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05월 07일
가판대 호프에서 맥주 한 잔 / 파리_7

지하철 역 출구에 50미터 정도 이어진 시장은 끝나고 작은 레스토랑이 나타났다. '레스토랑'이라든지,'카페'라든지,'비스트로'... 프랑스에서 식당을 나타내는 단어는 여럿이다. 명칭을 어떻게 내걸었냐에 따라 그 식당의 메뉴와 가격 정도, 분위기가 어떤지를 알려준다.우리나라에서 무슨 무슨 분식,무슨 무슨 식당,회관,가든이라는 명칭이 드러내는 식당 종류 느낌과 같다고나 할까. 프랑스에서 코스가 아닌 단순한 메뉴로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간편 식당은 '비스트로'. 여행자들이 비교적 부담없이 프랑스 음식을 맛볼 수 있다고 한다. 처음 파리에 갔을 때 친구와 동네 식당에 들러 식사를 한 적이 있는데 그 때 그 곳이 비스트로같은 곳이 아니었을까 싶다.

작고 예쁜 녹색의 이 식당은 피자를 파는 '피쩨리아'였다. 이런 외관이라고 파리에서 특별히 눈에 띄는 그런 곳은 아니지만 찍었으니 한 장 올린다. 이 사진은 너부리가 찍은 것인데 프랑스를 처음 오는 너부리로서는 이런 식당의 문짝 하나 창문 하나가 눈에 쏙쏙 들어오는 중이었다. 맞다, 사실 여행의 감동은 그래야지...! 불과 몇 번인데도 두 번 세 번 찾아오다보니 눈에 익었다고 평범하게 지나치는 작은 것들이 많아져서 나 자신은 안타까와지곤 한다. 음 물론 몇 번의 여행끝에 보이는 속살같은 것도 있을 거고 그렇게 주워 보고 다니고 있겠지만-

새로 산 디카 충전을 기다리는 동안 맥주라도 한 잔 할까 해서 시장 바로 옆의 맥주집에 들어갔다. 음식점 이름은 <Le Kiosque>... 우리 말로 <가판대>! 무지하게 저렴한 느낌 확 드러내주신다. 후후. 아니나다를까, 식당 안의 손님은 인근에서 청소 일을 하다 들어와 한 잔 하고 있는 파리시청 소속 청소부 아저씨 아줌마! 벽에 매달아 놓은 텔레비전에서는 프랑스의 유행 음악 프로그램이 나오고 있다. 프랑스에서도 음악은 섹시 컨셉의 흑인 여자 가수의 펑키한 음악이 귀를 채우고 있다. 안무 역시 비욘세와 브리트니를 섞어 따라한 효리와 언제 한불 약정서를 몰래 맺었는지 어쨌는지 의자매 댄스를 온 가슴으로 털고 있다. 여가수의 안무를 보고 있자니 지구위의 세상은 같은 시간 같은 모습으로 너무나 비슷해져가고 있다. 어쩐지 서글프다.
아름다운 음악과 우아한 디자인의 메뉴판, 코를 향긋하게 하는 요리 냄새 이런 것과는 일백퍼센트 아무 상관없는 이런 <가판대 호프>에서 청소부 아저씨들 사이에서 한 잔 하는 것도 한국에서 일하다 날아온 긴장같은 것을 한 번에 풀어지게 하는 느낌. 맥주를 따라주는 바텐더 아저씨는 흡사 송승헌을 닮았....다며 송승헌의 생부라 자처했다가 파란을 일으켰던 '트위스트 킴'씨의 옛 영화속 패션을 재현한 차림으로 동네 손님들과 잡담을 떨고 있다.

"아~ 좋아 좋아! 찍으세요! 자~ 맥주를 따를까요? 우리 집에 오세요~!"
파리의 트위스트 킴 아저씨, 카메라를 보고는 갑자기 커다랗게 두 팔을 윙윙 돌리면서 멘트를 날리고 맥주를 따르는 연기를 보여주셨는데 ...카메라가 늦어 사진은 없다 ...

(프랑스의 식당 종류 중에서 'Brasserie'는 보통 생맥주집이다. 그래서 Kanterbrau라고 하는 프랑스의 맥주 브랜드가 간판에 같이 적혔다. Kanterbrau는 몇 년 전 여행에서 독일과 체코의 맥주를 잊지 못 해 실망 불구하고도 맥주가 고파 기꺼이 사 마셨던 프랑스 맥주 Kronenbourg 크로낸버그社의 맥주다. 사진은 지난 여행의 그 맥주, 크로낸버그社의 맥주 <1664>)
그동안 나의 새 디카는 프낙의 친절한 줄리의 관할하에 충분히 전기를 먹은 완료상태. 동네를 어슬렁거리든 시장통을 돌아다니든, 느긋하든 허겁지겁이든, 어쨌거나 관광객인데 관광지는 가야 하지 않겠나.손에 카메라 들고.
# by | 2006/05/07 17:19 | 유럽과 나의 왼 발 (1) | 트랙백(1) | 핑백(2)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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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아니군요. 아쉬워요. ;ㅁ;
예쁜 가게 잘 구경하고 갑니다.
음식점도 멋지고....
저도 프랑스 무지하게 좋아하는데....
가고 싶네요, 사진보니....
잘 구경하고 갑니다.