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3월 07일
이곳에선 단팥도 명품 행세 / 가마쿠라 甘味處_6


기나긴 줄의 끝, 안으로 들어가기 바로 직전의 손님에게는 그동안 기다려온 작은 특혜가 있으니 그것은 작은 테이블. 테이블에 앉아 메뉴를 미리 살펴볼 수 있다. 오늘의 이오공감에서 배운 '노렌'엔 '단 맛이 있는 곳'이라고 적혀 있다. 아아 부러운 이들은 입장을 앞두고 미리 주문을 내고 있다. 그녀의 표정 참으로 평화로와라.

줄서기 한 시간이 다 돼 갈 무렵, 드디어 hertravel도 안쪽으로 진입했다! 안쪽 손님들의 표정은 풍요롭구나 풍요로와- 일본에서는 군소리없이 그 기나긴 줄을 기다리는 대신, 일단 들어온 손님들은 주문도 느긋하게 하고, 앉아서 먹는 동안 뒤에서 쫓기는 압박을 전혀 받지 않는다.

드디어 주문한 음식이 나온다. 앗 아직까지 말하지 않았군. 이 곳 <안도>는 단팥집이다.

백옥을 어떻게 먹어라 써 있는 안내판. 백옥白玉이라 함은 아마도 단팥죽에 나오는 하얀 찹쌀 반죽인 새알심인가보다. 여기가 유명하고도 명품 단팥집이라고 제대로 먹는 법까지 가르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음식에 마치 장인, 명인의 작품과 같은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곤 하는데 이 곳도 워낙 유명한 곳이라 그런지 단팥도 명품 행세(라고 하기엔 조금 비꼬는 울림이 있지만 그런 의도는 굳이 없다)를 하고 있었다. 과장해서 말하자면 잘 만든 단팥죽 하나 파텍 필립 시계 안 부러운 (것처럼 자부심으로 포장하는) 그런 나라. 여러분, 일본입니다.

첫번째 나온 것은 단팥집의 대표 메뉴중 하나.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단팥, 녹차 아이스크림. 색의 조화도 예쁘지만 이렇게 어울리게 짝을 맞춰준 주인의 센스가 돋보인다. 원래 일본 음식이라면 대체적으로 우리나라보다 무척 단 법인데 이 집 단팥만큼은 다른 일본 단팥보다 덜 달다고 한다. 각자의 입맛은 조금씩 달랐다. 너부리는 너무 단 맛에 치우치지 않은 팥 고유의 고소한 맛도 즐길 수 있다고 했다. 아라비아 왕자는, 일본 기준으로는 달지 않다해도 역시 우리나라보다는 너무 너무 단 맛이라고 했다. 미아키는 이 곳의 단팥이 달지 않은 편이라 더 유명한 것이라고 했다...

드디어 백옥이라 불리는 찹쌀 새알심과 으깨지 않은 단팥, 해바라기씨, 호두가 나왔다. 놀라운 점은 이 음식이 만들어진 뒷 얘기다. 이 곳에서는 새알심도 미리 만든 것이 아니라 주문을 받으면 그 때부터 가루를 반죽해서 새알심을 만들고 익히고 이렇게 꾸민다는 것이다. 그래서 바깥에 줄 서서 주문을 미리 했는데도 안에 들어와서 한참을 기다렸다 음식이 나오는 것이다. 음식점에서 주문한 것이 안 나오면 우리들끼리 '뭐야 왜 안 나와, 요리할 사람 반죽하러 갔나'고 구시렁거리는데, 아아 그 구시렁이 명품의 비결이었다니. 백옥 새알심은 정말 괜찮았다. 단팥과 잘 어울리는 음전한 맛. 부드러움. 새알심 특유의 입 안의 쾌감...

앞의 단팥과 아이스크림과 다음의 백옥 새알심의 혼합체. 오늘 소개한 메뉴들의 가격은 보통 600엔에서 800엔 사이. 참고로 일본에서는 팥을 '아즈키'라고 한다. 처음에 일본에서 팥빙수 시켜 먹을 때 가게에서 그 흔한 설탕 색소(말이 시럽이지) 빙수 안 먹으려고 '빨간 콩'이라는둥 별 짓을 다했는데 한마디로 '아즈키'라고 하면 될 일이었다.


