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4월 14일
덩더꿍 개가 말했다, 나 인도 갈래!
도로리와 포로리가 인도에 가는 계획을 짤 때에도 나는 그저 그 옆에서 덩더꿍 개처럼 할딱거리며 입만 헤 벌리고 침만 질질 흘릴 뿐이었다. 처음부터 함께 가겠다고 마음을 굳게 먹었다면 갈 수도 있었을텐데 '그 어떤 사정에도 불구하고 여행이 우선이다!'라는 신념을 나는 살짝 모른체하고 있었다. 그렇게 나날이 지나갔다.
어느날 저녁, 우리는 만났다. 도로리와 포로리가 인도로 떠나기 전날 밤이었다. 베트남도, 필리핀도 같이 다녔던 도로리와 포로리.이번엔 나만 빠진다.도로리와 포로리는 인디아 여행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을 내 앞에서 꾹 누르고 있었고 나는 무거운 마음을 가볍게 하려고 애쓰고 있었다.
그래, 잘 다녀와! - 잘 갔다 올께! 같이 가면 좋을텐데! - 아니야 할 수 없는데 뭐. 괜찮아, 잘 갔다와-
이런 대화를 마지막으로 헤어지는 순간이었다. 이건 뭐, 인디아 여행을 다녀오는 친구들의 헤어짐이 아니라 금강산 가족 상봉이 끝나는 순간처럼 애절한 그 무엇이 우리 사이에 뿌옇게 끼어 눈 앞을 흐리는 것 같았다.
...
그런데 마지막 순간, 거짓말처럼 모든 것이 다 뒤바뀌어 버렸다
...
도로리 포로리가 폴짝폴짝 뛰면서 손바닥을 마주치고 있었다.우리는 안타까운 오해가 풀린 격정의 연인들처럼 서로를 껴안고 쿵쿵 뛰고 있었다. 바이바이 손을 흔들며 발을 떼는 도로리 포로리에게 나는 소리쳤던 것이다. "으아, 나, 갈래!"

아무튼 그렇게도 남을 꼬드기는 내가 정작 여행을 결정하지 못하고 끝까지 버티다가 손을 든 것이 인디아 여행이었다. 사실 이 때 주저하다가도 결국 떠났던 경험이 그 이후의 여행 결정을 가타부타 정확하게 결정하는 데 분기점이 된 것 같다. (그래서 나의 업무 이력이 남들과는 조금 다른 것도 사실이다. 나는 남들이 추구하는 상식적인 코스와는 다른 길로 일해왔다. 선택할 수 있다면 나는 야망쪽 보다는 좀 더 자유도가 높고 내 마음이 행복한 일을 해 왔다.)
다시 인도로 가는 전 날로 돌아와.
이미 도로리와 포로리는 모든 준비를 다 끝내고 내일이면 비행기를 탄다. 그러나 나는 비자도 없고 항공 예약도 없으며 준비도 하지 않은 상황. 그 날 밤으로 우리는 계획을 짜기 시작했고 나는 속성 스터디에 들어갔다.
도로리와 포로리는 먼저 홍콩으로 출발해 며칠을 있다가 인도로 갈 예정이므로 나는 최대한 빨리 서둘러 홍콩에서 당일로 인도에 도착해서 이틀 정도의 차이를 두고 그들을 따라잡는다는 약속을 했다. 우리는 사진 한 장 본 적 없는 인도의 델리 공항에서 몇 일 몇 시에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버드나무 아래에서 깨진 거울 반쪽을 들고 언젠가 만나자는 언약을 맺는 설화 속의 누구처럼 우리들의 가슴이 두근두근두근두근 뛰었다.
그렇다, 그렇게 인디아 여행은 한순간에 질러버린 여행이었다. 완전히 미쳤던 거다. 에라 모르겠다, 나, 갈래!를 외쳐버리고는 바로 다음날 오전안으로 비행기표와 비자를 위해 뛰어다니기 위해 이날 밤 나는 머릿속으로 동선과 준비물을 생각하며 도상훈련을 몇 번씩이나 했다. 그러면서 나는 너무나 너무나 행복하였다...!
다음 날은 토요일, 긴급 철수 작전중인 첩보원처럼 나는 시계를 노려보며 9시가 되기를 기다렸다가 비행기 좌석을 알아보고, 표를 예약하고 여권을 챙겨 12시에 늦지 않게 허겁지겁 달려 달려서 가까스로 시간에 맞춰 헐떡, 숨이 턱에 찬 채 인도 대사관에 도착했는데... (계속)
어느날 저녁, 우리는 만났다. 도로리와 포로리가 인도로 떠나기 전날 밤이었다. 베트남도, 필리핀도 같이 다녔던 도로리와 포로리.이번엔 나만 빠진다.도로리와 포로리는 인디아 여행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을 내 앞에서 꾹 누르고 있었고 나는 무거운 마음을 가볍게 하려고 애쓰고 있었다.
그래, 잘 다녀와! - 잘 갔다 올께! 같이 가면 좋을텐데! - 아니야 할 수 없는데 뭐. 괜찮아, 잘 갔다와-
이런 대화를 마지막으로 헤어지는 순간이었다. 이건 뭐, 인디아 여행을 다녀오는 친구들의 헤어짐이 아니라 금강산 가족 상봉이 끝나는 순간처럼 애절한 그 무엇이 우리 사이에 뿌옇게 끼어 눈 앞을 흐리는 것 같았다.
...
그런데 마지막 순간, 거짓말처럼 모든 것이 다 뒤바뀌어 버렸다
...
