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독일 여자女에 니은 / 프라이부르크 black forest hostel_61

좋은 기분으로 숙소에 돌아왔다가 관리하는 여자와 언쟁을 벌였다.

이 숙소는 시트비를 따로 받는데 처음에 들어올 때 시트비를 내면 그 다음부터는 무료다. 그런데 여기 방이 모자라 첫 날 잔 방에서 다른 방으로 옮겨야 하는데 시트비를 또 다시 내라는 것이었다. 그거 3천원 그냥 또 내면 그만이지만 문제는 안 내도 되는 것을 내라고 하는 거다. 분명히 내가 추가 비용을 내지 않아도 되는 이유에 대해 조목조목 이야기 했는데도 '그래 알았다. 하지만 돈은 내야 한다'고 계속 우기니 점점 답답함은 더 했다.

그 때 나타난 미친 독일년! 금발의 그 미친 독일년이 키는 커가지고, 일부러 눈을 최대한 내리깔고 눈뚜껑은 올리고, 손에는 구슬을 빙글빙글 돌리며 (이 모습에 내가 진짜 열받았다) 빙글거린다.

"당신이 무슨 말 하는 지는 알겠는데, 이걸 어쩌지? 구슬이 하나거든?"

그러면서 내 앞에 손을 들이대며 구슬을 빙글빙글 돌린다. 아이 씨, 이... 미친 년...! 이건 또 뭐하자는 거야. 그래, 보통 한국 사람들은 이 시점에서 '숙소가 여기 하나뿐이냐? 그냥 뛰쳐 나가도 되고,2유로가 돈 3000원밖에 더 하냐? 드러워서 그냥 낸다'라고 넘어가지만 나는 정말 여기서 물러서고 싶지 않다. 이 미친년이 이거 완전 정말 인종 차별하는 거 100% 확실하다. 이런 나쁜 여자가 순한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와서 뭐 쫌 억울한 일 당해도 내용이 좀 복잡해지면 심성 순한데다 말하기도 번거롭고 치사해서, 그래서 대충 포기하니까 (뭐 너나 나나 미국 사람 들으면 뒤로 뒤집어질 외국인 영어지만) 이게 한국 손님은 어버버 니가 하라는대로 뭐가 뭔지 따라다니면서 무슨 앉아 일어나 훈련시키는 중인 강아진줄 알아?

이미 나의 쌍거풀 없는 눈이 더 찢어져 무섭게 그녀를 째리고 있었다. 야, 니네들이 무서워하고 징그러워하는 찢어진 동양 눈 내가 너 원없이 보여준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내 눈은 둥그런 눈에 해당한다 ㅠ ㅠ ) 

"너가 말하는 구슬 하나라는 게 뭐야.아니, 그러니까 그 '원'이라는게 시트 하나야 하룻밤이야"

(아 정말~~~~ 중간 중간 sheet 발음을 일부러 shit이라고 하고 싶어서 혼났다!!)

하나하나 다시 따지고 드니 지네들끼리 무슨 표시를 구슬로 하는데 근무 교환한 다른 직원 실수로 하나를 덜 놓은 것이 밝혀졌다. 나는 정당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독일 여자女에 니은보다 키가 작다는 이유로 계속 올려다 보면서 째린 것도 억울한 김에,

'너희, 너무 절망적이다'는 식으로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그래, 이런게 니네 백인들이 제일 기분 상해하는 모션이지? 내가 똑같이 갚아준다. 어쩔래. 우리나라 식으로 '그리고, 너 인생 그렇게 살지 마라'라고 한 마디 지르고 싶었지만 토픽에서 벗어난 근본적인 이야기라 정말 꾹 참았다.

그런데, 자기네 직원의 잘못이 밝혀지자 , 오케이! 그렇게 화 내지 마! 그럼 넌 돈을 낼 필요없어! 그러면서 곧장 아무 일도 없었던듯이 싹 빠지는 것이었다. 처음부터 모든 걸 다 보았던 옆의 여자애도 시트를 손에 안고 쭐래쭐래 따라오며 방긋방긋 새 방에 대해 설명한다. 정말 아무 일도 없었단듯이 ...

정말 기분 좋은 독일 맥주 얘기를 하기 전에, 순서대로 있었던 일 먼저 하고 넘어가려는데 다시 생각해도 너무 열이 받아서 잠시 끓어올랐다. 자 자... 진정...

그 여자女에 니은 사진이 없다. 염색 금발 단발에 얼굴이 길쭉하고 허연데 푸른 눈에 안경을 썼고 키는 약 175cm, 하얀 약사복같은 걸 입었다. 독일 여행갔다 온 사람들이 '독일 사람 너무 친절해' 할 때도 나는 '그거 우리가 일본인인줄 알고, 그래서 세계 대전때 같은 편이었으니까 그래서 잘해주는 거 아냐?'하고 킬킬 웃었는데 내가 한 말이지만 농담이 아니라 진짜가 아닌가 생각했다. 실제로 옛날에 뮌헨 같은 데 네오 나치 난리칠 때 갔을 땐 정말 무서웠다. 지금 숙소의 저 미친 그녀는 이미 내가 일본인이 아니라 한국인임을 숙박계를 보고 다 알고 시작하는 거고.

