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속의 작은 프랑스 / 스트라스부르_45

<가이드는 커녕 가이드 책자 없이 완전 무지 공간을 여행하게 됐을 때>
 
0. 물론 숙소나 여행자 인포메이션에서 설명을 들을 수도 있지만 이미 길을 나섰다면,
1. 지도를 산다. 지도에는 중요한 곳이 다 표시되어 있다.
2. 거리의 기념 엽서대를 자세히 들여다 본다. 건물 사진도 있고 시장 사진도 있다.
3. 사람들에게 물어 본다. "이 시장은 어디에 있나요?" "이 건물은 어디 있나요?"

물론 앞의 것 모두 생략하고 3번만 해도 다니는 데는 별 문제가 없지만 나는 여러번 그렇게 다닌 1번의 지도들을 무척 아끼고 뿌듯해하며 모아 놓고 있다. 지도는 일단 도시를 한 눈에 보여준다. 한국에서 떠나기 전에 스트라스부르에 대한 것을 검색을 해 봤는데 그 결과는 사진 몇 장과 숙소 정보 정도였다. 스트라스부르안의 유명 관광지 설명도 짧으나마 있긴 있었는데 도대체 이 도시의 풀샷이 그려지질 않았다. 그래서 나는 한 치 앞밖에 볼 수 없는 근시 여행자로 이 도시에 왔다가 드디어 지도 한장을 사고 그것에 의지하여 길을 나섰던 것이다. 지도의 방향대로 걸어가다가 눈 앞에 나타난 알사스풍의(독일인들은 독일풍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중세 건물과 운하. 접어서 손에 들고 있던 지도를 펼쳐 보니 Place Benjamin Zix 바로 앞부터 펼쳐진 La Petite France 작은 프랑스에 이미 와 있었다.

"라 쁘띠 프랑스는 16세기, 17세기 집이 모여 있으며 피혁공들의 집으로 불린다. 어떤 집은 집 윗층에 가죽을 내다 말릴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 오래된 집은 1572년에 세워진 것도 있다. 스트라스부르 구 시가 남서쪽 일강 주변에 있는 중세의 아름다운 마을이다."  영문 지도에 나와 있는 설명이다. 

주로 접시가 진열된 기념품 가게

건물은 반듯한 직각이 아니라 붓으로 그린 선처럼 자연스럽게 휘어져 있다. 테두리를 두른 나무의 특징 때문인가 보다. 마침 아기들을 태운 유모차 일행이 행진하듯이 다같이 지나간다.

작은 골목의 작은 창, 햇빛을 가리는 레이스와 창 밖의 작은 화분, 안쪽 창은 현대의 유리창으로 바뀌었지만 비바람을 막아줄 바깥창은 여전히 나무 창이다. 이것도 지금은 장식이겠지만.

이런 장면, 이들에게는 생활일지 모르지만 나와 같은 한국 사람들에겐 여전히 '외국에 왔구나'를 느끼게 하는 이국적인 모습이다. 작은 창, 놓여진 화분, 나무로 된 창틀. 물론 서울에도 가로등을 장식하는 꽃바구니가 생기고 오래된 관광지를 꾸미는 작은 치장의 기술이 늘고 있지만.





골목엔 작은 미술 소품같은 것을 파는 La Tinta라는 가게가 있었다.

"오늘날에는 알사스(즉, 프랑스)와 독일이 라인강을 사이에 끼고 둘로 나뉘어 있지만 이 두 나라 간에 경계선은 여러 차례에 걸쳐 바뀌었다. 20세기 동안 무려 17번이나 통치권이 왔다갔다했다. 그런데도 알자스인들의 혼은 결코 흔들리는 법이 없었다."라고 프랑스 관광청은 설명한다. 알퐁스 도데 '마지막 수업'의 배경이 된 알사스 지방 스트라스부르. 지금 걷고 있는 쁘띠 프랑스에도 복잡다단하게 주인들이 바뀌어 왔겠지. 

거리의 아코디언이 파리의 복잡한 지하철 통로나 객차 안에서 듣던 다급함과는 달리 쁘띠 프랑스의 골목을 운치있게 채우고 있다. La Vie en Rose, 장밋빛 인생.


그가 나를 두팔에 안아줄때 그는 아주 나지막히 속삭여요
그러면 나는 장미빛 인생을 보게돼요
그는 나에게 매일 사랑의 말들을 속삭여 줘요
그런것들이 나를 위대한 그 무언가로 만들어 줘요
한 아름의 행복이 내 마음속으로 들어와요
나는 그 행복의 이유를 알아요
이 인생에 있어서 그 사람은 나를 위해서 존재하고
나는 그 사람을 위해 존재 한다는 사실을
그는 나에게 말해 주었고 그 사실을 목숨걸고 맹세 했어요
그를 알아보자마자 고동치는 내심장을 느껴요
끝나지 않은 사랑을 나눈 밤들 커다란 행복이 그 자리를 차지해요
그러면 권태로움과 슬픔이 사라져요

그 사랑 때문에 죽을만큼 행복해요.

by hertravel | 2006/06/14 18:10 | 유럽과 나의 왼 발 (2) | 트랙백 | 핑백(1)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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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Mc뭉 at 2006/07/29 13:01
아웅...저두 외국여행을 한번가고 싶은데...전 개인적으로 바누아투 가보고싶어요..
젤 살기 좋은 동네라던데...궁금함..ㅎㅎ
Commented by 히카리 at 2006/07/29 21:28
그림처럼 아름답네요. 정말 장밋빛인생>_</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6/07/29 23:42
Mc뭉님> 안녕하세요 저도 바누아투 잘 모르는 나라였는데 행복지수1위라니 궁금합니다. 사진을 보니 평화로운 곳이더군요. 꼭 가시게 될 거예요~
히카리님> 네 정말 그림같은 곳이었습니다. 엽서같은, 그림같은, 규모도 작고 걸으며 돌아보기도 좋은, 그런 곳이었어요.
Commented by bateauivre at 2007/05/16 05:11
나무 덧창은 볼레라고 하는데, 요즘도 사용해요~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7/05/16 12:44
많이들 달려있더라고요- 역시 지금도 유용한가 보군요- 특히 네덜란드에서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 돌아다닌 적이 있는데 그 때 저 나무 덧창을 닫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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