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06월 16일
숨은 쿠글로프 빵 찾기 / 스트라스부르_47
이 지방에 오기까지 알사스의 화이트 와인에 대한 이야기는 듣고 왔지만 이 곳이 음식문화가 특별히 발달한 곳이고 슈크르트며 껍질이 딱딱한 프와그라, 쿠글로프가 유명한 곳인 것까지는 몰랐다. 단지 이 도시의 빵집이나 과자집이 유난히 더 맛있어 보이는 데가 있는 것 같다,라고 생각하는 그저 그런 수준이었다. 그러나 돌아다니면서 나는 나도 모르게 자꾸 내 눈에 반복 주입식으로 세뇌 작업 들어오는 음식에 '그런데 이 음식, 아까 어디서도 봤던 것 같은데'하고 어버버 떠올리기까지하게 됐으니, 그것은 바로 Le Kugelhopf 쿠글로프(혹은 쿠겔호프).

안그래도 가판대의 관광엽서라면 당연히 이 도시의 유명 성당이나 유명 건물의 사진이 있어야 할텐데 이상하게 엽서가 왜 모두 먹는 걸로만 걸려 있나 했다. 스트라스부르는 음식 문화의 도시였고 그들 최고의 세일즈 품목 중의 하나는 그들의 특선 요리와 그 레시피였던 것이다! 요리 엽서가 잔뜩 꽂힌 가판대 자체가 인상적이어서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 여행 사진을 보던 나는 깜짝 놀랐다. 아니, 이 '바가지 엎어 놓은 빵', 이것이 레시피 엽서 가판대의 엽서 중에도 있고... 걸어가다 보고 찍어온 미니어처 가게의 소파 세트 사진 속 테이블 위에도 있는 것이 아닌가! 마치 10년 전에 사라진 월리를 찾는 것처럼 나의 여행 사진 곳곳에 바가지 엎어 놓은 쿠글로프 빵이 숨어 있었다!


현지에서도 무의식중에 상습 반복 주입식 세뇌 교육을 받아서 나도 모르게 이 빵 앞에서는 어쩐지 사진을 찍고 싶었던 거였던 거지 그러니까. 그런데 기차 시간에 쫓기고 아까 아침 빵집 빵 맛있다고 열심히 먹어 놓고 가방에도 잔뜩있던 샌드위치 재료에 눈물을 흘리며 맛도 못 보고 떠났다는 거지 그러니까. 솔직히 말해서 혼자 먹기엔 저 빵이 조금,이 아니라 무척, 컸다는 것이지, 엎어놓는 바가지 틀이 좀 크시다 이거지 그러니까.
이런 식으로 아무 정보 없이 이 도시를 돌아다니다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이미지에 세뇌되며 이 도시의 특산품이라든지 명물에 대해 알게 됐는데, 그래서 대충 생각하기로는,



크리스마스 가게! 이건 어디 정보에서 스트라스부르가 크리스마스의 도시란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역시 거리에서 1년 사시사철 크리스마스 용품을 파는 가게를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이넘의 '크리스마스의 도시'라는 것이 우리나라의 '남산' 같은 것인지 유럽을 돌아다니면 너도 크리스마스 도시, 나도 크리스마스 도시라며 트리와 장식품과 카드를 팔고 있어서 그다지 놀랍지가 않다. 유럽을 처음 왔는데 한 도시가 크리스마스 도시였다, 그러면 아, 내가 독특한 곳에 왔구나 하겠는데 말이다. 스트라스부르 뿐만 아니라 독일의 뉘른베르크도 별명이 '크리스마스 도시'다. 하이델베르그에 가면 케이트 뭐라고 하여 환상적인 크리스마스 용품점이 있는데 그 가게는 로텐부르그에 가도 더 큰 가게로 또 있고 그런 식이다. 우리나라에도 서울에 남산 있고 경주에 남산 있고 청도에도 남산 있고 동네 남쪽에 있는 산은 남산이다. 서울에도 전주 비빔밥집 있고 전주에도 전주 비빔밥집 있고 인천에도 수원에도 전주 비빔밥집이 있다. 그런 식으로 서양엔 크리스마스 도시나 가게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영어권 항구 도시마다 있는 Fisherman's Wharf도)
숨은 쿠글로프 빵을 찾다가 여기까지 왔다. 먹어보지도 않고 돌아와 쓰는 여행기에서 맛이 어떻다 말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돈 받고 엽서를 파는 스트라스부르 관광 엽서 가판대 주인 아저씨들께는 대단히 죄송한 일이지만 레서피 내용을 옮겨보...려다가 타이핑이 귀찮아서 이미지 추가 버튼을 눌러본다.

# by | 2006/06/16 18:11 | 유럽과 나의 왼 발 (2) | 트랙백 | 핑백(1)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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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타드님> 그런데 피셔맨스 워프가 간간히 이 곳 저 곳에 있어도 샌프란시스코의 피셔맨스 워프가 최고 유명한 곳인 것 같아요. 그 곳도 명랑한 느낌의 좋은 곳이죠? 저도 클램차우더를 두 그릇이나 먹고 왔답니다 ^^
이오공감에서 찾아왔습니다,. 링크해 갑니다... 건강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