그런데 정말 농담이 아니라, 대다수의 독일인들이 길에서 친절한 것은 정말 우리가 일본인인줄로 알아서 그렇다. 나에게 길을 가르쳐 준 아저씨 아줌마 청년 모두 내가 일본인인줄로 안다. 조금 길게 말을 하게 되느라 일본이 아니라 한국인인 것을 밝힐 때쯤이면 그들이 "야! 나 오늘 일본인들 만나서 얘기했다!"하는 팬터지를 뻥! 터뜨려 주는 것 같아 미안할 정도였다.

우리나라에도 저런 미친년도 있고 정말 좋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아주 저런 사람 한 명 만나면 기가 딱 질린다. 사진은 그녀가 카운터 안 쪽에서 구슬을 돌리며 말도 안 되는 잘난 척을 했던 그 곳.

by hertravel | 2006/06/30 18:20 | 유럽과 나의 왼 발 (2) | 트랙백 | 핑백(1) | 덧글(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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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美宮 at 2006/08/16 01:12
많이 속상하셨겠네요. 외국에서 인종차별받는 것만큼 서러운 일은 없죠;ㅁ;
Commented by 우주최강 at 2006/08/16 01:12
카테고리만 보고 삘 받아 곧바로 링크 떴는데 후회 없네요. 다른 여행기들도 기대만빵입니다.
Commented by abstrakt at 2006/08/16 02:27
이런~ 안좋은 경험을 하셨네요~^^;
독일애들이 일본인들만 특히 좋아하는 건 아니고... 워낙 일본 관광객이 많아 처음에는 그냥 일본에서 온 관광객이라고 생각을 많이 하더라구요.
그들한테는 아시아인은 그냥 아시아인이지 일본, 한국, 중국 따지는 것은 드문
경우에요~ 아무튼 여행기 흥미진진 하네요~!^^
Commented by 마르 at 2006/08/16 10:59
하아.... 말도 잘 안통하는데 저런일 터지면 정말 난감할 것 같아요. ㅠ.ㅠ
Commented by wannacat at 2006/08/16 13:30
미묘한 인종차별의 공기. -_-
Commented by PPANG at 2006/08/16 15:51
우우우 멋지세요. 잘 하셨사와. 본때를 보여줘야 합니다! (라는 본인은 영어를 못하므로 패스)
Commented by 쇳조각 at 2006/08/16 16:24
뮌헨의 작은 펍에서 현지인들과 같이 술잔을 기울인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술이 어느 정도 들어갔을 무렵, 문득 2차 세계대전과 일본과 독일에 대해 이야기가 나왔어요. 시시콜콜 이야기하자면 조금 길지만 간단히 말씀드리면 독일인들 대부분은 일본인을 싫어하더군요. 같은 전범국이지만 그에 다가서는 자세가 너무도 틀려 개인적으로 깊은 감명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결국 술자리가 끝날 무렵엔 모두들 친구가 되어 춤을 추며 시내를 돌아다녔던 기억이 얼핏 납니다. 뭐, 독일도 사람이 사는 곳이니 이 사람 저사람 요 사람 많겠지요? 그나저나 기분이 썩 좋지는 않으셨겠습니다. 싹 잊고 즐거운 여행이 되셨기를 바랄 뿐이에요. :)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6/08/18 03:40
美宮님/ 사실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 되면 곧장 인종차별이라고 오해하기도 쉬워요. 그런데 이 일은 정말 100% 확실하게 커뮤니케이션이 된 상태에서 눈에 띄게 당했답니다. 그러니까 더더욱 화가 치밀어 오르더라구요 왁!

우주최강님/ 우주최강님 저도 전에 우주최강님의 인도 여행기를 가든에서 읽고 저도 인도 여행 생각이 나서 동감 동감 했답니다!

abstrackt님/ 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일본인 + 그리고 아시안 이라는 관념 속에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독일분들은 안 그런가봐요. 사실 저도 이 미친 독일년과 그 언젠가 맞닥뜨렸던 네오 나치 애들에게 열이 받았을 뿐, 더 많은 독일 분들이 너무나 친절하시고, 또 이 글 다음에 만나는 술친구들도 너무나 친절했죠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6/08/18 03:41
마르님/ 말이 안 통해도 저 사람이 시비거는구나, 하는 건 본능으로 전해지는데 말로는 풀어내야 하겠고~ 복잡하죠~!

wannacat님/ 아닌게 드러나니까 얼굴을 싹 바꾸는 놀라움까지!