Pacific Deli에서와 마찬가지로 자기네 가게에 관련된 음식 모형과 엽서같은 상품을 팔고 있었다. 그러나 이 단정하고도 깔끔한 오늘의 단팥 음식들은 저 미니어처를 갖고 있다해도 결국은 자기집 안방에서는 먹지 못한다는 말이 아닌가. 말 그대로 그림의 떡이 아닌가. 아 슬프다 슬프다. 저 미니어처들은 결국 이 집에 오지 않는 한 먹지 못한다는 것을 재확인시켜줄 교묘한 협박에 다름 아닌가.
저녁의 시부야 꼬치와 (아직 쓰지 않은) 모리모리 동네 술집 최고의 안주들, 도쿄를 망하게 할 퍼시픽 델리의 오므라이스에 이어 명품 단팥을 먹으면서 hertravel 일당들은 만화속의 인물들처럼 변해가고 있었다. 테이블로 가져온 음식을 보며 일단 모습에 감탄하고 맛 상상에 발을 구른 뒤, 한 입 배어 물고 서로를 바라보며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꼭 단말마를 뱉어야 한다! 아!..혹은 헉!!...내지는 흡!... 그대로 가다간 일본 텔레비전 전속 리포터의 길을 갈지도 모를 다섯 명의 타액 충만한 영혼들이었다.
[hertravel의 지구 한바퀴 여행 정보 6 - 일본에서 팥빙수를 먹을 때]
1.
일본에서 처음 빙수를 먹다 보면 곤란한 때가 있다. 특히 한국에서도 각종 염색물과 시럽, 젤리 같은 색소나 단맛뿐인 빙수를 싫어하던 사람이라면 일본에서도 똑같은, 아니, 더욱 심한 곤란을 당할 수 있다. 황색 몇 호 식용색소와 청색 몇 호 식용 색소를 섞어 연두색으로 만든 액체에 사과 맛이나 키위 향을 넣은 야광 연두색 빙수같은 것이 일본에도 있다. 아니, 아마 확실하게도 일본이 원조일 것이다. 그래도 우리나라는 체면상 그런 빙수에도 팥을 조금은 넣거나 과일을 넣는 모양새를 취한다. 하지만 일본의 도심 커피숍같은 데에서 파는 빙수중에는 그냥 얼음에 오로지 색소물 시럽만 뿌려서 파는 빙수가 훨씬 더 많다.
↑교토에서도 먹었던 오로지 레몬 향과 색의 염색물(시럽)만 얹혀져 있던 레몬빙수.
2.
진짜 팥빙수를 시켜 먹자면 "아즈키"(팥)라는 단어를 기억하라. 이 단어를 모르고 영어 한 마디 안 통하는 동네 골목의 팥빙수집에서 '레드 빈' 등등의 별 짓을 다하면서 주문 할 때는 이게 무슨 짓인가 싶었지만 막상 압구정 현대 밀탑이나 이대앞 가미에서 먹던 클래식 팥빙수가 제 맛 제대로 나왔을 땐 빙고!를 외치고 싶었다.
3.
포스트의 단팥집 정보는 다음과 같다.
이름 : 甘味処あんと
주소 : 神奈川県鎌倉市佐助1-13-1 TEL:0467-24-1167
가는 법 : JR 요코스카선 카마쿠라역으로부터 도보7 분 (JR横須賀線鎌倉駅から徒歩7分)
어느 일본 블로거의 평 : (자동번역기 일한 번역) "실컷 감미곳을, 먹어 돈 나입니다만, 감미곳팥고물과는 대단해.오노말100 %의 익혀 팥과 꿀팥은, 달콤함의 가감이 좋고, 풍미 발군.한천, 콩, 그 외 거의 손수 만들기라고 하지만, 벌이의 걱정을 하고 싶어질수록 최고의 재료를 사용하고 있다.경단도1 시간 정도 기다렸지만, 기다릴까가 있었다.맛의 밸런스와 센스가 좋다.동경의 임즈의 체어에 앉아 느긋하게 감미를 즐기는, 진짜 극락이었어요.인테리어도 좋다."
그 외 의견 : 검색 결과 너무 많이 기다려야 하는 것이 불편하다는 의견과 들어가서 의자가 편안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다.
지도:큰 지역세밀 지역
일본 야후에 나온 이 단팥집 소개와 사진 :
http://gourmet.yahoo.co.jp/0001458892/M0014010984/
# by | 2007/03/07 23:41 | 도쿄 먹자 여행 (1) | 트랙백 | 핑백(3) | 덧글(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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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오고 있었군요.
제 홈피 방문 안했으면 안와볼뻔했어요.
더 놀라운 사실은 명순이 홈피갔다가 친구라는 사실을 알고 놀랬고.
세상 좁죠?
앙녀님/ 인도 여행기를 보고 세상의 시간과 상관없이 그 곳이 그대로 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얼마나 묘하던지요... ^^
Charlie님/ 아 정말 여행기보다 더 멋진 덧글 감사합니다~
Shoo님/ 네 감사합니다. 학습서로 이용하심... 일단은 비행기 마일리지와 숙박을 기생할 곳을 확보하시는 데 성공? ^^
nabiko님/ 안녕하세요 nabiko님 반갑습니다! 좋은 정보가 되길 바랍니다. 정확한 정보가 되어야 할텐데 어깨가 무거워지네요 ; )
chokey님/ 그렇네요 안단팥은 단팥이 아니다! ㅎㅎ 단가 안단가에 대한 기억의 오류가 있을지 몰라 여러 사람의 의견을 보충해서 본문을 조금 고쳤답니다.
히카리님/ 우리는 단팥죽에만 넣어 먹는 새알심을 먹는 기분도 좋더라고요 ^^
으깨지 않은 팥은 맛있게 먹을수있을것같네요
거기다가 아이스크림도 같이있으니 저같이 단것 좋아하시는분들은 더욱 좋아하실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