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인디아가 괜히 인디아


원래는 이 위치에 위의 제목에 따른 본문이 이어져야 하나
저의 책<내 안의 여행유전자>에  발표한 글이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만 그런 이유로 이 포스팅은 내용을 보이지 않게 하도록 되었습니다.

먼저 책을 읽으신 분들이나 읽으실 분들께서 참고하시고 책의 앞뒷글을 읽으시면
숨은 재미를 더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
 여행유전자 따라 지구 한 바퀴

지운 글
인디아의 어느 시골. 나는 한국에서도 그리 흔치 않은 녹색으로 머리 염색을 군데 군데 한 채 인디아를 다니고 있었다. 깡마르고 구부정한 시골 신기료 할아버지는 나를 보더니 내 머리칼을 가리키며 알 수 없는 힌두어를 반복했다. 말 한마디 모르는 나였지만 그것이 탄식과 안타까움인 것은 금방 알 수 있었다. 최소한의 생존 영어인 yes 혹은 no 도 안 통하던 인디아의 그 깡촌. 신기료 할아버지의 눈에 군데 군데 녹색인 나의 머리칼은 힌두의 그 많은 신들 모두에게서 버림받은 불쌍한 돌연변이였을 뿐이었다. 올드 델리의 시장에서 산 싸구려 인도 가방 - 벌써 끈 까지 떨어진 - 을 꼭 쥐고 있던 내 손이 할아버지의 시선에 딱 걸렸다. 가방을 뺏어든 할아버지는 어느새 바느질 작업에 들어가 끈을 달고 있었다. 등이 구부러진 할아버지가 바느질을 하는 것을 보며 나는 울컥 짜증이 났다.

이번엔 얼마를 주어야 하나 또 복잡하게 얽히는구나.

좋게 생각하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는 곳이 인디아였다. 인디아 여행 최고의 난적은 더러운 물도, 짐승의 분뇨도 아닌 바로 이런 일들의 끝없는 퍼레이드였기 때문이다. 이건 또 무슨 상황이냐 가방을 빼앗긴 사이에 다시 돌려주는 할아버지가 빨간 환각 열매즙이 잔뜩 묻은 이빨을 씨익 드러내면서 손바닥을 활짝 벌리고 히죽 웃는 것이 예상 답안이었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었다. 할아버지는 열흘 넘게 수없이 보아온, 너무나 떳떳하게 달라고 요구하는 인디아의 흔한 상인이 아니었다. 망원경 렌즈처럼 두꺼운 안경알을 코에 얹고 어정어정 내 가방을 들고 돌아온 할아버지. 떨어져나갔던 가방의 끈은 튼튼한 바느질로 제자리에 붙어있었다. 할아버지는 신의 저주를 받은 불쌍한 녹색 머리 변종 외국 여인에게 '적선'을 한 것이었다. 세상에 !

(사진은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월페이퍼 다운로드용으로 대중 공개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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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travel | 2007/03/05 00:59 | 인디아가 괜히 인디아 | 트랙백 | 핑백(1) | 덧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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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HerTravel의 지구 한 .. at 2007/08/01 11:59

... 에어, 기내식 기다리다 지구 한바퀴 인도 영사님, 여행을 말리다. 덩더꿍 개가 말했다, 나 인도 갈래! 그래서 인디아가 괜히 인디아-도쿄_일본츠키치 시장, 삶은 계속된다_49초밥왕 쇼타를 따라 츠키치 시장에서 스시를 먹다_48츠키치 장외시장의 명물 중화 소바_47 도쿄에서 만난 교토 ... more

Commented by 까날 at 2007/03/05 02:09
그래서 인디아...로군요.
Commented by 악덕지주 at 2007/03/05 02:34
사진의 할아버지인 줄 알았습니다;
Commented by 서커스 at 2007/03/05 12:31
인디아에 대한 이런 저런 기억들(물론 좋지 않은 것들이 더 많습니다만)이 다시 생각납니다. 참 다니기 쉽지 않은 나라였음은 분명한 사실이구요.
아.옛 기억이 새록새록 ^^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3/05 12:53
까날님/ 확 미워하려고 부글부글하다가도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곳...^^

악덕지주님/ 후후 가장 비슷한 이미지라 골랐습니다

서커스님/ 같이간 친구들끼리 애증의 나라라고 부릅니다. 사실 막 다녀올 때는 증이 더 크기도 하죠, 그렇죠 ^^
Commented by nerd at 2007/03/05 14:53
그게 바로 인디아의 매력이죠.
처음에 한 두번 당하고 난 후로는 대충 파악이 되더군요.
후엔 제가 더 영악스러워져서 그런 사람들을 이용하게 되더라구요. ㅡㅡ;;
어쨌든 이런 기억들이 인디아를 잊지 못하게 하는거 같습니다.
Commented by chokey at 2007/03/05 21:05
흠흠ㅡ적선당하신거군요ㅡ^^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3/06 22:12
nerd님/ 정말이지 인디아의 마력, 인디아의 괴력입니다 ㅠ ㅠ

chokey님/ 그렇죠 적선당했습니다...아니 왜 머리칼이 이렇냐며 깊은 탄식에 땅을 치시며 불쌍해하시던 인디아 시골 할아버지께...^^
Commented by liesu at 2007/03/06 22:41
저도 순간 저 할아버지가 이야기속 할아버지인 줄 알았어요. 여행을 가면 경계심에 타인을 쉽게 믿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인디아, 가본 적은 없지만 이 글을 보지 무지 착한 인도인친구가 생각나네요.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3/07 03:26
liesu님/ 어쩔 수 없이 여행자나 관광객들이 쉽게 만날 수 있는 현지의 인도인들은 참 힘든 분들이 많아서 경계를 많이 하게 될 수밖에 없더라고요. 그러다 저런 할아버지를 한 분 만나면 모질어진 내 마음에 잠시 회개를... ^^
Commented by 소마 at 2007/03/07 03:33
..흠.... ^^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3/07 03:55
^^
Commented by 첼로♡ at 2007/04/04 20:04
또 인도가고싶은 병이 도져버렸어요. 책임지세요!! (...) 사실 인도는 몇 년 전부터 벼르기만 하고 덥석 가지 못하는 나라랍니다. 혼자 다녀오신 건가요? 혼자 가고 싶은데 혼자 가고 싶은 마음과 똑같은 비중의 두려움;이 존재해요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4/04 21:53
제가 다니던 시절 인도 여행 3주를 가 있는 동안 한국 여행자는 단 한 사람을 만났었답니다. 오래전의 이야기죠. 당시로서는 혼자 가기 정--말 어렵고 위험한 곳이었습니다. 앞으로 언젠가 제 여행기에 등장할 포로리니와 도로리가 함께 갔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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