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06월 11일
다다미가 부러운 유럽인들 / 스트라스부르_42

동네의 '양장점'은 보기 드문 옛스런 의상을 전시해 놓았다. 그들의 바느질 솜씨를 자랑하기 때문인가, 실제로 안을 들여다 보면 바느질 가게가 주업인듯 보이는데 어쨌거나 나같은 여행자의 눈에는 이런 독특한 가게는 흥미롭게 마련이다.
이 작은 거리에 일본식 인테리어 가구점이 있다. 요 몇 년 유럽에 동양붐이 일어 2003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한국어로 "농민 대회 추진회", 뭐 이런 말도 안 되는 한글 티셔츠도 본 적이 있고 한글로 "존"(자기 이름)이라든지 "一心"(누가 가르쳐 주셨는지)이라고 쓴 초특급 엽기도 본 적 있지만 이번엔 유럽의 여러분들이 일본의 방바닥 다다미와 숨 막히게 눌러주는 두꺼운 이불까지 부러워 할 줄이야! 멀쩡한 침대를 놔 두고 침대의 나무 뼈대 위에 다다미를 올렸다. 그들의 눈엔 저거... 저... 다다미가... 환경 친화적으로 보이겠지만....동시에... 벌레도 무지 살기 좋은 환경인데...침대위에... 다다미 올리고... 그 위에 두꺼-운 일본 요를 깔고...거기에 분위기도 아시안스럽게 壘 라고 한자가 쾅 박힌 침대 커버를 올렸다!

그런데 그 글자가... 和나 想 뭐 이런 정도나 되면 철학적인 문자로 아시안 문화의 가치라도 팔고 있다고 하겠다. 그것도 아니고 이게 웬 그냥 "壘"냐 이거다. 참고로 이 글자의 뜻, 너무 정확 간결하다, "다다미"!... 어머나, 뜻이 너무나 심오해 주신다.
자, 걷자. hertravel의 동네 관광으로 훑어 가는 숙소 인근은
파리같은 대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작은 소도시의 안온함과 아기자기함,
느리게 사는 느낌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뭐지? 이곳은 유럽 연합의 의회가 있는 국제 도시야,
그저 소도시일리 없잖아.
그럼에도 이 곳의 속도는 확실히 파리보다 느긋하다.
해는 뉘엿뉘엿 진다.
동네를 흐르는 개울 위로는 다리들이 순서대로 놓여 있다.
알고 보니 동네 개울이 아니라 그 유명한 "일 강"이었다.
개울 옆은 푸르른 잔디 무성한 위로
가을이 든 낙엽이 살짝 덮여 있다.
어떤 아버지는 아이를 데리고 나와 놀고 있고
어떤 남자는 강아지에게 뭔가를 던지고
물어오는 놀이를 하고 있고
어떤 여자 둘은 트레이닝복을 입고 저녁 조깅을 한다.
스트라스부르에 대한 나의 기대감은 점점 높아지는데
이 도시의 태양은 뉘엿뉘엿 지며 달아난다.

# by | 2006/06/11 18:08 | 유럽과 나의 왼 발 (2) | 트랙백 | 핑백(1)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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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key님> 그러게나 말입니다. 안그래도 요즘 온돌 마케팅이 있던데
포스트 제목이 바뀌어서 깜짝 놀라셨죠?
토고에서 온 유쾌남 이야기는 어디 갔나 하셨을 겁니다.
이 글이 원래 길이가 너무 길어서 둘로 나눴습니다
이전페이지를 누르시면 이 글의 뒷부분이 나옵니다.
현대 건축과 접목해서 벌레 없이 쓸 수 있는 환경 친화적인 물건은 정말이지 온돌이 유일무이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고온으로 뜨뜻하게 하니 벌레가 머물만한 환경은 못 되겠죠?
그냥 덧붙이자면 저 한자는 그냥 타타미라고 읽는답니다. 말그대로죠..
전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우리나라 온돌이 제일 좋더군요. 온돌도 인기끌면 좋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