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고구마 소주, 천손강림_24

天孫降臨.
텐손코우린.
천손강림.
하늘의 자손이 강림하다.

이번 여행전까지 나는 일본 소주를 마셔본 적이 없다. 일본 소주가 워낙 엉망이라 일본 사람들이 우리나라 소주에 열광한다고만 그렇게 주워들었다. 그런데 이게 웬 역 일류인가, 특별히 일본을 좋아하는 것도 아닌 내가 이날 일본 소주에 확 빠져들고 말았다.

원래 한국 소주는 '처음처럼'밖에 마시지 못하고 그마저도 얼음이나 물에 섞어 마시는 걸 좋아하던 나였다. 나는 위스키도 꼭 물과 얼음에 섞어 마시지 않으면 마시질 못한다. 어른들은 나의 이런 술버릇을 두고 니가 무슨 일본 오미즈와리를 하는 거냐,고 한마디씩 하셨지만 진짜 일본땅에 와서 일본 소주를 마시는데 내 술버릇대로 술을 제공해서 내 앞에 주는 것이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일본 소주는 우리나라 소주와 맛이 달라서 위스키 맛에 가까왔다. 가격도 비싸서 실제로 위스키와 별반 다르지 않았고 술집에서 keep 해 준다는 것도 그랬다. (소주를 keep해 놓는다니 어쩐지 일부러라도 남겨 놓고 가고 싶은 충동이). 다른 일본 소주는 모르겠는데 이 <천손강림>이라는 소주는 내 입맛에 잘 맞았다. 일본에서도 주류는 아닌 고구마 소주라고 했다. 그리고 비록 주류는 아니지만 2005년 당시 이런 고구마 소주가 도쿄에서 대유행이라고 했다.


나만 아니라 우리 다섯 명의 식탐 여행자들은 음주 생중계의 진면목을 보여주며 그 밤을 보냈다. 딱히 음주를 하지 않아도 여행하는 중간 중간 혼자서 다큐멘터리의 성우 내레이션으로 '그렇게-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다아아.'를 읊던지 어딘가를 가서도 '옛! 여기는 어디어딘데요! 아~ 참 뭐가 이렇습니다! 자! 이게 뭘까요? 아! 주인이신가요? 이게 뭡니까?'하며 서로서로 주먹 마이크를 돌리는 고질적 직업병에 시달리던 우리로서도 그 날 밤의 음주 생중계는 완전 강력했다.


마신 기억도 없는 저 큰 일본 소주병 사진이 디카 메모리에 들어 있다.
기억나지 않는 그 날 밤의 강력한 '주신강림'이다.


고구마 소주를 잘 마시는 나를 위해 미야키의 아버지께서 한국에 오실때 가져 오신 소주. 사츠마기 소주라고 써 있는데 이것도 역시 고구마 소주라고 한다. 도저히 바비와 일본 소주는 어울리지 않지만 찍는 김에 예쁜 바비 앞에 세워놓고 싶었고 찍다 보니까 일본 공주 앞에서 찍는 것이 어울릴 것 같아 이렇게 자리를 잡았다.

*과음은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하는 것이니 자중합시다. 저는 술을 권유하지 않습니다.


------------------------------------------- (오늘의 절취선)---------------------------------------------

[hertravel의 지구 한바퀴 여행 정보 24
- 서울에서 천손강림을 먹고 싶다면]

이 여행에서 돌아온 뒤 나는 한참동안 천손강림 고구마 소주를 마시고 싶어 했지만 대부분 정종만이 주종을 이뤘고 소주라 해도 종류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얼마전부터 종로 청진동 해장국 골목(732-1356)과 반포 서래 마을(595-2282), 홍대 주차장 골목의 럭셔리 수 옆에 있는 하루야마春山 이자카야(337-7672) 메뉴판에서 이 술 이름을 본 적이 있다. http://www.haruyama.co.kr/ 잔술로 6천원, 병으로는 69,000원.

그리고 명동의 진까스(전화번호 02-777-0741)에서 판다고 한다. 가격은 65,000원

으이긋 이 정도면 협찬비나 광고비 받아야 한다. 안그런가.

* 다른 곳이라도 천손강림을 파는 곳이 있다면 덧글로 알려주셔도 좋습니다.

------------------------------------------- (오늘의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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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travel | 2007/04/21 14:34 | 도쿄 먹자 여행 | 트랙백 | 핑백(1) | 덧글(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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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BbasyLover at 2007/04/21 15:08
무려 고구마 소주를 마실 수 있는 곳까지!
...
술 권하는 포스팅이 아니라 하셔도 마시고 싶은 마음이 솟구칩니다~ (전 술 별로 안 좋아하는데... ㅜㅜ)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4/21 15:21
고구마 소주, 괜찮더라구요
Commented by 징소리 at 2007/04/21 16:09
일본에 가서 술은 맥주 밖에 못 마셔봤는데^^ 맥주 맛은 좋더군요 :)
Commented by diet7up at 2007/04/21 16:26
고구마 소주라.. 음 어떤 맛일까요?
얼마전 한국슈퍼에서 건져온 1.5리터짜리 오제키사케가 저를 보고 웃고 있네요^^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4/21 16:31
징소리님/ 일본에서 마시는 맥주 맛도 역시 ^^)=b