PPANG님/ 오랜만입니다 빵사마님 정말 다 따지고 고개를 절망적으로 흔드는데 그 쾌감이란 말이죳!(라는 본인도 영어가 절박 생존 수준입니다)

쇳조각님/ 아 독일 사람들은 일본에 특별한 동질감을 느끼고 있지는 않나보네요! 사실 전쟁을 같이 한 것으로 치면 독일 사람들이 이탈리아에도 동질감을 느껴야 하는데 워낙 너무 다른 나라라~ 사실 일본 사람들은 독일을 미국 다음으로 특별히 좋아하는 것 같던데 짝사랑이네요. 그리고 정말 호스텔의 여인처럼 한 명 물 흐리는 사람이 기분 상하게 하는 거고요, 이 날 저녁에도 유쾌하고 상냥한 독일 술친구들을 사귀었답니다!
Commented by 윤정 at 2006/08/22 02:10
저런 사람들은 어디엘 가나 있죠.
저도 호주에서 스키장에 갔을때 확실히 인종차별을 느낀적 있어요.
리프트 타는거 도와주는 직원이 저랑 중국인 커플만
옷에 달린 리프트권 확인 하더라구요.
그 긴 줄의 다른 사람들은 걍 태워주면서..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6/08/24 01:59
윤정님/ 정말 어딜가나 한 명씩은 꼭 있죠?^^
Commented by 새벽의 냄새 at 2006/08/27 06:30
음 기분이 무척 안 좋으셨겠군요...
근데 저런 애들은 세상 어딜가두 한둘씩 꼭 있어요...
돼지가 시궁창에 빠진날 이라구 생각 하셔요...

독일 사람들한텐 경제부흥기의 일본단체 관관객으로 많은 동양인과 직접 접하기 시작했기에 동양사람하면 일본인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우리 어렸을적 서양 백인은 무조건 미국하고 물어보던거 같은거지요.
물론 독일엔 한국교포들도 많이 계시기에 한국사람하면 갑자기 친절하거나
아는척 하는 독일인들도 많지요.

물론 인종차별은 엄연히 존재합니다. 독일은 과거문제때문에 깊이 갘춰두는 편이지만 유학시절 그 지긋 지긋한 독일 공무원(독일 공무원의 복지부동은 아주 유명하지요...거기다 독일은 공무원 신분보장이 철저하기에 위사람도 밑에 사람맡은 분야는 이래라 저래라 못합니다...)들 잡을때 가장 유효한 방법이 "니가 절대로 인종차별은 아니겠지만....(슬쩍 말을 흐리면서...)" 하면 얼굴이뻘개지면서 갑자기 수세로 돌아서지요.~ 치부를 들킨듯한 표정들이랄까~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6/08/27 17:01
"니가 절대로 인종 차별은 아니겠지만..." 아 이거 정말 필요한 방법인 것 같네요. 이런 말이 단 한 번도 필요 없는 여행이었음 좋겠습니다~
Commented by 분홍복면 at 2006/08/27 18:20
어째서 와나캣과 우주최강님의 이름이 여기에도..(여행벨리들에 다들 나처럼 돌아다니는걸까..)
안녕하세요? 저번에 한번 왔었는데 아는 이름에 힘입어 ^^ 리플 한번 더 달고 갑니다. 여행기도 생생하고..사진들도 예쁘네요.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6/08/27 19:36
서로 아시는 분들이신가봐요. 복면님 지난 번에도 덧글 다셨었죠? 리플 반갑습니다. 칭찬^^ 고맙습니다~
Commented by bateauivre at 2007/05/16 03:51
아 정말 열받죠 -_-; 역사적으로, 이미 19세기부터, 메이지유신 이후의 급속한 근대화와 제국주의적 팽창일로를 걷던 일본인에 대한 유럽인의 태도는 이전의 "작고 못생긴 야만인"이라는 시각에서 "예외적인, 非아시아적 아시아인", "일본인이 우리(유럽인)보다 못하다고 할 수 없다"로 요약되는 자세로 변화했다고 합니다. 일본의 메이지파 스스로 발명해낸 "아시아의 영국"이라는 명칭도 국제적으로 받아들여졌지요. 오늘날에 와서도, 파리나 런던, 베를린 같은 코스모폴리탄 도시에서조차도 근대에 확립된 "아시아"에 대한 자세는 "예외적인 일본"과 "나머지 아시아"의 차별 속에 별 변형없이 발견되는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생각할 점이 많은 부분이지요.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5/16 13:06
특히 우리나라가 좀 애꿎은 위치 같습니다. 일본은 아시아의 아름답고 신비로운 문화와 잘 사는 기술력이 있는 나라(사진 부탁할 때마다 그들은 친절하게 '오 일본의 기술력' 항상 놀란답니다! 하면서 사진 찍어 주십니다^^;), 요즘은 게다가 일본 포르노 동영상에서 비롯된 오묘한 세상이란 느낌이 있고...
요즈음 그래도 중국은 중국이라서...인도는 인도라서... 그런데 그런 3국 외에는 뭐 다들 비슷비슷한 위치인것 같습니다. 그네들의 머릿 속에서 말이죠. 뭐 어쩔 수 없죠. 우리나라 사람도 아직 어른들은 모든 코캐시언을 미국인이라고 생각하시니까요^^
Commented by bateauivre at 2007/05/16 19:37
하하 그런거죠 존재감이 없달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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