록폰기~!
새 여행기 기대하고 있습니다 :)
Commented by nabiko at 2007/04/25 11:08
힝 록폰기 못가봐서 후회하고 있어요.으으으으..ㅠ0ㅠ)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4/25 11:13
징소리님/ 부지런히 쓰겠습니다-

nabiko님/ 여기서 보세요 ^^ 그런데 전체 관광은 이 정도고 록폰기 힐즈도 일본 명소 대부분 그렇듯 결국은 쇼핑센터입니다.
Commented by pink at 2007/04/25 11:53
도쿄의 시내 경치가 괜찮네요. 잘 봤습니다. 전 시카고 갔을때 시어즈 타워에서 보지 않고 존 핸콕 빌딩에서 야경을 봤더랬는데.. 빌딩이 흔들리거나 하는 건 느끼지 못했었어요. 제가 좀 둔감한 편도 있지만요.
토론토 CN 타워에 올라가면 그 아래 투명창으로 보이는 전망대가 있는데요. 그건 정말 좀 아찔해서 고소공포증이 아주 약간 밖에 없는 저도 후덜덜했답니다. =ㅅ=
Commented by ☆션☆ at 2007/04/25 12:56
동경에 다녀왔건만 빼먹고 못가본 곳이라 꼭 가보고싶은곳인데
좀처럼 기회가 안나는 곳이 롯폰기!
이렇게 글로 만나니 좋은걸요! 다음편도 기대하겠습니다!!! ^^
Commented by Shoo at 2007/04/25 14:55
으하하 록기씨가 소개하니 더 리얼한걸요!
록폰기는 들르지 않았었는데, 눈으로 구경 잘하고 있어요!
다음 편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빈틈씨 at 2007/04/25 16:05
록폰기는 록뽕기라고 읽는 거 맞죠? (아닌가...)
하도 옛날에 가서 기억도 안나고 -_-
올해 한번 놀러가고 싶은데, 기회가 생길지도 모르겠고..
일단 hertravel님 글으로 머릿속이라도 즐거우렵니다.
얼릉얼릉 올려주세요 ^^
Commented by 시엔 at 2007/04/25 16:48
록뽄기가 이런 분위기였나요? 허거덩...
^^;;; 웬지 전혀 다른 곳 같이 느껴지는 걸요?
웬지 일본은 어딜 다녀도 우리 나라랑 비슷한 느낌이라서요 ㅎㅎ
가끔 일본말이 안들리면 버스타면 종로일 것 같은 기분이... 스멀스멀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4/25 18:38
pink님/ 그러고보니 행콕 빌딩 꼭대기였던 것 같기도 하고...! 레스토랑도 가고 전망대도 갔었는데 어느 빌딩일까요? 아무튼 제일 높은 빌딩이었습니다...그리고 제가 걸어다니는 지진계입니다 ^^ 좀 민감한 편이죠. 제가 지진인가봐, 그럼 사람들이 모르다가 그 날 밤 뉴스 보고 압니다. 그러니 정말 공포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무슨 건물이 계속 휘청...휘청...으악!!! 투명 전망대는 절대 안 올라가겠습니다

☆션☆ 님/ 부지런히 써야겠습니다. 어제 오늘 바쁜 일이 자꾸 생기네요 ;)

Shoo님/ 제가 말이죠, 록폰기 얘기할 때마다 홍록기씨도 떠오르지만 히로뽕이라는 무서운 단어도 잘못 씹어 말할 것 같을 때가 있습니다...ㅠ ㅠ

빈틈님/ 그러게요 도대체 어떻게 읽으라는 건지 이넘의 지명이... 그냥 소리내서 읽을 땐 록뽕기라고 했는데 외래어 표기법은 록폰기...

시엔님/ 그러니까 밤의 유흥 록뽄기와, 쇼핑 센터인 록뽄기 힐즈는 이미지가 좀 다르니 원하시는 록뽄기로 가시면 되시겠습니다 ^^ 그런데 저도 일본 처음 갔을 때 다른 데는 모르겠는데 신주쿠나 우에노는 정말이지 한국의 종로와 영등포 같았다니까요! 같은 느낌이셨군요.
Commented by 1mokiss at 2007/04/25 18:47
마망 옆에서 바라보던 기억이 나는군요. 마망 옆을 뛰어다녔던 기억도-
Commented by 마르 at 2007/04/25 19:27
그렇군요. 다음 이야기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4/25 20:01
1mokiss님/ 상당히 마음에 드는 작품입니다. 이렇게 대중적인 데가 있어서 우리나라에서도 대기업들이 사 모았나 봅니다-

마르님/ 다음 이야기는 쉬어가는 록폰기의 곰돌이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
Commented by marlowe at 2007/04/25 20:09
너무 멋진 곳이군요. 다음 번에 꼭 방문해야겠어요.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4/25 21:12
종합 선물 세트 같은 곳입니다. 도쿄에 가실때마다 빠뜨리셨다면 한 번쯤 방문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Commented by skywalker at 2007/04/25 23:21
아.. 저도 지난 크리스마스에 갔었는데
록폰기에서 술을 마시고 와방 취해서 올라갔다온 기억이..
그래서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오.. 저 거미엔 그런 가슴찡한 작가의 배경사연이 있었군요...

뭔가 싶었었습니다.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4/25 23:32
크리스마스에 록폰기에서 술을 와방 마시고 취해서 가물가물하게 도쿄를 내려다보고 내려온 기억이란 잊지못할 추억 종류인걸요. 오...
거미는...저도 당시엔 그런 사연이 있는 줄은 몰랐는데 알고 나니...그전까지는 무서운 공격력과 비슷한 섬찟한 생명력, 그렇게 느껴졌었거든요.
Commented by skywalker at 2007/04/26 00:45
hertravel님의 아이디도 상당시간 빨간색으로 표시되어야 할 듯 해요
특히 오늘과 같이 셤끝난 다음날 이전의 그런 고구마소주같은 사진은
정말대책없으시단말씀이죠..
ㅋ 정말 언제나 엄청난 정보력과 글솜씨는 정말 - -b 쵝오세요..
멋지사와요~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4/26 02:10
감사합니다~ 셤이 끝난 것을 감축드립니다. 고구마 소주든 증류 소주든 시원하게 드십시오. 경.축. 그리고 성은에 감사드립니다~
Commented by pink at 2007/04/26 06:19
식당까지 같이 있다면 시어즈 타워가 맞을 거에요. 존 핸콕 빌딩에는 식당 같은 곳은 없더라구요. 존 핸콕도 마찬가지로 통유리로 된 전망대지요. :)
Commented by Andrea at 2007/04/26 09:04
가보고 싶은 곳인데...
감사히 보고 갑니다^^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5/22 00:54
pink님/ 어이쿠 덧글을 매우 늦게 봤습니다. 덧덧글 너무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시어즈 타워임을 확실하게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면 여행 서랍을 마구 뒤졌어야 했거든요-

Andrea님/ 뭘요 사진으로 보시고 록뽕기 글 몇 편 더 있으니 챙겨 보신 뒤에 직접 가보시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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