diet7up님/ 오제키사케는 맛있는 일본주인가요? 블로그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까날 at 2007/04/21 16:46
최근 일본에서 소주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유자소주같은 것도 있더군요.
우리나라 소주는 사와-칵테일?-의 베이스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주정기술은 세계최고...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4/21 16:51
저날 일본 소주에 눈을 뜨는 바람에 한국으로 돌아가기전에 또 광란의 소주 밤샘을 했다는...(물론 맛있는 집, morimori에서...^^)
Commented by diet7up at 2007/04/21 16:59
오제키사케는 이곳 일식집 메뉴판에서 많이 본 정종 이름인데요, 얼마전 한국슈퍼에 갔다가 1.5리터에 3~4불 정도 밖에 안하길래 퍼뜩 집어왔습니다. 따뜻하게 중탕시킨 정종을 좋아라해서^^ 그런데 이글을 보니 일본 소주라는 새로운 세계도 있군요!
Commented by 빈틈씨 at 2007/04/21 17:04
아아,, 바비라니! ^^ 과음은 저도 싫어하고, 권유하는 술도 정말 싫고,,
문제는 주당 중에 권하지 않는 사람을 찾기가 더 힘들다는 거....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4/21 17:25
diet7up님/ 제 친구도 중탕한 정종을 좋아하는데 분위기 있어 보이더군요. 배우고 싶어요, 무슨 지느러미인가를 같이 넣어서 따끈하게 먹는 정종의 맛도...

빈틈씨님/ ㅋㅋ 바비와 일본 소주라는 엽기적인 매칭! 권하지 않는 주당을 만나시려면 저처럼 망가진 옛 주당을 만나시면 됩니다 ;)
Commented by 나감독 at 2007/04/21 22:47
먹거리의 종류가 끝이 없군요~
이번에는 일본소주라~
맛이 어떨런지 상상이 안가는군요.
Commented by 1mokiss at 2007/04/21 23:03
하, 비싸긴 비싸군요. 전 요즘 대구 '참소주'를 가끔 마시게 되는데, 이것만 해도 서울서 가끔 마시던 '참이슬'이니 하는 것들과 달라서 색다르죠. 그래서인지 옛날 대학교 1학년 때 선배형 고향인 천안에 가서 알콜과 같았던 '선양' 소주를 마셨던, 제주도 부드러운 '한일(?)' 소주를 마셨던 기억이 나요. 개인적으로는 정종 좋아해요-
Commented by 豺狼 at 2007/04/22 01:37
술은 잘 먹질 안아서 모르겠지만 고구마 소주면 고구마 맛이나는 걸까요?
어째든 이번에 일본갈때 포스팅하신거 열심히 읽어가면 맛난거 많이 먹을수 있을것 같아요 좋은 정보 많이 알아 갑니다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4/22 03:02
나감독님/ 위스키 맛과 비슷합니다

1mokiss님/ '알콜과 같았던' 선양 소주의 맛은 어떤 걸까요. 그러고보니 (정확하지는 않은데) 무학? 경월 이런 이름들이 저도 생각이 납니다-

豺狼님/ 제가 '먹자 여행' 기록으로 쓴 것이고 '맛집 기록'은 아니기에 그다지 뛰어나지 않은 음식점도 포스팅에 섞여 있으니 글 내용이 어떤가 꼭 확인하고 가셔야 큰 일을 안 당하실 겁니다 ^^
Commented by Beatriz at 2007/04/22 06:19
우리나라 가격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일본 소주는 너무너무 비싸더라구요. ㅡㅜ
Commented by 히카리 at 2007/04/22 12:05
꺄악; 정말 비싸네요. 고구마소주는 달달하니 맛있다고 만화에서
봐서 먹고 싶었는데 부담스러운 가격이네요.ㅠㅠ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4/22 16:49
Beatriz님/ 일본에서 소주는 싼 술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게다가 병도 꽤 크더군요!

히카리님/ 달달하고 맛있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기억이 왔다갔다 과음의 여파가 컸습니다.
Commented by akudoku at 2007/04/25 00:25
전 워낙에 술이 약해서 왠만하면 섞어먹기는 피하는 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일본 술이라면 술 자체의 취기를 연상하기 보다는..
약간 트렌드 혹은 별난 취향으로 치부되는 정도?
배상면 주가에서 좀 더 다양하고 괜찮은 술을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또, 식객에서 민속주에 대해 얘기가 나왔을 때도 우리 나라 술이 일본 술 못지 않게 다양하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 맥주 한캔 마셨더니 벌써 어지러운걸-_-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4/25 11:38
배상면에서 나오는 것 중에선 산사춘 (배상면이 맞나 ^^;;;)이던가, 약간 빨간색 술 있는데 그거는 저도 조금 마실 줄 알지요-
Commented by pink at 2007/04/25 11:56
한국에서도 나름 소주를 키핑해주는 곳이 있긴 하지요. 그렇지만 한국에선 소주가 비싼 술도 아니고 더구나 키핑 문화가 널리 퍼진것도 아니라서 저도 이용해 본 적이 한 번도 없네요. 고구마 소주라.. 술을 좋아하는 저로선 구미가 당기는데요? ㅎㅎ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4/26 02:09
한국 소주 키핑 그 집 주인 정말 마음씨 좋으신 분이시네요^^
저렴한 술인데 키핑까지 해 주시다니...
Commented by Andrea at 2007/04/26 09:06
ㅋ일본 술 맛있던데요..
아오모리지역 특산술..이라고
하코다테 포장마차 아저씨가 주신 술이 있었는데..
거진 60도에 가까운 술..;;;;
그래도 맛있었습니다..(이름이 통...-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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