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짧은 이야기 셋 / 죄수,공산당,벨기에 초컬릿_14

#1
파리 관광지를 다니다 보면 관광 수입으로 먹고 살기가 훨씬 편한 유럽 국가들이 내심 부러워진다. 그 자리에 원래부터 있던 관광지를 보러 온 관광객들로 돈을 벌고, 그 관광지를 유지하느라 누군가에겐 계속 일거리가 있다. 거리마다 관광지 건물마다 도로마다 화단마다 항상 사람들이 일하고 있는 것을 보고 최소한 이런 일자리는 계속 있겠구나 하고 내심 이 나라를 부러워하고 있는데, 너부리가 옆에서 이런 나 혼자의 상상을 와장창 깨 버린다.

"그런데 이거 죄수들 사역하는 것 같아"
그러고보니 jean 입은 사람 하나 빼고 예닐곱 명의 근로자들 모두 칙칙한 초록색 위아래 복장 통일하셨다. 너부리의 학설을 입증해주시는 분위기다.



#2
플라스 디탈리 지하철 입구를 나서는 순간, 프랑스 아저씨가 전단지를 나눠 준다. 손에 들고 가며 언뜻 읽어보니,

"파흐티 코뮤니스트 프랑스"

어머낫, 프랑스 공산당이다. 1970년대에 이렇게 프랑스 놀러왔다가 이런 전단 잘못 받으면 대한민국 서울 남산의 안기부에 끌려가서 "플라스 디탈리 비밀 인민 전선의 괴수"가 될 법 한 일이다. 신문에 그려진 조직도에 내 얼굴이 나와 있다. 그간 나와 여행을 자주 다녀 온 포로리, 도로리, 아로리, 너부리, 아라치, 모니카의 얼굴도 살짝 보인다. 그들은 "북괴"와 해외에서 주로 접선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고 대서특필 됐을 지도. 



#3
어느날 저녁, 민박집 매니저(?)분과 와인 한 잔을 하는데 그 분이 주섬주섬 뭔가 꺼내 가져오더니 벨기에에서 사온 핸드 메이드 초콜렛이라고 했다. 오, 벨기에 초콜릿! 나도 벨기에에서 초콜릿에 침 좀 촉촉히 흘려주고 온 적 있었는데. 역시나 무척 맛있었다. 맛있게 황홀지경으로 입안의 초컬릿을 녹이던 중, 박스의 이름을 한 번 들춰봤더니...

"saison du sucre"

설탕의 계절. 후후. 조금 더 쓴다면 '달콤한 계절'? 불어를 잘 모르지만 아마 맞을 듯... 이름 한 번 정말 달디 달콤하다.

by hertravel | 2006/05/14 17:26 | 유럽과 나의 왼 발 (1) | 트랙백 | 핑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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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히카리 at 2006/05/24 12:18
밸리에서 보고 놀러왔어요. ^^
링크양 데리고 갈게요.
Commented by hertravel at 2006/05/25 17:59
반갑습니다.링크양을 통해서 여행 이야기 맘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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