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으로 왔다면 전부였을 것들 / 프라이부르크_58

인터넷 검색으로 찾은 프라이부르크 시청 부감 샷. 사진 중앙의 인디언핑크색 건물이 이 도시의 동화같은 시청이다. 동화 같은 이 곳에서 시청 공무원들이 앉아서 지방세 영수증을 발행하고 상하수도세 민원때문에 열을 내고 있단 말인가. 그러고보니 서울 시청도 나름대로 역사적인 외양이다. 동화같지는 않아도 역사책에는 나오는.

 
프라이부르크의 주요 관광지는 뮌스터 대학 근처의 뮌스터 광장. 관광 엽서 가판대에서(!) 이미 파악한 관광 정보에 의하면 이 곳엔 아침 8시부터 낮 1시까지 뮌스터 성당을 중심으로 야채 시장이 열리는데 이게 또 관광객들에겐 관광 포인트라고 한다. 인터넷 검색으로 찾은 사진 속의 뾰족한 두 탑이 뮌스터 성당 첨탑이고 사진의 상단부 숲은 슈바르츠발트의 시작으로 보인다. 유명하다는 성당 앞의 시장은 아쉽게도 이미 낮 2시 반이 넘어가고 있던 터라 모두 문을 닫았고 미련이 남은 주인이 계속 열어둔 한 두 곳만 남아있었다.
 

구 시가 중앙에 있는 뮌스터 성당. 독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첨탑중의 하나로 꼽힌다. 1200년경부터 짓기 시작해서 완공까지 무려 300여년이 걸렸다.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처음엔 로마네스크 양식이었던 것이 나중엔 고딕 양식으로 마무리 지어졌다. 성당으로 들어가 본다.

본당으로 들어가기 전 입구에 서 있는 여러 성자의 상. 그리고 바닥에 어쩐지 마음이 끌려서 또 한 장.



성당 안엔 사람들의 기도를 담은 초가 타고 있다.


"프라이부르크 주변에 대성당만큼 높은 건물은 없다. 일요일을 제외하면 첨탑 전망대까지 올라가 볼 수 있다. 대신 일요일 아침에는 성당의 미사를 보기 위해 광장을 가로질러오는 사제들의 행렬을 볼 수 있다. 매주 일요일마다 되풀이되는 이 행사는 아침 11시경에 있다. 미사를 위해 복장을 갖춰 입은 신부와 하얀 옷을 입고 그 뒤를 따르는 사제들과 성가대 소년들로 이뤄진 행렬은 무척 독특하다. 성당 내부는 화려하면서도 경건하게 꾸며졌다.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는 스테인드 글라스는 다채로운 색채로 빛난다. 첨탑에 걸린 ‘호산나’라는 이름의 종은 1258년에 주조된,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종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대전 당시 프라이부르크도 폭격을 받아 대부분의 건물이 부서졌는데 대성당과 광장 주변의 두어개 건물 정도는 다행히 폭격을 맞지 않았다. 광장 동편의 붉은 건물 역시 폭격을 피한 것 중의 하나인데 지금은 박물관으로 쓰인다. 이 곳에서 프라이부르크의 역사와 유적을 볼 수 있다"

광장은 말굽 모양인데 내가 갔을 땐 마침 해그림자가 지는 쪽이어서 그랬는지 어두운 분위기였고 어르신들도 많았다.


이번엔 말발굽형 시청의 반대쪽. Kornhaus라는 이 건물은 옛날부터 음악과 춤을 즐겨 하는 곳이었다고 한다. 역시 독일의 작은 도시 만들기 공식에 들어맞게 시청과 성당과 광장이 모여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우물이다. 당연히 광장의 정중앙엔 우물 혹은 분수라고 할 만한 것이 있다. 그 우물가에 앉아 있는데 시월의 햇살이 쏟아진다. 낯모를 사람들의 모습마저도 햇살을 배경으로 아름답게 보여 한 장 사진을 또 찍는다. 기분 따뜻했던 오후, 좋지 않은 몸 컨디션이지만 우물가의 햇살은 가슴 가득히 따사로왔다.


이때 광장에는 이런! 너무, 너무나 길쭉한 소시지 빵과 와플이 있었는데 이 실속 강한 독일에서 와플이 대형 소시지 빵을 이길 리가 없다. 나는 여기서 정말 독일스러움을 느꼈다. 웬만한 나라라면 이런 곳에서 무지막지한 소시지 빵을 사기가 뭣해서라도 한두명쯤은 와플을 먹게 마련이다. 그런데 독일 사람들답게 허위 없이 다들 이 소시지 빵만 손에 사 드는 것이었다. 날씬하고 어여쁜 금발녀 한 명쯤이라도 와플을 손에 들만 한데 그녀 역시 어딘가에 서서는 저 길쭉한 소시지를 남들 보기 전에 먼저 빠른 속도로 먹어 치우고 있다.


나는 지금 독일에 있는 것이 맞구나.

by hertravel | 2006/06/27 18:18 | 유럽과 나의 왼 발 (2)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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