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광장과 루이비통 알바 / 파리 샹젤리제_10

'어째서 개선문을 두고 별의 광장이라고 부르는 걸까?'

개선문의 실제 명칭은 Arc de Triomphe. 그런데 개선문을 그런 정식 명칭보다는 Place de Etoile로 부르는 경우가 더 많다. '쁠라스 드 에투왈'은 '별의 광장'이라는 뜻이다. 어째서 개선문이 <별의 광장>이 됐을까? 개선문이 서 있는 샤를 드 골 광장으로부터 12개의 도로가 별처럼 뻗어있어서 에트왈 광장이라고 불린다고. 개선문 꼭대기에서 밑을 내려다 보면서 나는 파리가 마치 개선문을 중심으로 햇빛처럼 펼쳐져 있다고 혼자 생각했었다. 햇빛을 연상한 나와 달리 파리지앙들은 별을 택했다.
(지하철에 그려진 개선문 일대의 약도. 지도 정 중앙 모든 길이 시작되는 곳이 개선문이다)
 
 

(실제 개선문을 위에서 내려다 보고 찍은 사진 엽서)

개선문은 나폴레옹이 프랑스군의 개선을 위해 세웠으나 결국 나폴레옹은 이 곳을 유체가 되어 지나갔다. 세월이 지난 뒤 이 곳에서 제 1차 세계 대전의 승리의 행진도 행해졌으나 1940년엔 독일 나치군이 파리를 점거하기 위해 이 문을 지나갔다. 결국 사람이 아무리 잘나도 저희들 한 치 앞 일을 볼 수 없다는 인간들의 역사 진리를 말해 주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런 사실을 떠올리며 바라 보는 개선문은 예전에 생각하던 그저 그런 샹제리제의 상징에 불과한 거대한 아치 그 몇 수 십 배 이상이다. 그런 의미에서 개선문은...상상보다 멋진 곳이라고 생각한다...그 밖에도 개선문이 이렇게 큰 건축물인 것은 직접 와 봐야 실감한다. 내가 개선문을 처음 보고, 처음 그 꼭대기를 올라가기 전까지는 이렇게 사람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야 하는 그런 건물일 줄은 몰랐다.우리네 서대문에 있는 독립문(개선문을 카피했다)의 몇 배 쯤 크긴 하겠지, 라고 그런 정도로만 생각해 왔었다.


저녁이 되자 퇴역군인들이 무슨 기념식 행사를 했다. 원래 개선문 아래에는 제1차 세계대전 때 숨진 무명용사들을 기리는 불꽃이 계속 불타고 있는데 오늘은 아예 그 앞에서 서로 깃발을 주고 받는 행사를 한다.

개선문 앞 대로는 그 유명한 샹제리제다. 하지만 오늘은 여기까지만! 행여라도 우물쭈물 걷다가 이 지친 발걸음으로 샹젤리제를 건성 지나치게 될까봐 겁이 났다. 나는 좋은 순간을 최대한 즐기기위해 아껴두었다 극대 효과를 누리는 것을 좋아한다. 누구나 멋진 정찬을 앞두고 길바닥의 순대를 먼저 먹어버리지는 않을 것이다. 먼저 먹었다면 이제 배가 좀 든든해져 갈수록 아차하는 안타까움도 있을 수 있다. 그래. 이제 불과 비행기에서 내려 하루밤을 지난 두번째 날일 뿐이다. 가고 싶고 보고 싶은 것은 내일이든 모레든 마음껏 보아줄테니 이제 발길을 멈추자!
 
그런 내 앞에 참으로 눈치도 없지, 그 유명한 소위 '루이비통 알바 삐끼'가 다가와서 열심히 설명을 한다. 자기가 카달로그의 모델을 알려줄테니 루이비통 매장에 들어가 면세로 가방을 사 달라. 나오시면 자기가 사례를 하겠다... 나는 루이비통 알바가 무엇인지 알고 있으나 전혀 그것을 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아무리 1,2 유로를 아끼며 다니는 여행자라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루이비통 알바를 즐기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 매장에서 한국인 여행자들을 하대하는 기색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 보다 몇 년 전 파리 여행을 다녀왔던 후배 하나가 언니, 언니, 정말 웃긴 일 있었어. 나 돈 벌었어. 하면서 들려주었던 이야기 역시도 결국 루이비통 알바를 했다는 얘기였다. 막상 아는 후배가 기분 좋은 여행 추억으로 자랑삼아 얘기하는 것을 들으니 뭐 그것도 여행에서 있을 수 있는 일 아닌가 생각하며 웃으며 지나갔다. 하지만 여전히 안타까운 것은 이런 저런 상황을 알 리가 없는 순진무구한데다가 수 많기까지 한 우리나라 여행자들이 오늘도 루이비통 매장 문을 열고 들어서고 있을 거라는 거다.
 

by hertravel | 2006/05/10 17:22 | 유럽과 나의 왼 발 (1) | 트랙백 | 핑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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