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3월 05일
그래서 인디아가 괜히 인디아
원래는 이 위치에 위의 제목에 따른 본문이 이어져야 하나
저의 책<내 안의 여행유전자>에 발표한 글이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만 그런 이유로 이 포스팅은 내용을 보이지 않게 하도록 되었습니다.

먼저 책을 읽으신 분들이나 읽으실 분들께서 참고하시고 책의 앞뒷글을 읽으시면
숨은 재미를 더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
여행유전자 따라 지구 한 바퀴
지운 글
인디아의 어느 시골. 나는 한국에서도 그리 흔치 않은 녹색으로 머리 염색을 군데 군데 한 채 인디아를 다니고 있었다. 깡마르고 구부정한 시골 신기료 할아버지는 나를 보더니 내 머리칼을 가리키며 알 수 없는 힌두어를 반복했다. 말 한마디 모르는 나였지만 그것이 탄식과 안타까움인 것은 금방 알 수 있었다. 최소한의 생존 영어인 yes 혹은 no 도 안 통하던 인디아의 그 깡촌. 신기료 할아버지의 눈에 군데 군데 녹색인 나의 머리칼은 힌두의 그 많은 신들 모두에게서 버림받은 불쌍한 돌연변이였을 뿐이었다. 올드 델리의 시장에서 산 싸구려 인도 가방 - 벌써 끈 까지 떨어진 - 을 꼭 쥐고 있던 내 손이 할아버지의 시선에 딱 걸렸다. 가방을 뺏어든 할아버지는 어느새 바느질 작업에 들어가 끈을 달고 있었다. 등이 구부러진 할아버지가 바느질을 하는 것을 보며 나는 울컥 짜증이 났다.
이번엔 얼마를 주어야 하나 또 복잡하게 얽히는구나.
좋게 생각하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는 곳이 인디아였다. 인디아 여행 최고의 난적은 더러운 물도, 짐승의 분뇨도 아닌 바로 이런 일들의 끝없는 퍼레이드였기 때문이다. 이건 또 무슨 상황이냐 가방을 빼앗긴 사이에 다시 돌려주는 할아버지가 빨간 환각 열매즙이 잔뜩 묻은 이빨을 씨익 드러내면서 손바닥을 활짝 벌리고 히죽 웃는 것이 예상 답안이었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었다. 할아버지는 열흘 넘게 수없이 보아온, 너무나 떳떳하게 달라고 요구하는 인디아의 흔한 상인이 아니었다. 망원경 렌즈처럼 두꺼운 안경알을 코에 얹고 어정어정 내 가방을 들고 돌아온 할아버지. 떨어져나갔던 가방의 끈은 튼튼한 바느질로 제자리에 붙어있었다. 할아버지는 신의 저주를 받은 불쌍한 녹색 머리 변종 외국 여인에게 '적선'을 한 것이었다. 세상에 !
(사진은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월페이퍼 다운로드용으로 대중 공개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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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얼마를 주어야 하나 또 복잡하게 얽히는구나.
좋게 생각하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는 곳이 인디아였다. 인디아 여행 최고의 난적은 더러운 물도, 짐승의 분뇨도 아닌 바로 이런 일들의 끝없는 퍼레이드였기 때문이다. 이건 또 무슨 상황이냐 가방을 빼앗긴 사이에 다시 돌려주는 할아버지가 빨간 환각 열매즙이 잔뜩 묻은 이빨을 씨익 드러내면서 손바닥을 활짝 벌리고 히죽 웃는 것이 예상 답안이었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었다. 할아버지는 열흘 넘게 수없이 보아온, 너무나 떳떳하게 달라고 요구하는 인디아의 흔한 상인이 아니었다. 망원경 렌즈처럼 두꺼운 안경알을 코에 얹고 어정어정 내 가방을 들고 돌아온 할아버지. 떨어져나갔던 가방의 끈은 튼튼한 바느질로 제자리에 붙어있었다. 할아버지는 신의 저주를 받은 불쌍한 녹색 머리 변종 외국 여인에게 '적선'을 한 것이었다. 세상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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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7/03/05 00:59 | 인디아가 괜히 인디아 | 트랙백 | 핑백(1) | 덧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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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옛 기억이 새록새록 ^^
악덕지주님/ 후후 가장 비슷한 이미지라 골랐습니다
서커스님/ 같이간 친구들끼리 애증의 나라라고 부릅니다. 사실 막 다녀올 때는 증이 더 크기도 하죠, 그렇죠 ^^
처음에 한 두번 당하고 난 후로는 대충 파악이 되더군요.
후엔 제가 더 영악스러워져서 그런 사람들을 이용하게 되더라구요. ㅡㅡ;;
어쨌든 이런 기억들이 인디아를 잊지 못하게 하는거 같습니다.
chokey님/ 그렇죠 적선당했습니다...아니 왜 머리칼이 이렇냐며 깊은 탄식에 땅을 치시며 불쌍해하시던 인디아 시골 할아버지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