도로리 포로리가 폴짝폴짝 뛰면서 손바닥을 마주치고 있었다.우리는 안타까운 오해가 풀린 격정의 연인들처럼 서로를 껴안고 쿵쿵 뛰고 있었다. 바이바이 손을 흔들며 발을 떼는 도로리 포로리에게 나는 소리쳤던 것이다. "으아, 나, 갈래!"

나는 항상 사람들에게 여행을 권한다. 아니, 권하는 정도가 아니라 꼬드긴다. 사람들은 항상 이유가 있다. 항상 일이 문제다. 나는 여행을 다녀오면 이상하게 일자리도 잘 생기더라고 말한다. 항상 돈이 모자라다. 나는 여행을 다녀와서 벌면 된다고 말한다. 항상 가족때문에 안된다. 막상 갔다오면 가족도 좋아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그렇게 다녀와 후회하는 사람을 본 적이 별로 없다.
대신 여행갈 돈으로 옷이나 무엇을 사고 싶다든지 미용 관련 무엇인가를 하고 싶어하는 친구에게는 권하지 않는다. 일 때문에, 돈 때문에, 가족 때문에 못 간다는 사람들은 마음 속의 마지막 문턱, '저지른다'라는 그 하나를 넘지 못하기 때문에 누가 등을 밀어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 나는 그들의 마음속에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된 꿈을 살짝 떠밀어줄 뿐이다. 하지만 '무엇을 사고 싶은 사람'의 욕망은 대체적으로 여행이 주는 '놀라운 순간'이나 '내 인생이 빛나던 시간'이라는 무형의 즐거움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았다. 그렇게 취향의 차이가 확연할 때, 정말 어려운 상황일 때만 빼고는 나는 항상 여행을 권한다.
아무튼 그렇게도 남을 꼬드기는 내가 정작 여행을 결정하지 못하고 끝까지 버티다가 손을 든 것이 인디아 여행이었다. 사실 이 때 주저하다가도 결국 떠났던 경험이 그 이후의 여행 결정을 가타부타 정확하게 결정하는 데 분기점이 된 것 같다. (그래서 나의 업무 이력이 남들과는 조금 다른 것도 사실이다. 나는 남들이 추구하는 상식적인 코스와는 다른 길로 일해왔다. 선택할 수 있다면 나는 야망쪽 보다는 좀 더 자유도가 높고 내 마음이 행복한 일을 해 왔다.)
다시 인도로 가는 전 날로 돌아와.
이미 도로리와 포로리는 모든 준비를 다 끝내고 내일이면 비행기를 탄다. 그러나 나는 비자도 없고 항공 예약도 없으며 준비도 하지 않은 상황. 그 날 밤으로 우리는 계획을 짜기 시작했고 나는 속성 스터디에 들어갔다.
도로리와 포로리는 먼저 홍콩으로 출발해 며칠을 있다가 인도로 갈 예정이므로 나는 최대한 빨리 서둘러 홍콩에서 당일로 인도에 도착해서 이틀 정도의 차이를 두고 그들을 따라잡는다는 약속을 했다. 우리는 사진 한 장 본 적 없는 인도의 델리 공항에서 몇 일 몇 시에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버드나무 아래에서 깨진 거울 반쪽을 들고 언젠가 만나자는 언약을 맺는 설화 속의 누구처럼 우리들의 가슴이 두근두근두근두근 뛰었다.
그렇다, 그렇게 인디아 여행은 한순간에 질러버린 여행이었다. 완전히 미쳤던 거다. 에라 모르겠다, 나, 갈래!를 외쳐버리고는 바로 다음날 오전안으로 비행기표와 비자를 위해 뛰어다니기 위해 이날 밤 나는 머릿속으로 동선과 준비물을 생각하며 도상훈련을 몇 번씩이나 했다. 그러면서 나는 너무나 너무나 행복하였다...!
다음 날은 토요일, 긴급 철수 작전중인 첩보원처럼 나는 시계를 노려보며 9시가 되기를 기다렸다가 비행기 좌석을 알아보고, 표를 예약하고 여권을 챙겨 12시에 늦지 않게 허겁지겁 달려 달려서 가까스로 시간에 맞춰 헐떡, 숨이 턱에 찬 채 인도 대사관에 도착했는데... (계속)
# by | 2007/04/14 22:13 | 인디아가 괜히 인디아 | 트랙백 | 핑백(2) | 덧글(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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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번 후쿠오카 여행 중에 첫 일본에서 도착한 분과 그 다음날 만나기로 했는데
혹시나 오지 않을까 하는 기분이란.... ㅋ 친구분과의 약속이라 그게 덜 하겠지만 첨 본사람과의 약속이라 조금은... 반반했었거든요 ㅎㅎ 여행이란게 참 좋아요 ㅎㅎ
거기다 문체도 어찌나 맛깔스러운지.^^
뭐.. 실컷 염장당하고 잔뜩 바람이 들어가 언젠가 하늘로 붕 떠오를수 있을만큼 되면, 여행을 갈만한 가벼운 몸이 되겠지요. 제일 먼저 간다면 에디오피아로 갈꺼예요. ^^
항상계획만세우다 불발된 나의 여행계획.
백수4일째 다시 여행을 꿈꾸고 있습니다.
앙녀님/ 이미 저지르는 여행을 보여주신 앙녀님 아니십니까. 이글루에서 옛 기억 새록새록하고 있는데요, 또 다른 여행을 꿈꾸신다니 역시 여행은, 검찰에서 수사만 안 할 뿐이지, 마약...
필리핀 세부도 갔다오셨나봐요?
저도 필리핀 세부로 봉사활동 갔다왔었거든요.
필리핀도 얼른 올려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